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3일 중국 특사를 만난 것과 관련, 북한과 중국간 관계가 다시 본격적으로 밀월관계를 구성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반도 긴장 원하지 않는다"에 숨은 뜻
북한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정세의 긴장상태를 원치 않는다"고 중국 왕자루이 특사(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에게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중국 국가주석의 친서를 들고 방중한 왕 부장에 대한 최대한의 존중으로 읽힌다.
즉, 6자회담 각 당사국들과 평화적으로 함께 지내기를 희망한다는 평소 후 주석의 뜻을 존중한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중국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해 온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중국과 함께 협조와 조화를 이뤄 6자회담을 부단히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랜 혈맹 관계인 중국과 북한이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다시 근접하고 있는 대표적인 계기가 이번 친서 전달이 될 수도 있다.
◆동맹관계, 경제적으로도 친밀…최근 소원
중국은 북한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국가 중 하나다. 소련이 몰락한 이후 고립무원에 사실상 빠진 북한에게 중국은 사실상 유일한 정치와 경제적 지원라인이었다.
한국전 이후 1958년까지도 중국군대가 북한에 주둔했을 정도로 북한은 중국에 큰 원조와 지원을 받으면서 냉정과 냉전 이후 시대를 거쳐왔다.
그러나 최근 북한 최고위층 기밀을 탐지한 중국 스파이 색출과 핵실험에 대한 중국측 불만, 그리고 양측의 비자 심사 강화 '맞불' 대치 등으로 인해 예전 같지는 않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이번에 타개하기 시작할 수 밖에 없는 필요성이 양측에 있다. 중국은 북한을 이용, 미국의 동아시아 주도권에 대등한 위치에 설 수 있고, 북한은 지난해 8월 뇌혈관 질환으로 쓰러졌다는 김정일 와병 문제로 든든한 지원국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와병설 이후 처음 만나는 외빈으로 중국측 인사를 택한 것은 우연만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민국, 북한 줄타기에 고립될 수도,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후 주석은 이번 친서에서 김 위원장에게 "편한 시간에 중국을 방문하기를 원하며 중국 방문을 환영한다"고 초청했으며 김 위원장도 후 주석의 방중 요청을 매우 기쁘게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움직임은 최근 오바마 정권 출범에 즈음해 북한이 일으킨 "남측이 주장하는 소위 NLL은 인정할 수 없다"는 도발과도 연결해 읽을 수 있어, 북측이 외교전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즉 미국의 신정부가 부시 행정부 시절보다 조금 더 북측에 유연한 것을 이용, '통미봉남'으로 우리측을 협상 테이블에서 배제하는 동시에, 중국도 자기쪽으로 끌어들이려는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북중 수교 60주년'이라는 작금의 상황에서, 북한이 다시금 중국과 밀월관계로 접어드는 것은 우리측에 부담이 될 소지가 크다. 우리측은 북한을 둘러싼 주변 6개 협상주체간 역학 관계를 푸는 과정에서 북한의 외교전 도발에 슬기롭게 대처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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