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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많은 오바마 美대통령, 과제는 무엇?

전문가들 "지지층과 불편해질 정책 택할 용기 필요"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1.21 03:03:04

[프라임경제] 버락 오바마 미국 신임 대통령은 20일(미 현시시간) "우리가 직면한 도전과제들은 실제상황이며, 쉽거나 짧은 시간에 극복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할 수 있고, 우리는 이 모든 것을 해낼 것"이라고 연설하면서 정부 출범의 서막을 열었다.

이 연설만큼이나 그 앞에는 해결할 당면 과제가 쌓여 있다.

◆미 경제 위기 해소 필요성,그러나 균형감각 필수

미국 금융위기와 실물경제 침체라는 경제 위기는 그가 높은 지지율로 당선되게 만든 '변화 갈구의 힘'이기도 했지만 이제 집권 후에는 그가 가장 어렵게 받아들여야 하는 과제다.

높은 실업률과 아직 온기가 본격적으로 돌려면 한참 남은 소비자심리, 각종 생산지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정부는 '오바마 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각종 경제 부흥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방침은 대형 토목공사로 문제 해결을 독려했던 프랭클린 델라노어 루즈벨트 정부와 궬르 같이 할 것이라는 점에서 우려를 일부 낳고 있다. 테네시 강 개발 사업 등 뉴딜 정책을 통한 문제 해결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경제학적 논란이 아직 끝나지 않았고, 현재 시점에서는 각종 부양책을 집행하기에 사회 기반이 너무도 다른 세대라는 점도 신임 대통령을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

이때 빠지기 쉬운 유혹이 보호무역과 전통적 지지층인 중산층 및 서민층 보호를 위한 배타적 대외 정책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태지역 회장은 이 점을 의식한 듯, 20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 신임 정부는 지출을 늘리려는 생각이나 보호무역을 경제정책으로 삼아서는 경제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치 회장은 "때로는 오바마 신임 대통령이 지지층에 등을 돌리는 것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면서 경제 해결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미 국민이 소비를 줄이고 보호무역 방침의 유혹에서 벗어나도록 오바마 행정부 기조가 서야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따라 우선 한미 FTA 비준 동의 처리 정국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 시절 드러낸 '미 자동차 산업 보호' 같은 의지의 색채를 어느 정도 수정하느냐가 첫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 파워,실체없는 말잔치 되어서는 안 돼

또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소프트 파워를 역설해 달라지는 세계 질서와 외교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는 부시 전임정부 10년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좌충우돌했던 미국이 이제 다른 나라들과 손발을 맞추는 세계 일원으로서의 모습에 좀 더 비중을 둘지로 귀결된다.

하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문제 해결이 당장 성과를 내기 어려운 데다가, 때마침 북한은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도발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상태라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큰 공을 들여야 한다.

이렇게 몇 가지 현안을 해결, 외교력을 입증한다고 해도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후보 시절 유태계의 지원을 적잖이 받았다는 문제에서인지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분쟁 등에서 크게 목소리를 내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부시 시대처럼 군사력을 앞세운 강한 외교를 하는 것도 지양해야 하지만, 세계 1등 국가로서의 역할론에서 지나치게 위축되거나 문제를 외면한다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조율을 해가면서 미국 국익 도모와 세계 지도자적 위상에 걸맞는 기여라는 두 가지 주제를 처리해야 한다.

◆새 내각의 통솔과 워싱턴 정치 이해도 필수

우선 신임 대통령이 워싱턴식 정치 문화에 아직 익숙하지 않다는 점도 당분간 조율 시간이 필요할 대목으로 꼽히고 있다.

지미 카터 시절 새 정부의 태도에 반발, 정부 길들이기에 나선 여야 합동 공세로 인해 행정부가 임기 내내 힘을 못 받은 전례가 오바마 시대에도 되출이 될 수 있다는 우려는 이미 당선 전부터도 제기돼 왔다.

물론 비서실에 주요 요직을 장악하게 될 이들은 어느 정도 정치력이 있고 중앙 정치를 아는 경험자들이지만, 정작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에서의 짧은 경력을 커버할 '감'을 익히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문제다.

더욱이 바이든 부통령은 고령으로 이제 더 이상의 정치적 욕심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한때 경쟁자였고 앞으로도 정치적 경력을 더 쌓아야 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내정자 등은 언제든 그의 참모진에서 '경쟁자'로 부각될 수 있는 점에서 이러한 여러 개성강하고 능력출중한 파트너들을 잘 통솔하는 '인사' 능력을 오바마가 어떻게 구사하는가도 새 정부 성공의 키워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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