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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스,회원 신년선물 '공개'속내는?

불만폭주 08년딛고 서비스개선,'더멋진서비스' 공개약속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9.01.01 21:19:26

   
   
[프라임경제] 블로그 전문 서비스 사이트 '이글루스'가 이용자들로부터 신년 선물을 받았다. EBC(Egloos Broadcast Center) 블로그를 통해 이글루스 직원인 '이글루나'님은, 이글루 이용 회원들이 신년 선물을 보내 왔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 곳에 전달된 선물은 회원 '혜진양'님의 무한도전 리뷰북(한정판)과 '도리'님의 수제디자인 연하장으로, 내용까지 공식적으로 소개됐다. 개인적인 연애편지는 아닐지라도, 이같은 공개선택을 한 '이글루나'님의 조치 뒷배경에는 복잡했던 지난 한 해가 깔려 있다.

◆어느 해보다 길었던 2008년 딛고…

이 EBC 블로그는 이글루스가 사용자 공지사항 용도로 사용하는 공간이다. 사과글 게시나 불만 접수 창구로도 종종 사용된다. 이글루스는 블로그 이용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통상적인 포털사이트가 접수 창구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에 더해 이 블로그를 만들어 이용해 왔다.

이글루스 회원들은 종종 이 창구에 리플을 다는 방식으로 각종 공지와 시스템 변경 등에 의견을 개진하기도 했고, 이들의 대민창구역을 맡는 직원들에게는 해마다 회원들이 선물을 보내는 등 공감대 형성을 이뤄왔다.

그러나  금년에 이 EBC 블로그로 전달된 선물은 특히 감회가 새로울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글루스는 SK컴즈와의 인수합병 이래, 상업적으로 속성이 변질되지 않겠느냐는 불안감에 늘 시달려왔고, 이들 여론변화를 가장 민감하게 피부로 느끼는 곳이 바로 EBC를 운영하는 직원들이었던 셈. SK컴즈 전체의 시스템 변화와 이글루스 회원들의 니즈 사이에 '낀' 만큼 고충이 없지 않은 곳이다.

   
  <이글루스는 공지용 블로그를 통해 회원 선물들이 자사에 전달됐다고 공개했다.>  

특히 2008년 후반기에는 기존에 가능성이 제기됐던 '약관 파동'이 불거지면서 불만여론이 비등했다. 당초 공지된 약관 개정안에 대해 이글루스 회원들은 격렬히 반발했다.

약관 파문의 중점사항은 이글루스 게시물들이 SK컴즈 가족 사이트들인 네이트, 엠파스(곧 네이트로 통합 방침 확정), 싸이월드 등으로 연동 활용될 길이 열렸다는 분석이 넓은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 이글루스 회원들이 생산하는 다량, 고품질 콘텐츠를 검색 기능과 친구찾기 기능에 다소 치중돼 있는 계열회사들에게 공유시킬 수 있는 문서화된 시도는 반발을 샀다. 이에 이글루스는 홍보팀에서 사과 게시물을 띄우고 재검토를 한다는 등 수습에 나섰다. 법무팀이 스크린한 내용을 다른 부서에서 제동을 거는 경우는 산업계 전반에서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갈등 속에서 공지글, 긴급게시물, 사과글마다 EBC와 EBC 운영팀에는 비난이 빗발쳤고, 회원들이 대거 '이사'를 준비하느라 블로그 콘텐츠 이전 지원서비스인 '프리덤'이 몰려드는 이글루스 회원들로 인해 때아닌 호황을 겪기도 했다.

이후 약관 파동은 이글루스 회원이 타계열사 게시판에 콘텐츠 제공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원천적으로 갖고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정됐다. 이런 갈등과 수습, 여론 확인 과정에서 이글루스 직원들은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겠지만, 초심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불만 해결과 여론 스크린 속도 빨라져·상처 회복 본격화

"지금 운영진은 운영을 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까지 비판을 받으면서 미스커뮤니케이션이 생각보다 큰 간극을 갖고 있음을 인식하게 된 이글루스는 이후 불편사항들에 대해 빠른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8년을 약관 사태 이후 불거진 논란으로는 '검색 기능 고장에 관한 문제', '렛츠리뷰 상품에 대한 리뷰글로 작성하지 않았음에도 관련이 있다는 이유로 글이 함께 끌려가 게시되는 현상', '태그 기능 지원 이상으로 인한 일부 검색제외 현상' 등이 있었고, 이들 대부분은 거의 즉시 회사측에 인지, 해결되거나 해결시도되는 수순을 밟았다.

SK컴즈 소속사로서 전체적인 로드맵에 따른 개편을 전부 거부할 수는 없겠지만, 고객의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는 과거의 모습을 일부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규모 반발을 겪은 후, 각종 운영과 기능, 시스템에 대한 불만에 대한 개선속도가 높아졌다.>  

◆"2009년에도 멋진 서비스 기대할게냥!", 이탈한 회원들 마음 돌릴까?
 
그런 점에서, 이번 새해 선물은 이글루스 운영진과 직원들 사이에 조성된 이같은 팽팽한 긴장감에 얼어붙은 이글루스 회원들의 기류가 어느 정도 해빙기를 맞이했다는 방증으로 읽을 만 하다.

이글루스 관계자는 "약관 개정 무렵 이탈 움직임에도 불구 회원 감소는 크지는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면서 향후 개선을 통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뜻을 밝힌 바 있다. 아직 많은 불만 회원들이 '냉담자'로 남아 있고, 이탈자도 없지 않으나 싸이월드, 네이트, 엠파스 등 SK컴즈 계열 전반에 개편이 진행 중인 상황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파도라는 측면도 있어 2009년 SK컴즈 전반의 시너지 효과를 이용하면 더 큰 도약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초의 작은 소식은 연초에 오가는 정표와 그에 대한 짧은 반응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개편 여파 이후에 회원들과 회사간 정서적 유대의 끈을 재작동 시험했다는 점이나, 작은 호의에도 감격해 하는 이글루스 직원들의 초심이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권토중래의 원동력이 될구 수 있다는 방증에서 특이점이 있다. 선물 내용을 공개함으로써 "더 멋진 서비스"라는 고객 요청에 '공개약속'이라는 강수를 둔 이글루스가 어떤 2009년을 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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