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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 2 롯데월드 조감도> |
이번 정권 들어 이 대통령의 ‘비지니스 프렌들리 정책’의 한 실증사례로서 제 2 롯데월드는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롯데의 오랜 꿈에 서광이 비치게 된 것. 공군이 반대 사유로 내세운 서울공항 안전문제는 “서울공항을 옮기면 어떻겠느냐”는 류의 강력한 지원 의사에 밀렸다. 그만큼 제 2 롯데월드가 가진 의미, 즉 고용유발 효과(건축 과정 및 운영 과정에서)와 우리 나라 산업 구조를 관광 등 서비스 고급화로 이끄는 상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강한 제 2 롯데월드 상승기류는 여러 제한을 다시 받고 있다. 오랜 시간을 거쳐 목전에 성공을 눈 앞에 둔 이 사업이 이번에 좌초되면 언제 다시 성공할지 불투명하다는 점은 롯데그룹에 적잖은 초조함을 줄 것으로 보인다.
◆공청회 논란 등 '바람 잘 날 없어'
최근까지 발목을 잡았던 공군은 일단 손을 든 상태인 것으로 정리된다. 우선 공군은 2007년 추진하던 법안마저 사실상 접었다.
공군은 롯데와 팽팽한 긴장 관계가 조성되자, 2007년에 아예 법으로 롯데를 누르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학용 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문서에 따르면, 공군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통해 롯데의 제 2 롯데월드 건설 추진에 사실상 규제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실상 공군은 롯데와의 대립각 세우기를 포기했다. 이 와중에서 후순위로 밀려 있던 법안 추진도 백지화 단계를 밟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공군이 ‘백기’를 든 데서 한 걸음 더 나간다. 공군의 전현직간 대립으로 볼 만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
실제로 국가안보를 위해 이 문제는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던 일부 전직 공군 장성들은 이후 공청회 등 각종 무대에 석연찮은 이유로 불참했다.
서청원 친박연대 대표 등 ‘친박’ 계열 정치인들이 이에 대해 반발하고 나서면서, 문제는 이명박식 기업 특혜 논란으로 다시 번지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서 대표는 “이런 사람들이 국가 안보를 다뤘나”라면서 강하게 성토해, 공군의 안보의식이라는 자존심을 건드리기도 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과 이를 수행하는 현정부 인사(공군 현직 지휘부를 포함)를 빼고는 야당은 물론 사실상 여당 정서로 분류되던 친박 정치인들 일부까지도 이 문제를 백안시하는 점이 분명해졌다.
◆‘와류 논란’ 등 문제해결 '첩첩산중'
이 와중에 새롭게 등장한 논란이 또 있다. 왜 꼭 이 곳에 500m가 넘는 초고층 건축물(제 2 롯데월드)을 올려야 하냐는 기술적 안전 문제 논란이 다시 불붙은 것.
‘항공기 이착륙 안전성에 대한 공청회’에서 한양대 조진수 교수는 “와류(초고층이나 높은 산에 바람이 부딪혀 생기는 공기의 소용돌이)가 발생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를 제기했다. 기존에 제기되던, 비행기가 ‘실수로’ 조금만 궤도를 이탈하면 초고층 제 2 롯데월드에 충돌할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또 하나의 우려를 더한 셈이다.
조 교수에 따르면, 제 2 롯데월드 근처에 위치한 서울공항을 이용하는 항공기들은 신축 예정지 북쪽으로 1Km 쯤 떨어진 위치를 비행하고 있는데, 이곳은 와류 발생과 영향권인 ‘제 2 롯데월드 수평거리 2Km경’ 범주에 든다.
문제는 롯데그룹에서 이에 대한 대응 논리를 통해 공박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본지에서는 롯데그룹에 반박 자료 등이 확보돼 있는지 문의했다.
홍보실 관계자는 “다방면으로 문의해 봤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하면서 언론 측에 대한 자료 제공 요청과 협조는 어렵다고 전했다.
◆고용유발 효과…'과연 글쎄?'
