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전문+재미' 에스키모 많아 이글루스 빛난다

2008 톱 100 선정으로 본 이글루스의 오늘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1.22 14:33:44

   
   
[프라임경제] SK컴즈가 사들인 가장 성공적인 사이트 중 하나로 꼽히는 이글루스. 블로그(인터넷을 의미하는 웹+일지를 말하는 로그를 합친 weblog에서 blog로 말이 줄어들었음)를 지원해 주는 기반 사이트라는 특수한 업태를 보이는 이 사이트는 한때 크게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사이트였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서 블로그 문화 자체가 크게 정착하고, 이 와중에서 네이버, 엠파스 등의 대형 포털에서 블로그를 운영해 본 사람들은 좀 더 다른 '그 무엇'을 찾아 대안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이때 인기를 얻은 곳이 탄핵 열풍 속에서 '헤딩라인 뉴스'를 제공해 눈길을 끈 '미디어몹', 블로그 전문 지원 사이트를 표방하고 있던 '이글루스', 좀 더 전문적인 시스템 지원을 원하는 이들이 선호한 '티스토리' 등이 있다.

이들 중 티스토리는 다음측이 크게 운영에 열을 올리지 않은 데다가, 복잡한 가입 절차(가입에 초대장에 필요했다), 컴퓨터에 어느 정도 지식이 있어야 하는 점 등으로 인해 전문적인 곳으로 포지셔닝을 굳혔고, 미디어몹은 정치적 이슈로 인한 논쟁 등으로 주요 블로거들의 물갈이가 점차 이뤄져 인기가 예전같지는 않다는 평가다.

한편 이글루스는 이러한 상황에서 점차 자라면서 내실을 다져왔다.

◆3년 연속 우수회원 많아 "붙박이 경향 점차 강화"

22일 이글루스는 이글루스 서비스 내 파워 블로그들을 선정, 100여곳을 발표했다.

이번에 선정된 블로그들은 음악 평론가, 물리학자, 만화가 등이 운영하는 곳으로, 맛집, 연애와 관련한 각종 전문적 지식, 학문적 운영, 만화 연재 등 스펙트럼이 넓다.

SK컴즈 커뮤니티실의 허진영 실장은 "전문 블로그의 대명사로 성장해온 이글루스는 오픈을 지향하는 커뮤니티형 블로그라는 목표를 갖고 서비스 혁신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선정 후 소감을 나타내 현재 상황에 대한 만족감을 에둘러 나타내기도 했다.

과연 이런 허 실장의 만족감만큼 이글루스가 발전하고 있는 것인가? 답은 '긍정적'인 것으로 읽힌다. 이번에 선정된 블로그들은 음악 평론가, 물리학자, 만화가 등이 운영하는 곳으로, 맛집, 연애와 관련한 각종 전문적 지식, 학문적 운영, 만화 연재 등 스펙트럼이 넓다.

특히나 스노우캣 같은 사용자는 다른 시스템을 기반으로 널리 활동을 하다가 이글루스에 '새 둥지'를 튼 경우로 이렇게 다른 곳에서 이글루스 기반이 마음에 들어 오는 전문적 블로거가 늘고 있다는 대표적 방증으로 거론된다.

또한 이번에 선정된 우수 블로그 중에는 지난 2006년부터 3년 연속 'TOP 100'에 선정된 인기 블로그도 34개 포함되어 있다.

즉, 밖에서 우수 인력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은 늘고 있고, 일단 들어오면 '눌러앉는' 인물들도 그만큼 많다는 것으로 읽힌다. 한 번 에스키모(이글루스 사용자)가 되면 만족감이나 정체성도 그만큼 강해지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어얼리 어댑터 중심에서 다각화,전문화 '살롱' 분위기로

