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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네이트,다음 '블로거뉴스 전면배치'에 발목?

다음측 선제공격,UCC계 맹주자리놓고 격돌 불가피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2.10 16:07:49

   
  <사진 1=엠파스가 네이트로 합쳐지는 날이 이달 28일로 바짝 다가왔다.>  
[프라임경제] 네이트 통합작업(네이트와 엠파스를 합치는 일)이 2월 28일을 D데이로 착착 진행 중이다. 

이번 네이트, 엠파스 통합 작업은 우수 검색 능력을 가진 엠파스에 실시간 정보 교류에 강한 네이트를 통합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작업이다. 이번 양사간 통합으로 호랑이에 날개를 달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데다가, SK컴즈 가족인 싸이월드의 포털 스타일 개편, 이글루스 콘텐츠 연동 사용의 근거 마련, 네이트온에서 싸이월드 기능 사용 문제 매듭 등 일련의 통합을 완성한다는 의미도 있다.

이 소식에 업계는 물론 인터넷 사용자들까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와중에 여러 가지 흥미로운 소식도 들린다. 대표적인 예가 네이트가 증권 강화 등의 조치를 과감히 포기한 것이다. 현재 네이버 등 여타 포털은 증권란을 만들어 실시간으로 증시 지표를 전하고 뉴스를 전달하고 있다(예를 들어 stock.naver.com). 네이트와 합쳐질 엠파스 역시 이러한 예를 따르고 있다. 그런데 SK컴즈측은 이번 통합작업에서 증권란을 강화하는 무리수를 두지 않겠다는 내부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엠파스와 네이트를 통합해 네이트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하는 것 외에 증권페이지 강화 등 새롭게 추가되는 신사업은 없다는 것이다. 통합 포탈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만, 증권 페이지 강화 등은 논의해야 할 점이 많아 논외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 증권? 돈이 안 되면 과감히 접는다

SK컴즈와 같은 그룹 계열사인 SK증권도 있다. 이런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을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남는다. 증권 정보를 이번 개편을 계기로 크게 강화한 다음, 네이트와 연동해 실시간 제공을 할 수도 있다는 점도 포기하기 어려운 대목이었을 법 하다. 하지만 이에 관해 문의했지만 SK컴즈 관계자는 "내부에서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은 여러 가지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사진 2>  
우선 각 포털의 증권란은 흡인력에 비해서는 큰 수익을 내는 효자모델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엠파스 증권(사진 2)을 기반으로 물려받아 네이트 증권란을 짜는 경우 1등 효과의 네이버 증권에 계속 밀릴 가능성이 있다.

행여 통합네이트가 이쪽으로 새 시장을 개척하고 수익 창출을 본격적으로 노린다 해도(증권란 강화) 네이버 증권은 물론, 다른 전문업체들(예를 들어 팍스넷 등)이 구축한 아성을 넘기는 어렵다. 분야가 좀 다르지만 예를 들어, 네이버는 복잡한 부동산 시장에 야심차게 부동산정보란을 개설, 경쟁에 뛰어들었지만 기존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속시원히 이겨 새 강자로 부상하는 데엔 실패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의 대표단체인 부동산정보협회가 네이버의 부동산 서비스가 회원사를 차별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 소동을 벌이는 등 소란이 빚어졌던 것.

결국 현재 패턴을 유지해서는 효자 상품이 되기 어렵고, 네이트 실시간 정보 제공 효과나 그룹사인 SK증권과의 연계 등 몇 가지 우수한 조건만 갖고 효자 상품으로 만들기에 나서도 에너지 분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결국 선택과 집중이라는 큰 그림 하에 가지치기를 부지런히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라이코스 인수에서 큰 재미를 못 보는 등 몇 번의 쓴 잔 끝에 포털 사업의 기본 패턴을 파악한 SK컴즈가 이제 '몸집 키우기보다는 가꾸기'라는 화두에 초점을 둔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 "사람이 자산이다" 블로거 자산 우위 십분 활용할 듯

이렇게 선택과 집중으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 통합 네이트는 어떤 모습을 선보일까? 이러한 개편방향에 대해 또다른 SK컴즈 관계자는 "다각도로 논의 중이며, 아직 통합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라 밝히기 어려운 감이 있다"며 공개를 조심스러워 했다.

