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블로그 서비스를 제공 전문사이트 이글루스(www.egloos.com)가 '이오공감' 기준 문제로 내부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오공감'이란 이글루스에 올라온 글 중 공감을 많이 얻은 글들을 따로 배치해 주는 페이지. 어느덧 이글루스 이오공감도 세월을 통해 거듭나, 현재 사용 중인 2.0 버전에서 2.5버전으로 변경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신문도 전면이나 상단에 배치하도록 편집된 기사들이 눈길을 먼저 끄는 것처럼, 이 곳에 올라온 글들은 블로고스피어(블로그 중심으로 구축되는 가상의 네트워크 세계)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이런 사후적 효과 외에도, 그에 앞서 자신의 글이 추천과 공감을 많이 얻은 글, 읽을 만한 글이라는 평가를 받아 올라간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블로거 입장에서는 이 곳에 글이 올라가는 것 자체가 영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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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오공감에 대한 편집 문제에 대한 불만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체 기준이 뭐냐는 논란인 셈인데, 특히 2.0 시대에 논란이 되는 문제는 서로 의견대립이 크게 일어나는 데 따른 것으로 "이게 왜 추천받았냐, 이게 왜 신고받았냐 라는 등등의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더욱이 최근 2.5 버전으로 넘어가기 전 이글루스 운영진이 내놓은 임시대책은 오히려 에스키모(이글루스 블로거)들의 또다른 반발을 사고 있다.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류의 성토성 댓글들이 공지글에 붙고 있다.
이오공감의 취지는 말 그대로 유저들이 만들어가는 '공감'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이런 본래 취지가 무색한 상황이다.
◆왜 이 글을 이오공감에서 내리나?에 대한 명확한 설명 회피
지난 달 말, 이글루스 운영자인 lark은 공지를 띄워 1월 하순 이오공감에서 신고되어 삭제된 글이 갑자기 증가하고, 아울러 이오공감의 신고 기능에 대해 개선의 목소리도 높았던 상황에 대한 이글루스측의 수습안을 내놨다.
이 공지글은 "이에 대해 저희 운영팀은 신고기능 관련 정책을 보완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번 정책 변경은 최근 발생한 신고기능의 악용을 줄이기 위한 작업이며, 이오공감의 전체적인 개선에 대해서는 앞으로 회원님들과 더욱 깊은 얘기를 나누어 진행할 예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공지글은 이어서 "신고 기능의 본질적인 목적은 모두가 함께 보는 공간에 노출 되어서는 안되는 글을 실시간으로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전제하고 "하지만 맘에 들지 않는 글이거나 지나치게 주관적인 판단에 의해 신고 기능을 이용하게 되는 사용자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였다"고 1월까지의 상태를 진단했다.
따라서 공지글은 "신고의 항목 중에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 있는 항목에 대해서는 3회 신고로 바로 삭제하지 않고 운영자가 판단하여 조치하기로 했다. 요컨대 명예훼손 및 저작권 등의 항목은 신고 후 운영자에 의한 사후처리 방식으로 변경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에스키모들은 '충분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텔로이브'는 "3회 이상 신고는 삭제 대상<-----정작 이것은 그대로네"라고 지적했고, '새벽안개' 역시 "3회 이상 신고는 삭제, 이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즉 이글루스 운영진측의 접근각도와는 달리, 에스키모들은 3회 신고 후 한 단계 더 (운영진이) 거르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3회 신고라는 기준 자체가 존폐 논의에 올라야 한다는 의견들을 제시했다.
로그인하지 않고 '게스트'로 글을 남긴 익명인은 "지금의 이오공감은 서로 의견대립이 크게 일어나고 이게 왜 추천받았냐, 이게 왜 신고받았냐 라는 등등의 이야기가 한창이 아닌가? 전 그런 점에서 지금 현재의 이오공감 시스템이 잘못되었음을 말하고 싶은데, 2.5의 변화점에서 그것을 거의 그대로 이어간다는 것에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을 했다"고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즉, 회사측과 이용자간에 전혀 초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즉 3회 신고를 받으면 이오공감에 떠 있는 게 문제가 있다는 점을 회사측은 (당연히) 전제하는 셈인데, 이에 대해 에스키모들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
◆이글루스 운영진은 블로거 기본심리 이해 못하고 있다?
