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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민원인 통제,새해에도 개선 '기약없어'

08년 지역언론 지적부터 모르쇠? 구청 言路 적신호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1.25 11:37:23
[프라임경제] 서울 마포구가 웅장한 신청사를 지었으나, 막상 구정의 중심이자 고객인 구민들이 이 청사에 출입하는 데 통제를 가하고 있어 불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구청측은 신년들어 방송 보도로 여론이 비등했지만,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직 여론을 수렴하고 있는 중인 것. 하지만 이 신청사 민원실 출입자 통제 논란은 지난 해부터 모 지역 언론사가 제시하는 등 '해묵은 문제'였음이 알려져, 마포구가 여론 수렴 자체에 너무 느리다는 지적이 제기될 전망이다.

◆ 야심작 '슈퍼민원실', 정작 방문 카드 없인 이용 통제

구랍 2일, 마포구는 상암동에 지하 2층, 지상 12층 규모 신청사 준공식을 거행했다. 이로써, 각종 편의 증진을 통한 구민 지원능력 향상이 기대됐다. 특히 마포구는 새 청사에 100명이 근무하는 '슈퍼 종합민원실'을 마련, 모든 민원 업무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게 하는 등 야심찬 친민원인 행정을 구상했다.

하지만, 정막 이 슈퍼민원실을 가는 길이 쉽지만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공무원노조 등의 전언을 종합하면, 이 신청사 건물 4층 이상을 이용하는 민원인들은 신분증을 제시하고 방문 증을 발급받아야만 청사 출입이 가능하게 됐다. 전국 250여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처음 있는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청 직원들도 같은 통제보안절차를 적용받기는 하지만, 정작 이를 모르고 민원업무를 위해 엘리베이터를 타려던 주민들은 다시 1층 로비에서 신분확인을 거친 뒤 방문 카드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 불만이 비등했다.

엘리베이터 잠금 장치까지 설치돼 방문 카드가 없이는 원하는 엘리베이터 층 버튼이 눌러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물론 강원도 모 기관에 거의 제지가 없이 괴한이 난입해 여공무원을 '묻지 마' 살해하는 등 공무원 대상 범죄가 일어나고는 있다. 각종 '악성 민원인'들이 행정기관 직원들을 괴롭히는 일도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기본적으로 업무 추진에 방해를 받지 않거나, 안전을 보호받을 방안을 최소한도로 마련하자는 공직사회의 염원 자체를 나무랄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민원인들이 편해야 하는 것이 새 청사 마련의 이유가 아니냐는 점에서, 구민들의 불만은 가라앉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소란 방지 등의 문제도 방호 요원을 배치하는 등으로 최소화해야지 일반적인 통제를 가해서는 지나치지 않느냐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설 연휴 전(23일) 마포구 관계자에게 문의했으나, 아직 이 통제 문제에 대해 변화는 없는 실정이다. 다만 이 관계자는, "여론 수렴 등을 진행 중이다"라면서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

◆ 방송엔 금년 들어 부각, 하지만 지역매체 작년부터 '지적'

이런 문제가 유수의 신문, 방송에 본격적으로 다뤄지기 전에 홍보실 등이 여론 수렴에 착수했다면 그것이 가장 우수한 일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 다음으로는, 언론 지적에 문제를 인지한 관청이 곧이어 문제 검토에 들어가는 일도 '열린 행정'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

그러나 이번 마포구 문제의 경우, 이미 1월 들어 노컷뉴스(09년 1월 9일 보도)나 YTN(09년 1월 12일 보도) 같은 거대 매체가 본격적으로 문제 제기를 하기 전부터, 지역 언론들이 '매의 눈'으로 포착한 바가 있다.

이미 신청사가 완공된 지난 12월부터 이 문제가 불만을 낳아 왔고, 이러한 점이 여러 경로로 12월 초중순부터 기자들에 의해 취재돼 연말에 보도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서울문화투데이 기자수첩, 08년 12월 31일 http://www.sc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5).

구에서 지역 매체의 취재 착수나 보도를 인지·관심을 가졌다면, 이후 방송매체 등의 집중포화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는 가정도 나오고 있다. 더욱이, 이렇게 빠른 문제접수가 있었다면 개선 검토, 착수도 그만큼 빨랐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세금 650억 원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진 신청사, 그리고 슈퍼민원실의 외형에 걸맞는 열린 행정과 발빠른 자세를 신년 마포구가 보여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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