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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실등 연예인 자살과 악플,韓사회 미성숙 징표

인기먹고사는고단함에 지친이들에게 잔인한 리플문화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3.08 14:49:45

[프라임경제] 금년만 해도 벌써 두번째다. 탤런트 장자연 씨가 '꽃보다 남자'로 얼굴을 널리 알린지 얼마 되지 않아 세상을 스스로 떠났다.

이번 자살은 지난 1월 17일 무명 배우 김석균 이후 올해 들어 두 번째 자살 소식으로 연예가 안팎에 큰 충격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장 씨는 더군다나 몇 번의 단역 출연 끝에 이번 드라마에서 인기인으로 점프할 발판을 잡았다는 주변의 평가를 얻은 바 있었다. 고인이 스스로 세상을 하직하기 전 남긴 미니홈피 소개글을 봐도 '잡지 사진'을 찍은 데 대한 기쁨과 설렘이 가득 묻어나고 있다.

그런데 불과 얼마 후 그녀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부모님을 교통사고로 한꺼번에 잃은 후 우울증 유사 증상을 앓아왔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지만, 이런 선택을 하는 이들이 연예계에 끊이지 않는 것을 많은 연예인들이 언제고 이런 길을 또 갈 수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우려된다.

◆연예인 자살, 인기 추락에 대한 불안감과 대중의 공격이 '방아쇠'

가수 유니가 악플에 시달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경우 등 그간 우리 나라는 많은 연예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왔다.

조금씩 유형이 다르긴 하지만, 정다빈 씨 자살 사건 등에서도 대개 인기를 잃을까 두려운 마음이 격화될 때 최악의 선택을 하는 것으로 연예계 전문가들과 연예계 기자들은 보고 있다. 여기에 돈 문제 등 개인적 고민이 얽히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는 확률이 높아진다고도 볼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선택으로 가는 데 가속도를 내게 하는 것이 바로 악플 등 차가운 시선과 잔인한 표현이라는 것이며, 이는 연예계 문제일 뿐만 아니라 인터넷 전반의 문제, 사회병리현상이라고 인터넷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가수 유니 등의 사례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결국 연예인이 외모 문제(성형 문제), 금전적 문제, 가정 문제 등 어느 경우로 마음이 약한 상황을 겪고 있을 때, 잔인한 언어폭력 공세까지 당하는 경우 마지막 보루가 무너지게 된다는 것이 인터넷 전문가들의 전언이다.

학자 맥루한이 말한 '방아쇠' 이론처럼, 이미 실탄은 들어 있을 때 마지막으로 방아쇠 역할을 하는 기제가 무엇이냐는 논의에서, 개인의 각종 고민은 실탄이고, 방아쇠는 악플 등 인신공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 씨의 경우 고민과 악플에 시달리다가 자살한 경우는 아니나, 사후에 악플 공격을 받는 점에서 같은 범주로 볼 수 있다.

◆최진실 씨 자살 사건 이후 우리 사회 무엇을 배워야 했나?

한때 '국민 여배우'였던 최진실 씨가 작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도 그간 강인하게만 보였던 그녀가 이혼과 아이들의 성씨 변경, 연기 복귀 등으로 심신이 고달픈 상황에서 마지막 일격을 당했기 때문이라는 데 원인이 있다고 당시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그 일격이란 사채업자 소문보다도 그녀를 사채업자로 모는 팬들의 차가운 반응, 즉 인기를 먹고 사는 연기인이 그 모든 것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충격을 받았기 때문(악플 공세)이라는 게 더 정확하다는 것이다.

최 씨 사건의 촉발제가 됐던 증권사 여직원 A 씨는 이 유언비어 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지만, 경찰서에서 기자들을 따돌리고 무사히 빠져 나간 뒤 담당 형사에게 장난스러운 문자를 보내는 등 행동을 하는 등 이후에도 논란을 낳았다.

결국 성숙하지 못한 사회 분위기와 빨리 달아오르는 국민성, 정의의 이름으로는 누구든 재단해도 된다는 비뚤어진 의식 등이 인터넷 상으로 표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교훈으로 삼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장 씨 사건을 보면 사후에 미니홈피에 악플이 붙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어, 최진실 케이스 이후에도 사회 전반에 정화 작용이 일어나지 못했음을 방증하고 있다.

현재 많은 팬들은 외로움과 싸우다가 죽어간 장 씨의 미니홈피를 지키며 악플을 남기는 일부 네티즌들을 규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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