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4년제 대학들이 각종 전형 일정을 끝내고 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포털사이트들이 대학 정보 제공에서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어 수험생들의 '알 권리'와 대학들의 홍보전략을 저해하고 있다.
SK컴즈 산하에 소속된 포털과 검색엔진들인 네이트, 엠파스, 싸이월드 등에서 대학별로 '최신뉴스' 노출도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학교 정보 '노출빈도'도 밑천인데
현재 수험생들은 자신이 지원한 대학들의 정보를 찾는 데 온라인 세상에 많이 의존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학생층이 열광하는 싸이월드와 이에 연동되는 엠파스, 네이트 등이 알게 모르게 영향력을 갖고 있음도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들 사이트에서 해당 대학의 정보를 찾았을 때, 정보가 네이버, 다음 등 경쟁사보다 늦게 제공된다든지, 혹은 제공에서 일부 가공이 이뤄진다면 해당 대학은 큰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프라임경제'가 10일 오후 1시경 테스트한 바에 따르면, 네이트는 대학 관련 뉴스를 노출하는 데 있어 대학별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좋은 뉴스이든 나쁜 뉴스이든 일단 정보 제공의 대열에서 제외되고 있는 대학이 있다는 가능성은 그 자체로 심각성이 없지 않다.
본지에서는 9일 오후 성신여대 관련 기사를 3건(제 2 캠퍼스 부지 과다비용 지출 논란 등)을 네이트 등 주요 포털들에 일괄전송하고, 10일 오전에는 연세대 관련 기사 1건(노벨상 수상학자 연대 경제학부 교수 영입 등)을 역시 포털들에 제공했다.
이후, 다음과 네이버, 야후 등에서 기사 노출 상태를 10일 오후 1시경 측정한 결과, 네이버, 다음 등에서 '연세대'를 검색하는 경우, 10일 오전 송출된 기사도 이미 검색망에 걸려 나오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네이트 역시, 연세대 관련 기사를 바로 게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사진 1). 하단에 일부 보이는 다른 창은 모 저명언론사 인터넷창이다. 언론사 홈페이지는 수시로 바뀌므로, 해당일과 시간을 반영한다. 해당 시각에는 10일 당시 이슈였던 '미네르바'가 메인기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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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
하지만, 네이버, 다음 등에서는 성신여대 관련 기사를 검색할 수 있는데 반해(사진 2), 네이트상에서 성신여대 관련 기사는 제대로 검색이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사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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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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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
◆다른 대학보다 느린 제공, '성신여대의 잃어버린 48시간'
즉 10일 아침에 보낸 연세대 기사는 네이트 고객들에게 읽히는 반면, 9일에 전송된 성신여대 관련 기사는 제대로 네이트 고객들에게 검색 제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테스트 시각 당시 성신여대 관련 기사는, 어느 언론에서 작성됐느냐를 막론하고, 8일 오후 상황에서 멈춰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성신여대와 비슷한 입학성적을 보이는 대학을 검색해 보기로 했다. 네이트에서 '덕성여대'를 검색하자, 덕성여대가 제목에는 들어가지 않더라도, 덕성여대 교수라든지 덕성여대 인근 등의 기사까지 검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사진 4). 이는 덕성여대 자체가 언론에 노출될 소재가 없어 보도가 되지 않았다 뿐이지, 만약 관련 기사가 있다면 바로 노출되었을 것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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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
즉 성신여대는 연세대에 비해서 노출도에서 차이를 적용받고 있음은 물론, 덕성여대 등에 비해서도 차이가 있다는 이야기로 귀결된다.
네이트상에서 성신여대 관련 기사는 이후 11일 밤에서야 제공되기 시작했고, 결국 성신여대에 관련된 아무리 좋은 기사가 있었다 해도 네이트 이용자에게는 읽힐 수 없었다는 이야기나 다름없다.
네이트는 엠파스 검색엔진을 제공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렇다면, 싸이월드에서도 문제는 마찬가지이고, 실제도 엠파스 테스트 결과도 이렇게 나와, SK컴즈 산하 사이트들에서 성신여대는 48시간을 잃어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회사 관계자, "그런 차별은 없다" 부인
이에 따라 12일 아침, SK컴즈측에 "같은 언론사에서 각각 다른 주제로 기사들을 전송하는 경우 왜 노출도에서 차이가 있는가"를 문의했으나 "의도적 차별이 아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SK컴즈 관계자는 기술적인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해당 키워드별로 차별하는 것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제로 이같은 문제가 일어나고 있고, SK컴즈측의 본의는 아니겠으나, 세칭 명문대는 검색이 되고, 그보다 평판이 조금 차이가 있는 대학이 검색 제공 속도에서 느리다는 점은 문제로 보인다(차라리 역방향으로 차이가 났다면 이야기가 좀 달랐을 수도 있어 보인다).
특히나 현시점이 대학 전형을 마치고, 자신들이 복수지원한 여러 대학에 대한 정보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점임을 감안하면, 이러한 SK컴즈의 문제는 고3 수험생들의 알 권리 문제일 뿐만 아니라 대학들에게까지 무형의 자산 손실을 입히는 것으로까지 확대해석할 수 있다.
특히 검색 테스트에서 같이 사용해 본 덕성여대와 성신여대는 지난한 학내 갈등을 겪은 대학들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성신여대의 경우, 10년간 각종 학내 분규를 겪어 이제 수습 단계이고, 제 2 캠퍼스를 야심차게 조성 중이나 이 역시 구설수에 올라 마음고생에 말려들었다. 해당 대학이 이러한 문제 이미지를 씻기 위해 노력 중인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학교 이미지 쇄신을 위해 해당 대학에서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포털들이 도와주지 않는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 이렇게 대학 홍보관계자들을 힘빠지게 하는 SK컴즈 상황이 어떻게 개선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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