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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뱅크 설립 일단 무산, 앞날은 어떻게?

박찬익 한국모건스탠리전무,"무산되면 증시실망감 급상승"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2.10 12:52:24

[프라임경제] 금융종사자들은 물론 세계 경제참여자 모두의 관심사였던 배드뱅크 설립안이 일단 설립 무산으로 가닥을 잡았다.

미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부양안과 금융시장정상화 방안의 백미였던 '배드뱅크' 설립은 제외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배드뱅크 설립 제외, 오바마의 금융시장 안정책 어떻게 되나?

미 CNBC 등 외신은 미국 재무부가 금융권 구제안에서 은행들의 부실자산 매입을 전담하는 배드뱅크 설립 계획을 넣지 않았다고 10일 보도했다.

CNBC는 버락 오바바 정부의 광범위한 금융 시스템 안정 방안에 배드뱅크 설립안이 더 이상 포함돼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기관들의 부실자산을 매입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들은 포함하는 안을 짤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오후 발표될 금융 구제안에는 은행에 구제금융 신규투입, 대출 활성화를 위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프로그램 확대 등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 재무부는 금융 구제안에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민간부문과 함께 매입하는 이른바 '통합은행(aggregator bank)' 설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드뱅크 2.0으로 선회한 까닭은?

이 통합은행은 이른바 배드뱅크 2.0이라는 별명을 이미 얻고 있다.

배드뱅크 2.0의 특징은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공적자금과 함께 조성한다는 것.

그동안 시장에서는 과연 '배드뱅크' 설립안이 포함될지, 그 조건을 어떨 것인지를 놓고 회의적 시각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예산에도 한정이 있고, 정부도 부담스러워 결국 막판으로 가면서 민간자본을 끌어들인다는 계획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바마 정부는 기업들이 부실자산을 매입하거나 할 때 일부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선택, 큰 공적 기금을 투입할 필요가 없는 형태를 택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역시 자금이라는 소리다.

이는 지난 번 상원 잠정합의안에서 각종 예산이 깎이는 등 오바마 정부로서도 모든 것을 의회에서 끌어낼 수 없는 상황에서 무한정 자금을 쏟아부을 수 없다는 판단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셈이다.

◆일단 시장은 불안감 느껴

모건스탠리 한국 리서치 헤드인 박찬익 전무는 10일 기자들에게 "우리 증시는 외국 경제동향에 크게 연동되고 있고 그 반응도 큰 편"이라면서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 그만큼 반등 가능성이 높다. (다만) 배드뱅크가 무산되거나 하는 경우 충격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우리 코스피 시장은 배드뱅크 2.0이 등장할 지는 논외로 하고 배드뱅크 무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불안한 표정이다.

10일 오전 이 배드뱅크 악재가 전해지자, 11시 1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4.52포인트(1.21%) 하락한 1188.17을 기록했다. 오후 1시에는 1197.95까지 회복됐으나 일단 투자심리는 얼어붙은 모습이다.

우리 증시가 이렇게 하락한 것은(물론 외국인이 10거래일만에 매도로 돌아선 탓도 있지만) 그만큼 미국 경제 문제에 민감하게 연결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주체들이 대부분 이번 4분기 어닝시즌보다도 이 배드뱅크에 크게 주목하고 있어 우리처럼 연쇄 파동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결국 배드뱅크 2.0 발표와 그에 따른 후속 자금 확보 등이 순조롭게 이뤄지는 모습이 빨리 연출되어야 시장을 안심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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