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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마이웨이 선언 "우리 경제대책은 미국과 달라"

원자바오 中총리,은행부실 아닌 내수진작에 초점 '눈길'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2.02 15:41:58

[프라임경제] 중국이 지난해 발표한 4조위안(약 800조원)의 대규모 내수부양책에 이어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것을 시사했다. 그런데 이번 발표는 그 거대한 규모 못지 않게, 미국식 금융위기 해결책과 다른 방향을 걸을 것으로 보여 특히 주목된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유럽 순방 마무리 과정으로 파이낸셜타임즈(FT)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새롭고 시의적절하며 과감한 조치를 경기 하강 전에 선제적으로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원 총리는 4조위안의 경기부양책 외에 새로운 방책을 취할 것임을 시사했고, 특히, 은행권 부실 처리에 쓰는 대신 내수 진착책에 초점을 둘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은 은행 구제 필요없는 나라, 위안화 절상 압력도 불만"

 

원 총리는 "구미 국가가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은행 구제에 돈을 투입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미 은행 개혁을 통해 부실자산을 정리했다"고 주장했다. 돈이 우선순위상 내수진작에 투입되는 게 아니라, 은행권 부실 구제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을 드러낸 것이다.

이어서 원 총리는 "기부양의 수혜자는 기업과 국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의 양호한 은행 자산이 금융위기 속에서 중국 경제를 지지하고 있다"는 발언으로 금융권 체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국측이 끊임없이 주장하는 위안화 환율 조정과 관련해서도 "금융위기 시대를 맞아 위안화 환율을 합리적이고 균형된 수준에서 안정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은 더욱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력에 강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원 총리는 또 "최근 몇 년간 중국의 외환보유엑은 아주 빠른 속도로 늘어났으며 외환보유액 다원화 정책 가운데 미 국채는 중요한 부분이다. 미 국채를 추가 매입할지 여부와 얼마나 더 살지는 중국의 수요와 외환보유액의 안전성 및 가치에 달려 있다"고 말해 미 국채 매입 문제를 통해 미국에 압력을 가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마하티르 등 '마이웨이' 성공 전례에 두둑한 밑천에 고무된 듯

이는 중국이 미국에 상당한 채권을 갖고 있는 데다가, 미국 등의 마이너스 성장에도 불구 중국은 어느 정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 등으로 중국이 세계 경제의 공장과 주요 소비처 역할을 동시에 맡을 상황에서 나온 것이라 특히 주목된다. 중국이 스스로의 힘을 인식하고 이를 무기로 세계 경제보다는 자국 이익과 위기 해소를 최대화하는 '자기만의 길'을 걷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이야기다.

최근 미국이 중국에 무역흑자 해소 및 위안화 절상 압력을 가하고 있어 중국의 미 국채 처리 여부에 관심이 고조됐다.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갖고 있는 중국이 목소리를 가장 크게 낼 수도 있는 때다.

더욱이 원 총리가 언급했듯, 은행 구조가 자본주의 시장경제 국가들과는 좀 다른 점도 분명 현 상황에서 발언권을 강화하면서 미국과 다른 해법을 주장할 기반이 되고 있다.

아울러, 지난 동아시아 외환위기 파동에서, 말레이시아 마하티르 당시 총리는 IMF식 요구를 거스르는 독자노선으로 경제난을 거슬러 올라가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도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러한 말레이시아식 독자 방식을 높게 평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독자 노선으로 경제위기를 해결하기로 시동을 건 상황에서 과연 이런 방안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이어서 미국 금융계 독점 지위가 깨지고 중국의 권위가 비약적으로 높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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