그럼 블로거들은 자신의 글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물론 이오공감 노출이나 이와 유사한 네이트 톡톡 노출(네이트 톡톡에 올라간 글은 같은 SK컴즈 계열사인 엠파스 화면에도 같이 노출된다), 네이버 메인페이지 배치 등을 원하지 않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이런 가능성은 SK컴즈가 이글루스 이오공감에 노출을 원하지 않는 이는 따로 신청을 간단히 할 수 있게 하고 있기 때문에, 이글루스 이오공감 배치 문제에서 이런 노출 기피자를 따로 생각할 이유는 없다. 따라서, 이글루스의 이오공감 기능페이지에 일단 글이 오른 에스키모의 경우, 자신의 글이 대중에게 널리 읽히길 바라는 심리가 기본적으로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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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욕구에 반해 글이 이오공감에서 빠지는 경우 해당 글 작성자가 느끼는 감정이나, 혹은 그 글을 이글루스 이오공감에 보내기 위해 추천한 사람들의 실망감은 상당히 큰 편이라고 한다. 특히 촛불 정국을 주도한 경험이 있고, 빠른 정보 유통을 선도한다는 자부심이 강한 우리 나라 네티즌 중에서도 가장 트렌드에 빠르고 사회주제에 대한 토론에 강세를 띠는 이글루스 에스키모들의 자부심은 다른 포털 블로그 사용자보다 높은 편이기 때문.
즉 '의제(아젠더) 설정 기능/의제 제외 기능'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페이지에서 글 하나가 오르내리는 이상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고, 이에 따라 이글루스가 이오공감을 1.0에서부터 추후로 변경해 오는 과정에서 각종 의견과 불만, 건의가 끊이지 않았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절충안 도출 위해 의견 수렴 필요, "운영진은 조급증 버려라" 의견도
현재 쏟아지는 의견들처럼, "3회 불만이 왜 글을 (이오공감에서) 내리는 근거가 될 수 있느냐", "추천을 5회나 받아야 이오공감에 갈 자격이 생긴다. 그런데 왜 내리는 건 3회냐, 말이 안 된다"는 불만은 이런 기저를 깔고 있어 수치상으로 3회다, 5회다를 논하기에 앞서 이제 이글루스 운영진이 접근법 자체를 달리해야 한다는 과제를 부과하고 있는 셈이다.
드라마 작가 임성한 씨는 드라마 '인어아가씨'에서 극중 작가로 등장하는 장서희의 입을 빌려 "피고름을 짜내 쓴 원고"라고 창작의 고통을 비견하기도 했지만, 왜 나름대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쓴 글을 타인들이 손쉽게 누른 신고 몇 회로 제거 대상으로 단정하는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회사가 해 보라'는 주장이 비등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어느 에스키모는 "3명이 짜고 신고한 경우는 어쩌나"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글루스 직원인 anchor'는 "이런 경우 적발되면 이오공감 추천/반대 기능을 제한하겠다"고 말했지만 이에는 다시 "짜고 3명이 한 경우를 실질적으로 잡아낼 능력이 이글루스 운영진에게 있냐?"라는 에스키모들의 냉소를 샀을 뿐이다.
이에 대해 미디어몹 등 다른 블로그 전문 사이트들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미디어몹의 경우 기본적으로 편집진 선택 기능을 주로 하면서도, 독자 편집 위원 제도를 도입, 돌아가면서 편집에 권한을 갖도록 하는 방안을 하는 등 절충안을 택한 바가 있다.
최근 이글루스측에 제기된 '게스트'의 글은 이런 점을 취합한 것으로 보인다.
'게스트'로 글을 남긴 익명인은 "과거와 같이 (운영진이 채택하는 방식으로) 하면 마음대로 한다고 할 것이고, 지금처럼 하면 다툼이 끊이지 않는다. 답은 있다. 신고 당할 만한 글은 아예 이오공감에 오르지 않으면 된다. 그럼 어떻게 하는가? 추천을 하는 글들 중에서 운영진이 선별하라"는 절충안을 내놓기도 했다.
또다른 에스키모는 "이오공감 글이 대체 왜 추천 몇 회에 바로 올라가고, 반대 몇 번에 바로 끌어내려져야 하는지 알 수 없다. 몇 시간 늦게 이오공감에 보낸다고 어떻게 되나"라고 조급증에 따라 기계적으로 글을 올리고 빼는 이글루스 운영진의 '이슈 선점 욕심'을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이글루스 이오공감 기준 다툼은 이제 에스키모간의 "대체 왜 저 글이 이오공감에?"라는 논란에서, 접근 시각 자체에서 차이점을 보이고 있는 사용자와 운영자간 다툼으로 비화된 만큼, 조속한 후속 조치 없이는 수습이 어려운 상황으로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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