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외국계 증권사들이 한국 경제 전망을 재차 하향조정하고 있는 조짐이 나타나 본격랠리화할지 주목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한국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의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8%에서 -1%로 낮췄다.
노무라증권 역시 한국경제에 대한 전망에서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3%에서 -2%로 하향조정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는 우리 나라 기업에 대해 부정적 전망을 내놓는 보고서를 종종 내놓아 한국 증시를 흔들어 온 적이 있어 이번에는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백안시 경향이 어떤 후폭풍을 만들지 주목된다. 증권사의 경우는 드물지만 이미 해외 언론의 경우에는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 기사를 여럿 내보내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적도 있어 그 심각성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파이낸셜 타임즈'는 '가라앉는 느낌'이라는 1면 기사로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또 같은 매체는 지난 해 겨울 국민은행에 대해 BIS, TIER 비율에 대한 보도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국민은행측이 자료가 잘못됐다는 해명을 하느라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아울러, 외국계 증권사들의 경제전망치 재조정은, 국내 증권사들의 뒤따른 조정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부분도 있다.
◆금감원 규제 피할 방패 되어 줄까?
최근 금융감독원은 애널리스트들이 공식적인 통신메신저망을 쓰도록 하는 등의 '통합규준'을 각 증권사에 발송했다. 내용들을 보면 이미 각 증권사에서 시행하던 것들을 망라한 정도라 그저 '행정지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가볍게 볼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 부정적 경제전망을 내놓는 등으로 당국의 주시 대상이 됐다가 결국 허위 게시물 일부 문제로 구속까지 된 '미네르바' 사건을 기억하는 많은 애널리스트들은 이를 가이드라인으로만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게 부정적인 견해를 과감히 드러내기 어려운, 부연설명하자면 특정 기업이나, 혹은 한국 경제나 증시 전반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제시해 모종의 피해를 회사 혹은 불특정 다수에게 끼치는 경우를 우려하게 된 국내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외국계 보고서 랠리에 동참해, 소신껏 부정적 견해를 내놓을 수 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결국 부정적인 한국 경제 전망, 증시 전망, 특정 기업 분석 등에 한국 증권사들도 따라 내놓느 일이 이번 일을 계기로 촉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리아 리스크와 결합하면 외국계 보고서 폭발력 '우려수준'
그러나 이런 순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경제에 대한 외국 애널리스트들의 차가운 시선은 간만에 밑천 회복에 나서려는 투자자들을 얼어붙게 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투자자들에게 외국계 증권사 보고서는 "잘 구할 수도 없고, 정보교류 금지 원칙('차이니즈 월'이라 불리는 투자자문사와 증권자료 분석 기능간의 정보교류 금지원칙. 고객 보호를 위한 것이다)에 따라 공정하게 쓰여진 자료"라는 환상에 가까운 신뢰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들 조정이 17일 돌연 나온 북측의 '서해 NLL 관련 성명'까지는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사건을 반영한 이후 보고서들은 더 냉정하게 나올 가능성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크게 우려되는 파장은 17일 북측 성명으로 높아진 '코리아 리스크(남북 대치로 전쟁 가능성이 높아 한국 경제가 본래 역량보다 재평가되는 현상)'에 이들 외국계 보고서와 그 이후의 보고서가 결합, 위기 증폭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이다.
17일 빚어진 북측의 도발적 성명발표(이번 북한군의 공식성명은 북측이 주장하는 이른바 '영해선' 사수 주장으로, 우리가 휴전 후 점유해 오면서 굳건히 경계선으로 삼아온 북방한계선, 이른바 NLL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로 코리아 리스크가 높아진 가운데 이러한 자료들까지 겹치면 당분간 외국계 투자자들은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발길을 멈칫거릴 우려가 높다.
더욱이 구랍부터 연초에 외국인 매수 움직임이 주가 상승에 거의 유일한 동력이다시피 한 코스피 현실을 보면 이같은 외국계 보고서들의 동향은 그 자체가 위협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외국계 증권사들의 보고서가 갖는 의미에 대해 필요 이상 반응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냉정한 투자 참고 태도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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