이는 과거 어얼리 어댑터(신제품을 빨리 사서 그 성능을 시험해 보고 자랑하는 족속)와 맛집 기행 중심으로 움직이던 조용한 이글루스가 각종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들을 모두 끌어들이는 전문성의 공간으로 한층 변신을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즉 초기의 조용한 공간적 특성이 뭔가 진지한 사색과 논증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용'되기 시작했고, 이러한 글들이 늘면서, 점차 '읽을 만한 글이 많은 곳'으로 이미지 전환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결국 정치 등 다양한 섹션을 추가하는 것으로 양적 팽창을 가져왔고, 다양한 주제에 대한 열린 토론이 가능한 살롱(계몽시대를 이끈 문화적 공간) 분위기로 흐르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글루스 운영진이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간에, 이글루스는 점차 블로그를 통한 자기 표출을 원하는 이들 중 일부를(대다수는 네이버와 엠파스 등을 기반으로 개설) 흡수하면서 성장해 왔다.

이 와중에서 이번에도 파워 블로그 100으로 선정된 '다인'과 같은 '편의점 요리 열전'이라는 전에 없던 길을 개척한 모험심 강한 이도 나왔고, 만화 블로그를 꾸리는 '스노우캣' 같은 이도 나왔으며, 각종 전문적 문제들에 글을 올리는 이들도 나왔다.

이글루스에서 현재 가장 인기있는 학술 주제가 '재야 사학'일 정도로, 매니아틱한 그리고 마이너리그 같은 주제도 이글루스에서는 언제고 환영받고 있다.

이런 다양성과 전문성, 저돌성의 백미는 단연 '국개론(국민 수준이 X라서 선거 결과가 이렇다는 논쟁으로 우리 나라 정치적 수준과 민도에 대한 회의론을 폭넓게 가리킨다)' 논쟁이다. 이로써 이글루스는 '성역은 없다'는 가치가 존재하는 블로고스피어(가상공간사회)로 자리매김했다.

◆에스키모들, 이글루스의 '자산'이자 '부채'

이러한 에스키모들의 전문지식 향상과 광폭행보는 이글루스에 큰 자산이 됐다. 이에 따라 SK컴즈가 가장 탐을 내면서 인수하는 등 자산적 가치를 상승시키는 매력이 되기도 했다.

현재 SK컴즈는 메신저 중심 사이트이던 네이트를 기반으로, 강한 검색엔진 기능을 가진 엠파스, SNS(친구찾기 서비스)와 커뮤니티 기능에 강점이 있는 싸이월드 등을 한 데 엮어 시너지 효과를 강화하고 있다.

이 대표적 사례가 엠파스+네이트 통합(2월 28일 통합 예정) 작업이고, 또 하나가 이글루스 게시물 등의 연동 제공 길을 튼 것이다.

이로 인해 네이트와 싸이월드 등의 메인 화면에서도 이글루스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즉 에스키모들은 이글루스의 고객일 뿐만 아니라, SK컴즈 전반에 자원을 공급하는 막중한 일꾼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즉 에스키모들은 이글루스의 자산인 동시에 사실 이들의 노고에 SK컴즈가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발표된 TOP 100에서 나타난 우수 블로그들의 '정착 및 현지화' 경향은 어느 정도의 서비스질과 이글루스 내부에서 구축된 인적 네트워크, 그리고 '이글루나'를 대표간판으로 내세운 이글루스 운영지원팀의 커뮤니케이션이 성공한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지난 하반기처럼 이러한 기반이 무너져 '프리덤(블로그 이사를 간단히 도와주는 기능을 제공하는 사이트)'에 대거 이사를 신청하는 일이 재발하는 무리수를 두지 않도록 긴장이 요구된다는 말이 많다.

한편, 금번 엠파스 통합으로 인해 대거 같은 SK컴즈 계열인 이글루스로 '전입신청'해 오는 블로거들까지 들어오면 이글루스는 또 한 번의 업그레이드 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삼밭에 가면 쑥도 곧게 큰다"고 했던가. 지금까지 이글루스를 빛낸 우스 블로그들이 새로 개설되는 블로그들을 수준높은 에스키모 군단으로 새롭게 녹아드는 데 도움을 줄지 주목된다. 아울러 이 와중에 SK컴즈의 에스키모 지원책과 아이디어가 얼마나 표출될지도 관건이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