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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화진 성신여대 총장,리더십 갈림길에

제2캠 추진에 학내반발, '용역해고 사건'등 물의 여럿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1.09 09:26:27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 근영>  
[프라임경제]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대학 설립자의 종손녀(형제나 자매의 손녀를 말함. 심 총장의 경우 설립자 자매의 손녀로 간접적으로 혈연이 닿는다)인 것으로 알려진 심 총장은 학교 이사, 이사장을 거쳐, 총장에 취임했다.

현재 심 총장은 제 2 캠퍼스 추진 등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이런 큰 밑그림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학내 목소리가 없지 않아 심 총장으로서는 각종 사업 성패보다도 업무 장악력과 교내 공감대 형성 능력부터 흠집이 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10년 학내분규 끝 심총장체제, 교육부 감사로 얼룩

성신여대는 이숙종 박사(설립자) 사망 후 사실상 ‘주인없는 학교’가 됐다. 이에 따라 각종 분쟁이 끊이지 않았고, 학내 주도권 싸움은 10년 세월 동안 학교 발전 속도를 떨어뜨리는 족쇄가 돼 왔다. 군사정권 시절의 민주화 운동도 아닌 교내 분쟁으로 전투경찰 7천명이 투입되는 이례적 사례를 기록하는 등 치열한 분란이 이어져 온 것.

심 총장이 총무이사, 이사장 등을 거쳐 총장으로 등장하는 일련의 과정에서도 분쟁은 끊이지 않았다. 뛰어난 업무추진력으로 ‘성신의 잔다르크’로 기대를 모은 심 총장이지만, 총무이사 부임 과정에서도 거센 반발을 샀고, 심 총장이 총무이사·이사장을 지내던 시절에 교육부 장관을 지낸 인물을 선거 1위를 차지한 교수를 젖히고 총장으로 선임하는 등 원성을 샀다.
교내 민주주의 정착에 ‘적’으로 떠오른 셈이다.

◆제 2 캠퍼스, 꼭 서울에 있어야 한다 ‘강한의지?’

더욱이 이런 분쟁을 겪고 등장한 이 모 총장 시절에 이번에 진정서 논란으로 교육부와 국회 등 요로를 뜨겁게 달군 제 2 캠퍼스 관련 논란이 일어났었다는 점은 흥미롭다.

이때 이 모 총장은 경기도 모처의 제 2 캠퍼스 부지 선정에 호의적이었으나, 심 당시 이사 반대로 거부됐다는(학교측 해명은 이와 다르다. 학교측은 당시 문제의 땅이 종중 땅이라 매입이 번거로웠다고 말한다) 주장이 일부 교수들의 증언으로 나오고 있다. 이런 문제 등이 겹쳐, 이 모 총장은 자신을 무리하게 임용해 준 심 당시 이사와 등을 돌리고 총장직을 사퇴했다는 것이다(표면적 이유로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은 “교내 구성원들이 총장을 직접 뽑겠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용퇴한다”는 것이라는 점에서 이견제기가 있을 수 있다).

더욱이 2000년대 들어서서 다시 서울 내 캠퍼스 구상을 추진하면서, 신일고 재단에 먼저 성급하게 매입 제안을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학교부지와 공원용지 등으로 묶인 땅을 거액으로 구매해 주는 경우(액수 산정 자체에는 문제가 없더라도) 무형 이익을 제공하는 셈이라는 논란도 가능하다.

◆교육부와 여론 뭇매 없으면 안 움직인다?

더욱이 교육부 등 해당 기관의 제재가 예고되는 상황이나, 학내 여론이 절대다수로 악화되는 경우, 혹은 대외적으로 공신력 있는 기관이 나서는 등 ‘비상’이 아니면 교내 ‘언로’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심 총장은 자신이 지휘하는 학교 운영방침에 반기를 상습적으로 든다는 이유로 김도형 교수 등 2명을 파면한 전례가 있다. 이들 교수들은 교육부 복직 결정이 나고서야 간신히 교단에 돌아올 수 있었는데,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반발과 해당 교수들의 천막 투쟁 등이 해를 넘기면서 이어진 것보다 당국 지도사항이 더 큰 힘을 발휘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심 총장 시대’에 가장 큰 이슈로 대외적으로 알려진 ‘청소 용역 아주머니 대거 해고’ 사안은 민주노총이 움직이고 외부 여론이 안 좋아진 점에서야 노조 결성 탄압을 거둔 사례로 주목을 끈다. 학교측은 열악한 근로 조건에 견디지 못한 용역 직원들이 노조 결성 움직임을 보인다는 이유로 대량 해고를 추진했다. 처음에는 노조 분쇄를 추진했던 학교측은 민주노총 등이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학생들 과반수 이상이 반대 의사를 표명한 다음에야 뜻을 거뒀다.

하지만 심 총장이 이들을 만나 “모든 걸 잊고 다시 잘 해 보자”는 극적 타결 직전에도, 학교측은 이들 아주머니들에게 ‘사과’를 요구해 협상타결이 무산될 뻔 하는 등 학교측의 고압적 자세는 여전했다는 후문이다. 더욱이 학교 모 관계자는 “민주노총이 나서지 않았으면 더 원활히 해결될 수도 있었다”는 취지로 반노동적인 인식을 드러내는 등 심 총장 시대의 학교운영 시스템에 문제가 여럿 있음을 방증했다.

   
  <심 총장은 학교 발전에 에너제틱하게 매진한다는 호평도 있는 한편, 민주적인 의사결정에는 관심이 없다는 비판도 받는다. 사진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난타'를 공연한 심 총장(사진 가운데)>  

◆일단 문제 큰 고비 넘겼으나

제 2 캠퍼스 과다 비용 구매 진정 사건은 일단 교육부와 국회에서 큰 논란을 빚었다가 현재 일단 큰 고비를 넘긴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했던 10년 세월을 수습하여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등장한 총장이 다시 문제를 만드는 주체로 일부 교수들에 의해 지목돼 진정 대상이 된다는 점이나, 교내 여론 수용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는 점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현재 대학고위층 인사들은 문제상황들을 모두 끌어안는 리더십보다는 “문제 제기 인사들에 대해 이제 좀 강하게 나가려고 한다”는 등 오히려 일전을 불사할 태세다. 어느 대학 총장보다 의욕적이고 학교에 대한 애정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심 총장이지만, 이런 여러 분규와 여론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로 성신 제 2 도약을 성공시킬 수 있을지는 확언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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