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금융감독원 등 당국이 금융지주와 은행자회사간 연계 감사를 봄부터 실시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은행권이 긴장하고 있다.
이번 감사는 은행들의 BIS 비율을 높이라는 당국 주문에 지주들이 대규모 채권을 발행하는 등 어느 한쪽만 감사를 해서는 전반적인 감독의 그림을 그리기 어렵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곳을 누르면 한 곳이 부풀어 오르는 풍선효과처럼 한 곳(은행)에 감사 능력을 집중하면 다른 곳(지주)이 상대적으로 느슨해져 사고가 일어날 우려 때문에 전반적인 스크린으로 당국도 대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지주제가 금융계에 도입된 지 오래가 아니라 이참에 한 번은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필요성도 높다. 특히 지난 해 한 번 계획이 잡혔지만 금융위기로 연기된 것으로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었다는 소리도 나온다.
◆ 은행권 은근히 긴장
한편, 첫 주자로 신한지주와 신한은행이 상반기 중 감사 대상으로 지목된 가운데, 이후 우리지주, KB지주, 하나지주 등으로 순서가 정해지자 일단 신한지주가 긴장하는 모습이다.
신한금융그룹의 지주 파트 관계자는 "이전부터 있던 이야기이고 금감원에 지주팀이 생길 때 나온 것"이라고 말해 '불의타'로 당혹스러운 상황이 아니라는 분위기를 전했다.
또 신한이 첫 주자로 지목되는 등 순서가 알려진 바에 대해서는 "딱히 무슨 순위인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신한지주가 일단 금융지주에서 전반적으로 고르게 여러 부분을 갖추고 있어서 첫 주자로 지목된 게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크게 긴장한 상황은 아니라면서도 "다만 첫 주자라면 아무래도 다른 곳을 감사하는 것을 보고 대비도 하고 마음의 준비도 할 텐데 그게 없어 좀 아쉽다"고 전했다.
KB국민은행의 직원도 "당국에서 이유가 있으니 순서를 잡은 게 아니겠느냐"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알려진 4개의 진행순번에 대해서는 "딱히 이게 무슨 순서인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다른 은행에서도 이와 유사한 반응이 나왔다. 금융계에서는 자산규모순으로는 우리지주, 신한지주, KB금융, 하나금융 등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이 상황에서 신한과 국민이 엎치락뒤치락이라고 알려져 있다).
◆ 순서에선 '의아', 채권발행 월등·키코논란 하나금융지주가 4번째?
이렇게 이번 순서에 대해서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것. 또 최근 점검 필요성으로 보면 이 순번이 아니라 다른 순서가 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최근 외화차입금에 대해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아 외환보유고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는 논란을 낳은 우리금융-우리은행을 먼저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소리다.
또 지주의 과도한 은행 자본지원을 문제삼는다면 하나금융지주를 먼저 도마에 올려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이후 모두 4차례에 걸쳐 1조 5000억원 이상의 채권을 발행, 하나은행 증자 자금으로 투입했다. 우리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각각 은행자회사 지원을 위해 발행한 채권 규모는 8000억원, 5000억원에 불과해 하나와 비교가 안 된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지주의 경우는 신한은행의 증자를 위해 8000억 증자를 했다. 신한지주가 다음달 24일(납입일) 1조원대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나서는 것까지 감안해도, 키코 피해를 크게 봐 고위임원이 교체되는 등 다른 문제도 있는 하나금융이 검사 필요는 더 하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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