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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짝퉁'밖에 못만드는 그룹?

환타쉐이커 초코파이 후라보노등 베끼기…그룹 이미지 먹칠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3.04 12:00:42

[프라임경제] 재계 서열 5위권에 드는 굴지의 그룹 롯데. 롯데는 특히 국내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소비재와 유흥향락업에 매진, 세계적 관광지 롯데월드와 사이다 등 음료, 과자류, 껌류 등에서 부동의 지위를 굳혀 왔다.

따라서 롯데건설 등 새로운 중장후대 업체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그룹의 핵심 뼈대는 롯데칠성과 롯데제과 등 식품소비재를 만드는 기업들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롯데로서 보면 이들이 영원한 '마음의 고향'일 터이다.

그런데 이러한 롯데칠성과 롯데제과 등이 내놓는 역작들이 매번 '카피캣'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이 소비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새로운 제품을 내놓는 실험정신으로 선도를 맡아야 할 '업계 형님'으로서 오히려 다른 회사 제품들과 원조 논란을 빚는 현상들은 소비자들의 마음을 우울하게 하고 있다.

◆'환타 쉐이커 베꼈다 논란?' 경쟁업체 반발에 입방아 대상 전락

롯데칠성이 구설수에 휘말린 것은 지난 달 26일. 롯데칠성은 최근 '흔들어 먹는 탄산음료'라는 새로운 컨셉트의 제품을 출시했는데(제품명 '아일락 쉐이킨 붐붐') 이를 놓고 코카콜라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업계의 입에 올랐다.

코카콜라측은 젤리 탄산음료 제품인 '환타 쉐이커'를 내놨으며, 이 과정에서 롯데가 자신들의 제품 아이디어를 베꼈다는 의혹을 감추지 못했다는 표정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이 환타 제품이 주요 신문에서 히트상품으로 선정됐고, 네티즌들 사이에 흔들어 먹는 비법이 UCC로 공개돼 유포되는 등 'It Item(잇-아이템: 인기를 끄는 제품)'으로 떠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내 코카콜라가 이 제품을 출시할 무렵에 롯데가 유사상품을 내놨으므로, 일본에서 유행하는 제품을 벤치마킹해서 개발한 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도는 것도 무리가 아닌 것.

만약 롯데측이 이 제품을 일본에서 입수, 유사품을 만든 것이라면 원조인 코카콜라의 한국 내 자회사와 분쟁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높다.

◆초코파이도 카피캣 논쟁

롯데칠성과 한 가족인 롯데제과는 이런 베끼기 논란에서 한 발 앞선 저력을 일찍이 보여준 바 있다.

오리온이 초코파이를 내놓아 인기몰이를 한 뒤, 롯데에서도 초코파이가 나온 것.

   
  <후발주자가 훨씬 반응이 좋은 경우도 있다는 점에서 원조 논란이 불필요하다는 주장도 없지 않지만, 맛있는 것과 원조인 것은 문제가 다르다는 주장이 더 우세하다. 사진은 롯데 초코파이>  

초코파이는 본래 물성(物性)이 다른 세 물질(초콜릿, 마슈멜로, 빵)을 한 데 만드는 일이 어려워 오리온으로서는 상당한 시일을 소모, 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처음 만들기가 어렵지, 만들어진 제품을 뜯어보고 연구하는 것은 이보다 쉬울 수도 있다는 것도 상식이다.

롯데제과 역시 비슷한 시점에 비슷한 연구에 나섰다고 항변할 수는 있겠지만, 시장 소비자들로서는 엄연히 먼저 출시돼 오리온 초코파이가 시장을 다잡고 있는 상황에 롯데가 끼여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었다. 참고로, 롯데는 오리온이 인기몰이에 나선지로부터 약 5년 후인 1979년에 제품을 내놨다고 알려졌다.

◆후라보노 껌, 오리온과 일전불사하다가 쓸쓸히 물러앉아

그런가 하면 껌 업계에서도 베끼기 제품 논란까지 불사하면서 따라잡기를 시도했다가 사실상 백기를 든 경우가 회자된다.

롯데는 오리온 후라보노 껌이 인기폭발 현상을 누리자, 막바로 비슷한 제품을 내놨다.

단맛 위주였던 한국 껌 시장에서 양치질을 한 듯한 효과를 누릴 수 있는 녹차추출물 함유 제품이라는 블루오션을 오리온만 누리라고 방치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돌았다.

하지만 롯데 후라보노는 오리온과 한때 백중세로 대치했으나 현재 오리온 후라보노 껌이 장수하고 있는

   
  <원조들은 롯데의 추격에도 오래 살아남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롯데 제품들과 원조 논쟁을 겪은 오리온 후라보노와 환타 쉐이커>  
것과 달리, 많은 매장에서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대신 롯데 껌의 대세는 이후 자일리톨을 거쳐 메스틱으로 이동했다).

◆충격적인 신제품 내놓는 창조적 롯데되어 달라 주문높아

이런 연이은 베끼기 논란은 과거 우리 나라가 중진국을 자처하던 80년대까지는 통했을지 몰라도 세계 무역 순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른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는 소리가 높다.

누가 누구를 베꼈느냐는 진상규명도 중요하지만, 국내 최고의 군것질거리 생산메이커 롯데에서 이런 논란을 매번 빚는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들이다.

더욱이 이번 '환타 쉐이커 논란'에서 보면 코카콜라 측은 관련 제품의 특허출시 중임을 공개하는 등 법적인 문제가 앞으로의 미투제품 논란에서는 강하게 부각될 수도 있을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가 계속 업계 최고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안정지향성 행보 대신 창조적 연구 정신을 이제부터라도 부풀려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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