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0일 정오(워싱턴 현지시간·한국시간 21일 새벽 2시) 제44대 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이로써 미국은 첫 흑인 대통령 시대의 역사적 전환점을 공식적으로 맞이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은 미국 노예해방을 선언했던 링컨 전 대통령의 탄생 200주년인 해이자, 흑인 민권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 기념일 다음날에 치르게 돼 미국의 고질병인 인종문제에 있어 진전을 상징한다는 의미가 크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같은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경제난국을 해결하는 희망을 함께 공유하기 위해, 20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워싱턴 연방의사당 서편 앞 광장에는 200만 군중이 행사 참관을 위해 운집했다.
◆높은 지지도 속에 출범한 정부, 성서에 손얹고 선서
이번 취임식 전에도 오바마 신임 대통령은 금융위기 해결에 관해 부시 전 대통령 임기 중에도 입장표명을 통해 문제해결에 나서는 등 제한되나마 역할을 한 바 있다. 그러나 명실공히 이번 취임식으로 오바마는 77일 간의 당선인 꼬리표를 떼고 공화당 출신의 조지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정권을 인수받아 80%를 넘나드는 국민의 높은 지지 속에 본격적인 국정운영에 공식 서막을 열었다. 미국 수정헌법은 1월 20일 정오 선서와 동시에 임기가 시작되는 것으로 하고 있어, 명실공히 미국 대통령으로서 책무와 권리를 시작하게 된 셈이다.
오바마는 전통적인 취임식 방식에 따라, 성서에 손을 얹고 선서를 했다. 오바마는 이후 연설에서, "우리의 도전과제는 새로울 수 있고, 그래서 이를 극복하는 도구도 새로울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성공을 좌우하는 건 근면과 정직, 용기와 공정한 행동, 인내와 호기심, 충성심과 애국심이라는 오래된 가치"라고 기본 룰을 강조했다.
이어서 "이들 가치는 우리 역사를 통해 발전의 동력이었던 만큼 이제 이 같은 가치로 되돌아가야만 한다"고 호소했다.
또 "어려운 과제에 우리의 모든 것을 바치는 일 보다 우리의 정신을 만족시키고, 이를 통해 우리의 성격을 규정짓는 일은 없다"며 용기를 북돋우고 국민적 협력을 요청한 다음, "국가의 위대함이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얻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오바마 대통령은 "바로 오늘 우리는 두려움 보다 희망, 갈등과 반목 보다 목적을 위한 통합을 위해 모였다"고 공감대 형성을 주문한 다음, "사사로운 욕심과 허황된 약속, 비난과 낡은 도그마를 종식시킬 것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축하 행사 당분간 이어져, 하지만 할 일 산적
특히 오바마는 '소프트 파워' 외교 구현, 기후변화협약 문제 모색, 쿠바 관타나모 기지 폐쇄, 의료보험제도의 개혁, 질높은 교육서비스 제공, 서민들을 위한 세금 감면 등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제시한 공약이행에도 최선을 다할 것을 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 선서가 있는 이날 바이든 신임 부통령도 존 폴 스티븐슨 대법관 주관으로 선서를 하고 부통령에 공식 취임했다.
이들 새 정부 수장들은 취임식 직후 상ㆍ하 양원 취임식 공동위원회 주최로 열리는 오찬에 참석한 뒤, 오후 2시 30분경 백악관이 위치한 펜실베이니아가 1600번지까지 기념행진을 벌였다.
오바마 신임 대통령과 미셸 여사는 백악관 입성 후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저녁에는 워싱턴D.C. 일원에서 열리는 10개의 파티에 참석한다.
하지만 이렇게 행사만 남은 것은 아니다. 새 정부는 앞으로 3여일 내에 예비각료들에 대한 상원 본회의 인준절차가 마무리되면 내각의 진용을 갖추게 된다. 이제 당면한 현안인 사상최악의 경제위기 극복과 아직 완전 매듭이 요원한 이라크 문제 및 아프가니스탄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중지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나라 곳간을 새롭게 채워야 하는 경제위기와 북한과 이라크 문제 해결 등이 오바마 신임 종부의 능력을 시험하는 첫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불안감과 기대가 교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미국 국민들에게 새 정부는 출범 이후 계속 전임 정부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야 하는 4년 임기간의 긴 레이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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