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싸이월드에서 '추억의 사진 이벤트'를 진행 중 비공개 사진 유출 사고가 일어났다. 이번 사고는 비공개 사진이 유출돼 개인 사생활이 침해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네티즌들의 혼란을 가져왔다. 특히 해당 업체가 2300만 회원을 자랑하는 국내 유수의 인맥찾기 서비스(SNS) 업체라는 점에서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이글루스 블로거 '바다거북'은 "공개'폴더'에 있던 사진은 ('개별사진'의 지정이) 공개/일촌공개/비공개를 막론 '모두 보임', 비공개폴더에 있는 사진은 '모두 안보임', 사진첩을 닫아도 1번 룰과 2번 룰은 적용, 랜덤이지만 삭제한 사진도 보인다고 하는데 진짜인지는 모름"이라고 총정리를 하기도 했다. 다소 정리가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폴더나 개별사진 등급을 정하는 문제에 있어 개인의 희망사항과는 달리 어떤 (기계적인) 룰 해석에 따라 개인사진이 유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내밀한 사진이 여럿 유출된 상황을 경험한 네티즌들로서는 경악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이미 싸이월드에서는 박지윤 전 KBS 아나운서, 가수 보아 등이 사진 유출로 곤욕을 치른 바 있는 무대가 된 곳이라 관심이 더 뜨거울 수 밖에 없다. 문제는 박 전 아나운서가 헤어진 남자친구와 찍은 각종 '개인적' 사진으로 곤욕을 치른 등의 사건은 '해킹'에 따른 것이었다면, 이번 사건은 폴더 관리와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개인이 원하지 않는 정보가 새 나갔다는 보다 큰 문제라는 데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처럼 개인이 (더 이상) 노출을 원하지 않는 사진, 게시물 등의 보관 문제에 있어서 언제든 의사에 반해서 유출될 수 있다는 점을 관계자들은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글루스 관계자, 이미 2006년 이번 사태 예견 발언 '눈길'
이번 싸이월드 참사로 인한 피해 인원은 약 130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싸이월드 사용자들이 SK컴즈를 늦게 했거나, SK컴즈측 대응이 늦었다면 더 큰 피해가 있을 수도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이런 사건 처리 과정에서 SK컴즈측이 발빠른 대처를 보인 것은, 이미 이러한 사고 가능성에 대해 관련 업계는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즉 관련 매뉴얼 등의 대처방안이 이미 구성돼 있을 것으로 추측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이는 이미 2006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번에 비공개 자료 유출이 일어난 싸이월드와 함께 SK컴즈 계열 가족인 이글루스에서 관계자가 "웹에 한 번 형성한 자료에 완전한 비공개는 없다"는 선언을 한 일이 있다.
'anchor'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 고위급 관리자는 2006년 3월 23일 당시 이글루스에 프라이버시 기능을 대거 강화해 줄 것을 요청하는 여러 질문과 요청에 답하는 과정에서, "(전략) 글 동록과 동시에 웹에 공개됨을 의미한다. 단지 회원의 편의를 위해 비공개포스트, 검색엔진 수집제외 등의 기본적인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웹에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정보나 지극히 사적인 공간을 원하신다면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해가 있는 것 같은데 이글루스에서 얘기하는 '프라이버시 보호'의 의미는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의미이지 본인만 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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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
이에 따르면, 일단 웹에 형성된 사진, 글 등이 실수든 해킹이든 검색엔진 소스 수집이든 간에 유출될 가능성은 언제든 열려 있다는 것을 몇 년 전부터 업계에서는 알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3일 모 블로거는 "내가 네이버 등에서 유사한 일을 겪어 구조를 살필 때 이미 이런 문제가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하고 나섰고, 미디어몹에서는 이글루스 2006년 발언 몇 해 전에 '검둥이강아지'라는 블로거의 활동 과정에서 붙은 회원 논란 과정에서 삭제 자료가 어느 시점까지 남는 현상에 대해 알려진 바가 있다.
◆웹에서 비밀은 없다, 관련업체들 회원들에게 '충분히 고지'해야
실제로 각종 검색엔진에서는 이미 삭제된 글, 블라인드 처리된 글 등이 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일단 수집이 이뤄지면 글의 전부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목이나 내용 일부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관련 사진 2' 참조).
실제로 다음에 보는 엠파스 검색 상황 사진처럼, 일단 검색 엔진에 수집돼 형성된 자료는 막상 자료가 작성자나 해당 사이트의 관리자에 의해 없어진 다음에도 글의 제목이나 내용 일부가 짐작되는 상황으로 웹상에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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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엠파스에서 2007년 보도자료를 검색, 누르고 들어갔으나, 해당 사이트에서는 이미 자료가 삭제됐다. 삭제를 해도 대강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
웹에서 완전한 비밀은 없는 셈이다.
또 구글 등을 잘 활용하면 삭제된 글의 전문을 찾을 수 있다는 문제제기도 최근 상식처럼 떠돌고 있다. 좀 다른 이야기지만, 인기 BBS 서비스인 '네이트 톡톡'에서 민감한 게시물을 작성자가 지운다 해도, "원본 지킴이입니다"라는 장난섞인 멘트와 함께 다른 네티즌들이 갈무리되어 있던 원본을 공개해 버리는 일이 일어나는 것도 문제다.
결국 웹상에서 비밀은 없다는 점을 업계가 이미 알고 있고, 이번 싸이월드 참사에서 보듯 실제로 일이 벌어질 수 있음이 확인됐으므로 업계 차원에서 네티즌들에게 대대적인 고지를 해야 한다는 요청이 제기되고 있다. 담배에 (상품 판매에는 마이너스 요인이지만) 공익차원에서 폐암 사진 등을 붙이는 것처럼, 싸이월드, 네이버, 다음 등 각종 업체들이 사용자들에게 "절대로 공개되어서는 안 되는 자료는 아예 웹에 올리지 말아야 하고, 이미 올라가 있다가 비공개 전환된 경우라도 이것만으로 불충분하니 아예 해당물을 삭제를 하거나 블로그, 싸이 미니홈피 폐쇄 등을 해야 할 것"이라는 식으로 알리는 데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이용자 대거 이탈 등이 일시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다. 아울러 네티즌들이 배신감을 나타내 영업에 지장요소가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글루스 이용자 '유별' 같은 이는 "실수로 파일 날렸다고 복구 요청을 할 때는 모른 척 하더니, 결국 (이번 싸이월그 참사를 보면) 얼마든 복구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관련 사진 3). 하지만 정직이 최선의 정책이라는 점에서 짚고 넘어갈 업계의 업보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싸이월드 참사는 해당 사이트와 SK컴즈 계열사들 외에도 업계 전반에 큰 숙제를 남겨 줬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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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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