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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모아 태산…'메세나'의 세계

싸이월드,현대모비스等호평…미래에셋 거액쓰고 비난'대조'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2.23 09:19:00

[프라임경제]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기업의 사회·문화 사업)이 활발하다. 금융 위기와 실물 경제 침체로 위축이 된 것이 사실이지만 많은 기업들이 적잖은 투자를 하고 있다.

메세나 활동은 기업차원에서 국민들의 지적호기심을 충족시키고, 문화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한 다양한 문화행사 활동을 지원하는 메세나 활동은 이탈리아 명문집안 메디치가가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서양 각국의 기업인들이 이들을 따라 하면서, 문화와 예술에 투자를 해 사회와 국민들에게 기업이익을 간접 환원하는 일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널리 뿌리를 내리고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기업인 최원영 씨가 클래식 음악잡지 월간 '객석'을 창간하고 예술인들에게 크게 지원을 하면서 선을 보였다.

◆ 도토리 모아 태산, 싸이월드의 기부금 사업

   
   

국내 최대의 SNS(사람찾기 서비스)망을 가동하고 있는 싸이월드(www.cyworld.com), 이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온라인 사회참여공간인 '사이좋은세상'을 통해 수익을 사회에 환원 중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05년 시작한 이 서비스는 다양한 사회공헌 단체들과 네티즌을 연결해 온라인 상의 참여와 나눔의 문화를 일구는 국내 최초의 온라인 공익 네크워크 플랫폼 서비스라고 회사 관계자는 밝혔다.

'사이좋은 세상'은 도토리후원, 일촌봉사, 온라인서명 등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 네티즌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특히 2005년 11월 큰 액수가 아니더라도 일상에서 얼마든지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개념으로 만들어 진 '도토리후원'은 100원으로도 할 수 있는 후원제도로, 네티즌들이 손쉽게 기부할 수 있도록 해 소액기부 문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 이 외에도 '사이좋은 세상'은 자원봉사자와 단체들을 연결하여 봉사활동을 펼칠 수 있는 '일촌봉사'를 운영한다. "현재 사이좋은 세상은 2300만 명의 회원과 850여개 다양한 공익단체가 일촌을 맺으며 따뜻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네트워크'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홍보실 관계자는 평가했다.

◆ 車부품회사 현대모비스,  문화사업에 교통사고 유가족 장학사업 병행

   
   

자동차 부품 시장을 주도하는 현대모비스의 메세나 활동은 주로 문화 공연계에 가뭄에 단비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2002년 당시 중국이 동북공정을 주장하고 이에 대한 국민적인 반대 열의가 높은 때 현대모비스는 이 즈음에 막을 올린 대작 뮤지컬 '장보고' 지원에 나섰다.

장보고 지원사업의 성공을 시작으로 현대모비스의 본격적인 메세나 지원이 시작됐다. 2006년 5월 서울 시립미술관에는 역사 상 최고의 미술가로 평가받는 '피카소'의 그림 전시회도 현대모비스의 후원 속에 맺은 결실이다.

한편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관련기업이라는 특성을 살려, 교통사고 유가족 등에게 '사랑의 장학금'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부모가 교통사고로 사망을 하거나 1급 이상의 중증장애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사회단체의 지원을 받지 못하는 가정의 청소년들을 선발해 고등학교를 마칠 때까지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 대한항공, 우리국민 해외 박물관 이용시 한국어 서비스 제공

대한항공은 우리 국민이 해외 박물관을 이용할 때 주요 작품들에 대해 한국어 설명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박물관들에 거액을 지원했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러시아 에르미타쥬 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 등 세계 유수 박물관을 방문한 우리 나라 관광객은 소액의 비용만 지불하면 단말기를 임대, 이를 통해 흘러나오는 작품 설명을 통해 여행을 한층 편하게 즐길 수 있다.

   
   
◆ 거액 쓰고도 질시받는 경우도, '광고하는 것' 인식 버려야

기업들이 이런 메세나에 거액을 희사하는 게 순전히 노블레스 오블리제라는 뜻만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사실상 이런 활동들은 결국 기업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간접 광고인 셈이다. 기업인들의 자기 만족과 함께, 기업 이익 사회 환원, 이미지 제고 등 여러 가치를 함께 실현하는 일석삼조의 영역이 메세나인 셈이다.

하지만 이렇게 거액을 쓰고도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기업이 지나치게 광고 효과만 의식하거나, 혹은 기업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수를 두는 경우 등이다.

최근 신지애 선수(연세대)와 후원 계약을 맺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런 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차세대 골프여왕감으로 부상하고 있는 신 선수에게 75억원을 지원하기로 조인했다.

하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해 펀드 반토막 충격의 일익을 담당한 '인사이트 펀드 추락' 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에서 아직 자유롭지 않다. 피해자들이 줄을 잇고 집단소송을 예고한 상황에서 거액을 들여 문화 사업을 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평가가 나돌았다.

물론 이에 대해 회사측도 할 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회사 고위임원은 이에 대해 "그렇게 시니컬하게만 볼 것은 아닌 것 같다"면서 "실제로 해외시장에서 기업 이미지 제고를 하려면 신 선수에게 후원하는 이상의 광고비용이 든다는 점도 비교해 달라"고 효용성 면에서도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골프를 통해 국민들이 어려운 경제 환경에서 위로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7년 외환위기 국면에서 박세리 신드롬으로 우리 국민들이 큰 힘을 얻었던 것처럼 신 선수가 쾌거를 이루는 데 미래에셋의 이번 지원이 밑거름이 되기를 소망하는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이렇게 기업들이 실상 해외 진출 시장에 광고를 하는 비용 대비 효용성이라는 측면에 경도된 나머지, 국민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너무 빨리 움직였다는 비판은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메세나 활동, 그리고 이를 통한 간접 광고 효과 역시, 소비자들의 정서를 고려한 가운데 이뤄져야 한다는 황금비율의 안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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