이러한 무리수를 두어서라도 제 2 롯데월드를 강행할 실익이 있다는 주장도 물론 만만찮다. 기준 롯데물산 사장은 공청회를 통해 이 건축이 현실화되면, “연간 총 4억 달러 관광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세계 초고층 건물 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다”고 관광과 건설 부문에서의 리딩 케이스로 이번 건을 봐 달라고 주문했다.
또 건립 과정에서도 “250만 일자리가 창출되고 4300억대의 인건비가 지급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러한 추산치는 어디까지나 추산치에 불과한 게 아니냐는 반론도 나온다. 특히, 관광산업 자체의 부피가 커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같은 대역사를 구상하면 기대보다는 효과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아울러 아시아 시장에서 롯데의 구상 외에 기존의 일본의 테마파크와 디즈니랜드를 비롯해 건설 예정인 복합위락시설물들이 상당수 있어 관광 수지 개선에 어느 정도 기여할 지 의문시되는 점도 적지 않다.
아울러, 동북아시아에서 한국이 관광 인프라 측면에서 상당히 취약해 단순 시설물 하나 둘 가지고서는 문제해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안전운행 필수자금 모두 댈 터”, 자금조달은 어떻게?
이러한 논란이 부담스러운 듯, 최근 롯데그룹 등을 중심으로 서울공항을 (안보를 우선해) 이전하지 않되, 활주로를 3도 각도를 틀어 안전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논란도 있지만 우선 논의해 볼 만한 묘안이라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활주로 재배치의 갈 길은 상당히 멀어 보인다. 우선 이 활주로 재배치 등 제반 안전 비용에 대한 논의가 이제 막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
롯데 관계자 스스로도 “제 2 롯데월드 건설 마무리 이전에라도 빨리 매듭을 지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안보 필요상 빠른 마무리에 대해서 공감하고 있다. 롯데측이 “5년 내 완공하겠다”고 주장하는 걸 보면 서울공항 변경 건은 지금으로부터 3년 무렵을 기준으로 예산 지출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실질적인 예산 구상이나 투입안에 대해서는 아직 ‘백지’ 상태에 가깝다. 롯데 관계자는 3도 변경을 위해 필요한 예산을 지출할 그룹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세부 계획이 있느냐는 문의 사항에 대해 “아직 없다”고 전했다. “아직 공군측과 실무 협의를 한 번 밖에 안 했기 때문에 예산 수립이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럼 제반 비용 확정의 전체구상 외에 활주로 변경은 기정사실이니 그 부분만이라도 롯데건설 등 계열사를 통해 추산해 둬야 하는 게 아니냐”고도 문의했지만,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문제는 또 하나 있다. 롯데그룹이 멀게 잡아도 5년 내에 이렇게 큰 토목 공사 자본을 국가에 기부할 만한 여력이 있느냐의 문제다. 이미 제 2 롯데월드 건립 부분의 지출 내역은 이미 잡혀 있을 정도로 기업측이 오래 준비해 왔지만, 공항을 일부 새로 조성해 주는 정도의 추가 지출까지 ‘새로’ 부담해야 한다.
더욱이, 롯데그룹은 현재 소주 시장에 이어 맥주 인수를 위해서도 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주류 시장 총력전에 필요한 자금은 OB맥주 문제만 해도 1조원 이상이라는 추산이다. 이렇게 연이은 M&A 추진들을 위해 그간 현찰 중심 거래를 우선시하고, M&A를 하더라도 절대 무리해서 차입해 하지 않았던 롯데의 관행이 깨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롯데그룹의 각사들이 현재 채권들을 대거 발행하고 있고, 그간 채권을 위해 끌어들인 돈만 1조 5000억원대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풀가동을 해 자금을 만들어 M&A를 한 다음, 혹은 그 M&A를 투진하는 동시에 서울공항의 안전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자금 지출을 할 여력이 롯데에 충분한지도 검증해야 할 대목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말많은 롯데의 제 2 롯데월드 꿈, 허가만 떨어지면 5년 내 완공이라는 큰 소리는 이제 추가로 쏟아지는 많은 논란으로 자신감만이 아니라 ‘5년(대통령 임기 내)내 완공까지 끝장을 못보면 후일을 기약하기 어렵다’는 우려를 깐 것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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