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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홈쇼핑은 29일 자료를 배포, "오는 30일 오전부터 주니어용 영어신문인 '주니어 헤럴드'를 판매한다"고 밝혔다. 그간 정기간행물은 판매기간이 비교적 장기이고, 환불을 비롯한 여러 문제가 수반될 수 있어 업계가 진출을 꺼려왔다.
이번 진출은 업계의 저변 확대라는 점에서 상당히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이번 진출은 여러 논란을 낳을 것으로 보인다.
◆신문고시 위반 쟁점 불가피
이번 CJ가 내놓은 상품은 '주니어헤럴드 영자신문 9개월+1개월 구독권'이라는 상품이다. 30일 현재 홈페이지 등을 통해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같은 상품 판매는 신문고시(공식명칭은 '신문업에 있어서의 불공정거래행위 및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의 유형 및 기준')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현재 이 상품은 9개월을 구독하면 1개월 구독권을 얹어주는 형태로 되어 있다. 신문고시 상에는 신문판매업자가 독자에게 1년 동안 제공하는 무가지와 경품류가 유료신문대금의 20%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9개월에 1개월치를 끼워주는 것은 산술적으로 이 범주 내로 보인다.
하지만 이 상품은 9개월 구독에 1개월 무료이용을 부록으로 제공하는 외에도, 1,000원 할인 혜택, 온라인 첨삭 강의 6개월 이용권(아이비스터디) 등을 함께 제공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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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첨삭 강의 이용권은 CJ 가격 90,000원 상당이라고 CJ홈쇼핑 스스로 밝히고 있지만, 이런 경우 경품이 오히려 신문 구독료 자체를 초과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는 이른바 메이저 신문의 과당 경품 제공, 일명 '자전거 신문','상품권 일보' 등을 연상케 하는 행위로 시장질서 문란이 우려되는 행위다.
CJ홈쇼핑측도 언론에 "주니어헤럴드는 초중등생을 위한 영어신문이자 학습지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판매 포부를 밝히고 있어, 이번 상품을 구성하면서 해당 품목이 신문(정기간행물)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헤럴드미디어 관계자도 '주니어 헤럴드'가 정기간행물이며 다만 주간지 형식이어서 직접 구독 신청을 하는 경우 6개월, 12개월 단위로 구독 신청을 받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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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 할인 제공도 문제
또한 이번 상품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CJ홈쇼핑이 제공하는 할인폭도 상당히 높은 편이어서, 이 자체가 경품 제공 등을 산정할 때 다시 논란이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미 위에서 언급한 대로 해당 신문은 헤럴드미디어측에서도 자체 구독 신청을 받고 있으며, 이때 가격은 6개월에 80,000원, 12개월에 130,000원이다. 부당 가격은 주간 1회 발행부수마다 3,000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를 비례식으로 풀어보면 CJ홈쇼핑이 출시한 상품이 상당한 할인폭을 제시하면서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치 C일보를 신문사에서는 600원씩, 홈쇼핑에서는 500원씩 책정해 판매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는데, 이는 위에서 지적한 과당 경품에 이미 해당한다는 의혹 외에도 과당 무가지 지급 등으로 산출을 따로 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더욱이 이 자체가 신문고시 위반이냐는 차치하고라도, 거대 미디어 그룹과 재벌 기업의 산하업체가 협력해 해당 시장 장악력을 높이자는 윈-윈 전략을 펴는 게 아니냐는 논쟁을 불러올 전망이다.
현재 어린이나 청소년용 영자신문 시장은 성인용의 그것에 비해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주니어 헤럴드'와 '키즈 타임즈'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 정기간행물의 할인 판매에 대해서 도서정가제의 여러 미비점상 합법 여지는 없지 않으나, 이런 상황에서 할인폭을 넓히면서 홈쇼핑 입점이라는 새 무기까지 활용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헤럴드미디어측의 시장 점유율을 극단적으로 높일 수 있다.
더욱이 CJ홈쇼핑 역시 거대기업 계열조직으로서 그간 물량공세, 독과점 지위 활용 등의 노하우가 풍부하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참에 전인미답으로 남아 있는 정기간행물 시장에서 GS홈쇼핑 등 경쟁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두는 무리수가 아니냐는 것이다. 출혈을 감수해서라도 시장을 선점하려는 것으로 읽힌다.
◆정기간행물 유통망, 도서 판매까지 발걸음하는 신호탄될지 눈길
그간 홈쇼핑 업체는 케이블티비를 기반으로 하는 시장으로, 인터넷쇼핑망인 인터파크나 디앤샵 등과는 가급적 충돌을 자제해 왔다. CJ와 GS 등은 온라인 쇼핑몰에 진출했다가도 곧 철수한 전력도 있다.
그러나 이번 주니어 헤럴드 판매 시도는 그간 온라인쇼핑몰이 강점으로 가져온 도서나 문화상품 등에도 본격적으로 이들 업체가 진출하는 게 아니냐는 시장 저변 변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는 일단 인터파크 등의 고전은 물론, 영풍문고나 교보문고 등이 자체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해 오프라인 판매감소를 벌충해 오던 시스템의 변화, 그리고 출판유통망의 대기업 종속 등까지도 연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번 CJ홈쇼핑의 행보는 단순히 신문고시 위반이냐의 논란 뿐만 아니라, 대기업식 물량 공세가 어려운 경제 여건을 타고 본격적으로 홈쇼핑업계와 인근 시장에 쓰나미처럼 덜칠 것인지의 지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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