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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에 울고…정보 비대칭에 소외되고…

[올 증시 결산] -개인투자자, 사라진 신기루에 불안감만 증폭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8.12.29 17:30:46

[프라임경제] 주가가 코스피 1,000선 붕괴를 겪고 펀드는 국내형, 해외투자형을 막론하고 큰 손실을 보았다.

이런 상황에서 한 해 고전한 투자자들에게 각 증권사들과 언론은 배당과 원도 드레싱으로 인한 상승, 일명 '산타랠리 특수'에 대한 예상을 제시했지만, 이제 거래일을 1일 남긴 상황에서 이조차 큰 폭발력 없이 사그라드는 모습이다.

2008년 한해 증시는 무기력과 불신감이 극도로 팽패한 가운데, 투자심리 냉각이 두드러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증시 대신 안전자산으로의 이탈마저 우려된다.

◆ 펀드 불신감에 소송 논란, 불완전판매 감시망 등장까지

작년 한해 최고의 호황을 누린 펀드는 2008년 들어 화려한 추락을 거듭했다. '반토막'이라는 표현이 더 이상 낯설지 않게 된 상황에서 법정 분쟁으로 치닫기도 했다. 가장 큰 쟁점은 불완전판매. 펀드에 대한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판매된 경우 고객이 100% 손실을 감수하는 게 옳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완전판매 논란은 우리파워인컴 펀드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중재결정을 내리면서 빛을 보게 됐다.

더욱이 세계 여러 곳에 분산투자한다고 광고를 했지만, 사실상 '중국 몰빵'을 한 것으로 드러나 허위광고로 지탄받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 펀드' 역시 대규모 송사로 또다른 기록을 남길 것으로 전망된다.

◆ 지수 전망 모두 낙제점, 눈치보기가 화 불러

지난 연말 제시된 각 증권사들의 2008년 지수 전망 역시 투자자들이 갈 길을 잃고 헤매는 원인이 됐다. 첫 단추를 잘못 꿰고 안도하게 만들었고, 이것이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교보증권은 2008년 주가 예상을 1,500-2,200으로 제시했고, 한국투자증권 1,700-2,300, 삼성증권 1,715-2,100, 우리투자증권 1,800-2,450, 미래에셋증권 1,800-2,400 등의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7년 연말 1,800대 후반으로 장이 마감한 데다가, 전년 대비 32%의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한 데 따른 고무된 전망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당시 당선이 유력하던 어느 대선 후보는 2008년 3,000포인트 도달을 장담하기도 하는 등 전반적 분위기가 고조 중이기는 했다. 하지만 이미 작년 가을부터 '서브 프라임 모기지'가 심상찮다는 위기의식이 고개를 들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인식은 전문가다운 분석능력보다는 낙관론 무임승차에 안주한 감이 없지 않다.

◆ 자료 못 믿는다 불신 팽배, '외국계 자료 맹신' 신드롬으로 번져

실제로 이러한 투자전문가들의 눈치보기는 지수 밴드 전망 외에도 각종 투자의견 리포트에서도 반복됐다는 비판이 없지 않다.

특히 '매도' 의견을 제시하는 데 인색한 증권사 리포트는 각 경제연구소가 서로 비슷하게 의견을 맞추는 '마사지' 논란과 함께 한국 경제-증시의 오랜 문제로 꼽혀 왔다.

이로 인해 오히려 외국계 회사들이 빈약한 근거로 내놓는 매도 의견이 국내 증시에서 필터링 없이 받아들여져 기업들의 피해를 키우는 등 부작용도 상당히 나타나는 후속 문제가 금년 장에서는 두드러지기도 했다. 프랑스계인 크로요네 증권사는 GS건설에 대해 낮은 평가를 내려 해당사가 하루 동안 하한가를 기록하다가 다음날에야 회복하기도 했고, JP모건 역시 하나금융지주에 대한 공격적 리포트를 냈고 이것이 시장에서 신빙성 있는 자료로 맹신돼 하나금융과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유발하는 한 요인이 됐다.

◆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만, 시장 이탈 가져온다

이런 상황에서 미네르바가 내놓은 주가 폭락, 환율 앙등 전망이 증권 뿐만 아니라 경제 참여자들 전반에 받아들여진 것은 단순히 적중 확률이나 읽는 재미 뿐만 아니라 정보의 비대칭 문제를 해소해 줬다는 점에도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이 접할 수 있는 자료를 이용, 설명을 제시하는 그의 전망은 비록 연중 코스피 500선이라는 전망이 비껴나가는 것으로 일단 2008년을 마감했지만, 상당한 논란거리를 남겼다.

일부 증시전문가들의 경우 "비관적 전망은 그 전에도 있었고 이 정도 전망은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폄하하기도 했지만, 이들 조차도 해석 능력 등에는 공감을 표하는 등 적잖은 과제를 남겼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기관들이 전망한 윈도 드레싱과 12웡 산타랠리, 1월 효과 등이 기대만큼 효과를 내지 못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로 해석된다. 사실상 '조정'과 '꾸미기'로 요약할 수 있는 윈도 드레싱과 산타 랠리, 1월 효과 등에 이미 극심한 폭락장을 겪은 투자자들로서는 선뜻 동참하기보다는 후폭풍을 우려, 관망세를 보인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는 일부 전문가들이 오히려 추쇄적 투자보다는 안정적인 관망을 유도한 것도 주효한 것으로 읽힌다.

이렇게 과도한 낙관론에 대해 근본적 회의감이 뿌리내린 2008년 시장의 효과를 딛고, 2009년 증시가 개인 투자자들을 어떻게 흡수할지 주목된다. 내년도에 경기 하강이 저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경제 회생에 대한 기대감으로 기울지, 안정 자산 열풍에 치중한 한 해를 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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