하지만 이미 '연습 게임'격으로 치른 싸이월드 리뉴얼을 보면 이번 개편의 대략적인 방향은 가늠해 볼 수 있다. 싸이월드의 지난 개편은 SNS 서비스(사람찾기 서비스) 중심이던 싸이월드 체제에서, 블로그 기능을 강화하고 포털 스타일로 메인 화면 손을 보는 등 SK컴즈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포털(및 포털에 가까운 종합 체제)의 기본 윤곽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싸이월드를 보면 검색창과 뉴스 페이지가 가장 상단에 위치하지만 각종 이용자 작성 콘텐츠(UCC)들이 바로 그 아래 노른자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 3=싸이월드 개편 작업은 현재 진행 중인 네이트 대수술의 기본 마인드를 노출한 연습게임으로 풀이된다.>  

현재 통합 전인 네이트 역시 이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

즉 사용자 제작 콘텐츠에 강점이 있다는 자체 판단을 SK컴즈는 하고 있고, 이러한 자산을 충분히 내세우는 방향으로 통합 네이트의 메인 얼굴의 이목구비를 배치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지난 늦가을부터 여러 잡음에도 불구하고 네이트 톡톡, 이글루스 블로그 게시물, 싸이월드 간의 자료 이동을 단행한 상황이다. 결국 이러한 행보는 "사이월드에서는 도토리(사이버 머니. 개인 미니홈피 등을 꾸밀 때 도토리를 지급해 스킨 등을 구매해야 한다)를 팔더니, 이글루스에서 이제 고드름을 팔 계획이냐"라는 당시 일각의 비판처럼 '돈에 눈이 멀어서' 내린 결론이 아니라, 거대한 로드맵에서 착착 진행됐던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글루스 글을 끌어다가 엠파스와 네이트에서 노출하는 테스트도 시점이 꽤 일렀음을 감안하면(사진 4) 이미 사측에서는 오랫동안 이러한 구상을 구체화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 4=이미 SK컴즈는 네이트 통합에 앞서 이글루스 게시물 연동 실험(투데이 핫블로그 실험), 싸이월드 개편작업 등으로 개혁 에너지와 노하우를 비축해 왔다.>  

결국 이러한 정책 일관성 하에 엠파스와 네이트 통합이 마무리되면, 네이트는 톡톡, 이웃회사인 이글루스 블로그 글 수입, 싸이월드 연동 등으로 '이야기마당'의 허브 기능을 자임하면서 포털업계에 위용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관점에 따라서는 이번 작업을 계기로 업계 3위 급부상도 가능하다는 주장도 있다.

◆ 다음, '블로거뉴스 전면배치' 예봉으로 UCC계 맹주자리 싸움 임박

하지만 SK컴즈의 구상대로 통합네이트 탄생이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다.

우선 네이버가 1등 효과를 누리면서 블로그 시장 등에서도 힘을 쓰고 있는 점은 사용자 콘텐츠를 자산으로 삼는 네이트 등으로서는 풀어야 할과제이자 넘어야 할 산이다.

또 네이트나 싸이월드 콘텐츠가 아직은 좋게 말하면 일상다반사, 나쁘게 말하면 신변잡기라는 평을 일부 듣는 것도 틈새시장인 동시에 성장엔 한계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이글루스의 경우 워낙 성격이 다른 사용자가 많아 네이트와 엠파스, 싸이월드에 100% 우군이라고 보기 어렵다. 다양성 공급과 질높은 글들의 수입이라는 통로 의의는 있지만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생산기지는 아니라는 뜻이다.

더욱이, 다음이 발빠르게 변신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다음은 로드뷰 서비스로 네이버를 긴장시키더니, 이번에는 블로거 뉴스를 전면에 배치하겠다는 복안을 내놨다. 별다른 입장 표명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네이트 통합 마무리를 좀 앞둔 사정에서 예사롭지 않은 시도다.

네이트 못지 않게 UCC 부문에서 강한 면모를 갖고 있는 다음은 아고라에서 내놓은 각종 콘텐츠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네이버와 미 투 전략으로 맞서던 방안에서 콘텐츠 적극활용으로 방향을 모색할 전망이다.그리고 이렇게 되면 가장 격전을 치르게 되는 상대는 바로 통합네이트가 될 전망이다.

포털 다음의 용트림과 정면 충돌을 겪어야 하는 통합네이트가 순조롭게 정체성을 확립하고 맹주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운명의 28일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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