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최근 싸이월드가 이벤트를 벌이던 중 기술적 오류로 회원들의 비공개 사진이 공개되는 사고가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싸이월드측이 밝힌 피해자 규모는 130명선에 불과하지만, 싸이월드가 갖는 국내 SNS 서비스에서의 독보적 위치 때문에(가입자 2300만 명 추산) 피해 우려와 성토는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갔다. 특히나 이번 사고는 싸이월드가 작년 겨울 야심차게 포털화를 추진한 이후 터진 것이라 더 충격이 컸다.
이렇게 포털 등 각종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항상 불안하다. 최근 개인의 초상권, 저작권, 명예 등에 대한 의식은 많이 높아졌지만 포털 등의 관리 및 대응 능력은 이런 높은 욕구를 모두 보호해주기에는 인력 면에서나 기술적 요인 등으로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주요 포털들, 스크린·모니터링 어떻게 하고 있나
각종 인터넷 사이트들 중에서도 포털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고, 정보가 빠르게 확산되는 공간에서는 특히 각종 피해 발생 가능성이 극히 높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인지도가 수위급을 달리고 있는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모니터링 제도를 자회사에 맡기고 있다. NHN을 돕는 회사는 NHN서비스. NHN 관계자는 "이 회사에서 약 430명 정도가 (교대로)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외국계 기업의 한국 지사 형태인 검색엔진 야후에서는 모니터링과 함께 기계 툴을 이용한 체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5일 야후 홍보실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 팀도 있고 외부 인력도 있어 70~80명선이라고 보면 된다"고 인력 규모를 소개하고, "특정하게 어느 영역에 강조점을 둔다기보다는 명예훼손, 저작권 위반, 음란물 등에 대해 모두 불법이므로 전부 모니터링 대상으로 한다"고 말했다.
야후 관계자는 "또 툴을 이용해 각종 금칙어를 중심으로 기계적으로 검색도 하고 있으며, 뉴스에 붙은 리플들의 경우 이용자들이 개별 리플에 대해 '신고'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각종 권리침해에 대해 신고센터를 열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트, 엠파스, 싸이월드, 이글루스를 거느리고 있는 SK컴즈측 고위 관계자는 "200명선의 모니터링 요원을 둬 왔지만 연말에 100명 증원해 현재 300명 규모"라고 모니터링 제도를 공개했다.
메일링 서비스에서 출발, 종합 포털로 자리를 굳혀온 다음은 "약 300명 규모의 전문인력이 3교대로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각종 욕설, '조건녀' 등의 풍기문란 검색어 등을 담은 리플이나 게시물들을 체크해 솎아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뉴스나 자체 시스템에 대한 체크는 '느슨'…"믿는 도끼에 발등?"
한편 뉴스 등에 대한 체크는 상대적으로 약한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단 언론사에서 해당 기자가 한 차례 자체 체크를 하는 데다가, 적어도 한 단계 이상의 승인절차를 받아 출고되기 때문이라고 포털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또 언론매체에 대한 검열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점도 조심스러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최근 손예진 가슴 노출 사진 사용으로 모 언론사가 약 이틀간 주요포털 검색어에서 상위권에 오르는 등 언론사 기사 역시 각종 음란 및 저속성, 일부 오류 등으로 인한 피해 발생 등을 낳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사도 무한정 믿고 맡길 '무풍지대'가 아님을 입증한 셈이다.
이에 대해 모 포털 관계자는 "솔직히 음란물 단속에 더 신경을 쓰는 게 사실"이라면서 "사흘만 모니터링을 안 해도 인터넷이 음란물 바다가 될 것"이라고 말해, 개별 뉴스들의 내용이나 포함해 사진까지 체크할 여력은 없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다음측은 "다음은 기사나 뉴스 댓글, 게시글을 통한 명예훼손, 개인정보 공개 등 긴급한 사안에 대해 보다 신속하게 대응하고자 24시간 뉴스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잘못된 정보의 확산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를 막고 사용자의 권익을 보호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24시간 연중무휴로 운영되는 24시간 뉴스센터에서 누구나 손쉽게 신청을 통해 기사 댓글과 게시글 관리, 또는 게시 중단을 요청할 수 있다"고 말해 뉴스 기사도 제한 범주에 넣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현행법상 게시물 일시 '블라인드'처리하도록 한 규정을 사실상 그대로 인정한 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야후 등에 문의한 결과 해당 포털이 기사에 대해 문제점을 먼저 발견, 지적한 케이스는 없다시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인력 부족으로 인해, 가장 문제가 되는 저작권 문제와 음란성 게시물 삭제 처리에 주력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들이 명예나 초상권 침해 등을 겪을 여지는 어느 정도 상존한다고 할 수 있다.
