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들어 롯데카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내부 승진으로 대표이사가 선출됐기 때문이다. 12일 롯데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박상훈 전무이사를 대표이사 부사장에 승진·임명했다. 성균관대 경영학과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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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박상훈 롯데카드 신임 대표이사> |
카드업계는 박 대표의 내부 발탁을 두고 롯데카드가 이제 국내외 금융불안 시기를 맞아 수익성 위주의 안정적 경영을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후발 전업 카드사 주자로서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그 효율을 높여 시장에서 고객 사랑을 확보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 후발주자이면서도 다른 카드 못지 않게 큰 부실규모 '숙제'
실제로 롯데카드 관계자도 공격적 경영에 나설 것이냐는 질문에 "근래 카드업 추세가 안정지향"이라는 취지로 에둘러 답변, 롯데의 새 사령탑 스타일도 부실 정리, 앞으로 경기가 회복될 때를 대비해 일보 전진을 위한 에너지 비축 등으로 요약되는 점에 치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롯데카드가 후발주자인 동시에, 다른 카드들의 경우 지주사나 관련 금융기관 가족을 갖고 있는 데 비해 롯데카드는 은행 등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예를 들어 현대카드는 은행업은 없지만 GE파트너라는 막강한 프리미엄이 있고, 신한카드는 지주사 산하다. 롯데는 손보사가 있지만 큰 금융시너지를 카드와 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이렇게 후발주자이면서도 부실이 큰 상환은 새로 들어선 박 대표를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 등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008년 6월 기준으로 비씨카드 연체채권 잔액은 22억원, 신한카드는 6007억원, 현대카드는 259억원이지만, 롯데카드는 625억원대 부실 연체채권 잔액을 안고 있다. 후발주자로 시장에 뛰어들어 롯데백화점 카드를 흡수하는 등 매진했지만 현재 불경기 속에서 안정지향으로 방향을 틀기에는 적잖은 부실인 셈이다.
◆ '어려워서 혜택 줄인다'과정에 논란

더욱이 이런 상황에서 롯데카드는 크게 수익이 보장이 안 되는 고객 혜택을 줄이고 있고, 이는 다시 고객 불만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우려되고 있는 점도 '박 대표 롯데카드'의 문제점이다.
일례로, 최근 롯데카드는 LG파워콤 가입자가 사용료를 롯데카드로 결제하면 월 3000원 할인을 하는 혜택을 주다가 이를 철회, 원성을 사고 있다.
물론 카드사 관계자는 "수익이 나지 않는 사용이 미미한 고객에게까지 모두 할인 혜택을 유지하기에는 경제사정 등이 너무 어려워진 것은 다들 아는 것 아니냐"고 양해를 구한 뒤 "이에 따라 불가피하게 월 100000원 이상 사용 고객이 결제하는 경우에만 할인을 실시한다"고 말했다.
물론 약관상 혜택 조건을 변경할 수 있다는 유보조항이 있고, 변경 3개월 전 통지를 하고 양해를 구하면 법적인 문제는 없다.
하지만 가입 고객들은 상당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같은 통신사 상품인데도 KT 사용료결제 혜택은 줄지 않고 있는 대목에서 '형평성 논란'을 느끼기 때문이다.
즉 지난해 프로모션 기간에 KT 상품을 롯데카드로 결제하기로 하고 가입한 고객의 경우에는 파워콤 고객과 달리 혜택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카드측은 "프로모션으로 따로 모은 고객이라 그 고객은 가급적 조건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제3자정보제공'에서 눈에띄는 롯데'가족'들, 계열사에 '잠재고객'몰아주기?
또 하나 박 대표가 눈여겨 볼 문제가 있다.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고 다른 언론을 통해 제기되기도 한, "롯데카드가 가입시에 제 3자에 대한 정보제공 동의를 강요한다"는 논란이다.
물론 이에 대해 롯데카드측은 "제 3자 정보제공은 포인트 관리 등 고객 혜택을 위해 불가피하다"면서 "더욱이, 만약 고객이 카드를 발급받을 때, 혜택포인트 적립이나 등등 여러 혜택을 포기한다면, 기본 결제 기능만 있는 카드를 발급할 수도 있다"면서 무조건 제 3자 정보 제공에 사인을 하라고 가입시에 강요한다는 논란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렇다고 해도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롯데카드의 제 3자 정보 제공에 관한 회사정책을 보면, 롯데카드 가입시, 가입동의서에 약관 등에 사인을 하면 제 3자에게 포인트 적립,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기 위한 제휴사와의 정보 제휴를 허락하는 것으로 구성한다.
그런데 이 제 3자, 즉 제휴사는 이 정보를 순전히 '할인'이나 '포인트'만 주는 문제, 즉 가입자에게 혜택만 주는 데 사용하지는 않는다. '공동마케팅'이라는 항목 하에 마케팅에 제휴사쪽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고속도로가 뚫려 있다.
그리고 이 목록을 보면, '롯데카드의 각 상품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롯데홈쇼핑, 롯데시네마 등에 정보제공을 하고 공동마케팅을 하고 있다. 롯데그룹사의 각 유통 및 소비재 산업이 대거 포함된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롯데카드 중 하나를 택해 만드는 선택 행위를 통해 '특화'된 할인 등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주고받기'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목록들을 보면 단연 그룹계열사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유통강자라는 롯데그룹의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롯데가족들을 이용한 할인 및 포인트 상품 개발에만 치중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은 유효하게 제기되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롯데가족들에게 카드사가 부저런히 '잠재고객'을 확보해 주는 '첨병 역할'을 하는 것이 장점도 많지만, 재벌그룹의 지위를 공고히 하는 부작용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이상의 할인 등 혜택에 따른 반대급부성으로 유통 및 소비 계열사에 정보가 제공되는 것과는 달리, 보험업쪽 계열인 롯데손해보험 등에는 '보험대리점 자격 및 제휴'라는 명목으로 무제한 제공을 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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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박 대표는 이렇게 롯데카드가 그룹 가족인 유통 및 소비 산업들을 중심으로 상품혜택을 개발하고 이쪽에 잠재고객을 '호환'하는 데 다소 안주하고 있는 현상황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보다 진취적이고 넓은 상품 혜택들을 다수 개발해야 한다는 과제를 장기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고객 혜택을 조정하는 등의 문제에서도 논리상 문제보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잠재울 수 있도록 형평성 논란이 없도록 보다 세심한 배려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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