[프라임경제] 서울공항 폐쇄 논란, 공군 활주로 각도 변경 등 여러 국방상 난제로 한창 시끄러운 와중에도 제 2 롯데월드는 뜨거운 관심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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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 2 롯데월드 조감도> |
현재 알려진 바로는 제2롯데월드가 무려 지상 112층, 555m의 초고층 복합건물로 지어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추산 공사비만 약 2조원, 더욱이 이런 매머드급 건물이 들어서는 곳이 다름아닌 서울 송파라는 점에서 관심은 더 뜨겁다. 저층부에는 백화점을 비롯한 쇼핑몰이 들어서 제 2 롯데월드의 위락 기능과 함께 쇼핑 중심지로 기능할 전망이다.
호텔과 오피스 시설, 면세점 등도 지어질 계획이라 명실상부 강남권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고 유동인구만 10만 명대에 이를 것이란 이야기도 나온다.
이런 상황이니 고용 유발 문제도 상당히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 2 롯데월드가 완공되면 약 2만여명의 상시 고용효과가 생긴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거대한 인구의 흐름을 만들고 엄청난 고용 유발 효과가 기대되는 이면에는 적잖은 문제거리가 남아 있다.
◆롯데월드 '사람 줄이기' 기획했다 백지화, 제2 롯데월드 고용의 질은?
제 2 롯데월드가 만들 것으로 기대되는 일자리 2만 개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는 기존의 롯데월드와, 최근 기공식을 거행한 부산 롯데월드 등의 예를 참조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롯데월드는 인력 감축을 계획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월드는 전체 인력의 30% 수준인 300명에 대한 감원 계획을 세웠다. 물론 후에 전면 백지화됐지만 정부쪽 입장을 감안한 결정이어서, 향후 어떻게 일이 풀릴지 모르는 게 문제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호텔롯데 월드사업부(이하 롯데월드)는 최근 정리해고와 희망퇴직, 외주화 등을 통해 전체 인원 1100여명의 30% 수준인 300명을 줄이는 인력 구조조정안을 짰다. 이는 롯데측에 의해 노조측에 통보됐다.
당시 감원 예정 대상은 550여명의 정규직 중 200명, 450여명의 비정규직 중 100명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롯데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한 근본적인 경영 효율화 절실'이라는 입장이었던 셈이다.
결국 인력 감축안을 놓고 노사간 첨예한 갈등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문제는 롯데측의 인력 구조조정 전면 백지화 발표로 흐지부지됐다.
롯데측은 "희망퇴직을 포함한 다각적인 경영 정상화 방안을 검토해 온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 정부의 잡 셰어링 정책에 적극 동참한다는 취지로 인력 구조조정은 백지화했다"고 말했다. 즉 노사 공동으로 경영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봉합했다는 것이다.
이런 작은 소식은 롯데측이 어떤 사정이고, 어떤 태도로 직원들의 고용 문제를 구상하고, 또 풀어갈지를 추산하는 자료가 될 수 있다.
정규직원과 비정규직원의 비율이 대체로 비슷한 데다가(550:450 가량의 비율), 경영이 어려워지면 바로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이미 수면 위로 떠오른 바 있는 것이다. 물론, 극심한 경제침체 속에서 어느 기업이나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월드의 경우 2007년 대규모 보수공사 등 CEO들의 고도의 '경영판단'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 추진내역에 따른 손실이 적자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터에 근로자들에게 구조조정이라는 멍에를 지우는 길을 너무 쉽게 택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따라붙는 것.
새로 생길 일자리가 아무리 많아도 '고용의 질'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2% 부족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젊은 구직층 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계를 바라보는 일반인들 사이에 널리 이야기되는 게 현시점이다.
◆교통영향 평가, 한 번 받아놓으면 '무조건 Go~!'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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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산 롯데월드. 영도 대교 보존 문제로 인해 교통영향평가(1997년)보다 한참 후에나 기공식이 이뤄졌다.> |
즉, 지금도 정체를 빚고 있는 인근 도로가 제2롯데월드 건설로 마비될 우려가 생길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물론, 롯데그룹이 당시 교통영향평가를 받은 바 있고, 당시 교통 개선 부담금도 600억 원에 이르는 규모로 부담하도록 한 것은 중요한 요인이다.
제 2 롯데월드는 행정청으로부터 먼저 부담이 되는 처분을 받은 터이므로, 그 다음에 뉴타운 등이 들어서서 교통환경이 다소 변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추후에 교통영향평가를 받은, 혹은 받게 될 쪽으로 부담를 지우는 게 맞다는 이야기도 일견 일리가 있다.
하지만 송파구청 관계자는 "롯데쪽에서 (어떤 요인으로든) 다시 영향평가를 신청하게 되는 경우, 서울시청에서는 송파구에 의견을 물을 것"이라면서 "그 경우 의견을 개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다시 심사를 구하게 된다면, 주변의 각종 새로운 여건들까지도 감안해 제 2 롯데월드에 모종의 추가 요구를 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시사하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서울시 관계자 역시 "먼저 제 2 롯데월드측이 교통영향평가를 받기는 했지만, 지금 뉴타운 등이 추가로 들어섰다는 이유로 부담을 일부 지울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단호히 "No"라고 말하지 못하고 "대답하기가 러프(rough)한 질문이다"라면서 난색을 표했다.
다만 이 관계자도 "제 2 롯데월드측에서 재심사를 요청한다면 교통영향평가를 다시 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제도상 논쟁 여지가 커서 말은 못하지만, 주변 여건이 달라진 만큼 교통영향평가를 다시 실시해 교통 개선 부담금을 올려잡아야 한다는 소박한 주장도 관청 내부에서도 없지 않은 분위기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 롯데월드의 경우 교통영향평가를 받은 지 11년 만에 기공한 적이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 제 2 롯데월드의 교통영향평가 문제를 둘러싼 해석론으로는 일단 평가부터 받은 후, 장기간 난항을 겪은 공사의 경우 '현실과 너무 다른 허가내용에 의존해 거대 건축물을 올리는 맹점'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제 2 롯데월드, 부산 롯데월드 등이 교통영향평가가 처음 이뤄질 때부터 장시간 후에나 공사에 들어가거나 혹은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타는 것을 볼 때, 실제 착공시기에서 짧은 기간 이전의 교통영향평가만 인정해 줄 필요가 있다는 소리가 나온다.
이렇게 교통과 노동 면에서 주변 주민과 근로자의 적잖은 희생과 봉사를 치르면서 가동될 것으로 보이는 제 2 롯데월드는 그 건축 단계에서 앞으로도 많은 논란의 소재로 거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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