◆각종문제, "꼭 나중에 신고받고서 알아"…'마인드 결핍'?
이런 상황이고 보니, 기사와 관련해 언론사와 옥신각신하는 것은 언감생심이고, 자사가 서비스하는 내용에서 어떤 문제가 있지 않은가에 대한 체크도 자체점검이 아닌 외부 이슈로 터져 나오는 경우가 많다.
최근 다음은 지도 서비스를 한 단계 진화시킨 '로드뷰'를 제공하겠다고 돛을 폈다. 이용자가 찾고자 하는 곳에 대한 사진정보를 제공, 실제로 길을 둘러보는 것 같은 효과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네이버가 절대우위를 갖고 있는 지도 서비스에서 고지 탈환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사진 촬영 내용을 제공하는 과정에, 각종 지형지물 근처를 지나던 사람들이 고스란히 찍혀 그대로 제공되는 문제가 뒤늦게 발견됐다.
특히나 속칭 '올림픽 공원 엽기 커플'은 낯뜨거운 애정행각을 '올림픽 공원을 로드뷰에서 검색하는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한 셈이 됐다(처음에는 얼굴도 고스란히 나갔음). 나중에 다음측은 지도 서비스에 제공된 사진들을 '전신 모자이크 처리'하겠다고 언론들에 해명했지만, 5일 현재까지도 본지가 '신촌', '올림픽공원' 등 몇 개 검색어에서 제공된 사람들을 본 결과, 얼굴 모자이크 처리만 되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 1. 아는 사람이 보면 소지품 등을 이용, 누구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엽기 커플'과는 다른 커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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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
극히 일부의 케이스겠지만, 야후의 경우 각종 사진 자료가 썸네일 기능(블로그 이미지 등을 조그만 손톱크기 사진으로 대변하는 일)으로 보여지는 과정에서 일부 권리 침해가 수정되지 않고 있다. 예를 들어, 사진 2는 '엔화'로 검색했을 때 '엔화 가치 상승으로 인해 일본인들이 한국 윤락관광을 온다'는 내용의 글과 윤락가 사진이 같이 검색돼 나온 경우다. 관련 사진 대부분은 모자이크 처리가 됐지만 그 중 한 장은 미처 모자이크 처리되지 않아 그대로 눈매와 입가가 나가고 있다(흰선은 프라임경제의 삭제처리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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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
싸이월드 같은 경우도 사소한 실수가 비공개 자료를 널리 뿌리는 결과를 낳은 경우다.
이들 모두 왜 그렇게 많은 모니터링 요원을 24시간 돌리면서도 미처 체크를 하지 못했는가 의문을 낳는 경우다. 물리적 불가항력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성의 부족이라는 서운함을 느낄 수도 있는 대목이다.
문제는 또 있다. 다음 로드뷰 사건 같은 경우 야심차게 새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그 많은 인원 중에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이 하나도 없었느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성의도 부족하고 '마인드 자체'가 잘못됐다는 지적을 우리 나라 포털산업 주자들이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어차피 웹에 한 번 형성된 자료에 비밀이란 게 있느냐"는 모 업계 종사자의 발언처럼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날이 발달해 가는 인터넷 세상의 기능을 감안하면 이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각종 위성사진, 로드뷰 사진, 검색엔진의 검색수집 등처럼 원하지 않는 자료 수집으로 인해 갑남을녀마저 연예인이 대중 앞에서 100% 노출된 삶을 살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기술 발달 속도 못지 않게 인식 전환과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따라야 한다는 소리들이다. 싸이월드 사진첩 비공개 사진 유출 등 최근 사건들은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는 속담처럼 이번 기회를 잘 잡아야 한다는 숙제를 업계 전체에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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