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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번엔 한국씨티 인수설?

피치 "스트레스 테스트 성적 참담…우리銀 동원은 무리"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3.16 07:06:46

   
   
[프라임경제] 우리은행은 태생부터 국가와 연관이 깊다. 우리은행의 전신은 110년 전 창립된 대한천일은행. 대한천일은행은 대한제국 시기 고종황제의 광무개혁 속에서 금융자주화 시책으로 설립된 민족은행이다. 이런 연원 때문일까? 우리은행은 110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 당국의 각종 금융 구상에서 가장 먼저 '차출'되는 운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등을 동원, 씨티은행을 국유화하겠다는 당국의 구상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현재 우리 나라 여러 금융 당국 관계자들이 미국 씨티그룹이 곤란에 빠진 가운데, 한국씨티은행을 인수하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우리은행 등 내세워 씨티 동아시아 디비전 인수?

이런 구상에는 단순히 한국씨티은행을 인수, 안정시키려는 데 그치지 않고 씨티은행의 동아시아 디비전 자체를 인수하자는 안까지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구상은 씨티 동남아 등에서는 아직도 씨티의 브랜드 파워가 막강해 잘만 하면 금융선진화와 한국 금융권의 해외 진출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으로 읽힌다.

그 방법론으로는 산업은행과 함께 우리은행이 기본 주체로 동원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민영화 추진으로 소매금융 기능을 확충할 필요가 있으며, 우리은행은 예보 자금이 대거 들어가 있는 터라, 동원에 용이하다.

◆97년 외환위기 이후 우리은행 당국 입김에 직접 노출

이같은 웅대한 구상에 우리은행이 동원되는 것은 결국 예보 자금, 즉 공적 자금이 투입돼 있어 사실상 정부의 의지에 따른 핸들링이 어느 정도 가능하기 때문.

우리은행은 한일은행과 상업은행의 결합으로 탄생됐는데,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공작자금이 대거 수혈됐다.

이에 따라 각종 당국의 금융권 수술 국면에 틈나는 대로 우리은행이 언급돼 왔다.

일례로, 작년에는 '메가뱅크' 구상의 주요 방안으로 우리은행이 중핵으로 동원될 것이라는 해석론이 분분했다. 당국이 원하는 금융선진화에서 우리은행이 선봉대로 동원될 뻔한 것.

또한 시중은행들이 정부가 마련한 '은행자본확충펀드'의 사용을 꺼리자 우리은행이 가장 먼저 이를 활용하는 데 나선 것도 당국과의 교감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있었다.

◆우리은행, "남 인수 꿈꿀 때 아냐"

이런 맥락에서 보면 당국이 금융선진화의 한 방안인 '씨티 인수'에서 우리은행을 첨병으로 내세우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우리은행이 지금 '제 코가 석자'라는 것.

최근 세계적 금융평가기관인 피치는 우리 나라 주요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를 공개하면서, 우리은행 등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피치는 우리 나라 시중은행들의 평균 단순자기자본비율이 지난해 6월 6.4%에서 4%로 떨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이 와중에서 우리은행과 농협, 수협의 단순 자기자본비율은 1-2%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즉 우리은행이 누구를 인수하는 주체로 나설 때가 아니라는 해석이 가능한 것.

이에 따라 씨티 동아시아 디비전 인수 작업 자체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르는 경우, 우리은행에 대한 동원 가능성은 충분한 재검토를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바람잘 날 없는 우리은행의 앞날에 또 한 번 제기된 한국씨티은행 혹은 씨티은행 동북아 디비전 인수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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