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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한화, 대우조선 인수 줄다리기 이제부터

한화 요구조건 산은측 28일 대부분 거절,향배에 촉각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8.12.28 17:58:59

[프라임경제] 산업은행이 한화와의 대우조선해양 매각 본계약을 당초 29일에서 내년 1월30일로 한달간 연기하는 새 카드를 제시했다. 이로써 한화와 산업은행간 협상은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산은은 28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29일 본계약을 체결하지 않아도 양해각서 해제 등 매도인의 권리행사를 내년 1월30일까지 한달 정도 여유를 갖고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본계약 체결을 한달 뒤로 말미를 줌으로써, 한화에 자금조달을 위한 시간을 준 것이다. 일단 한화의 향후 자구노력 여하에 따라 대우조선 매각이 성사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하지만 한화가 당초 요구한 조건들을 수용한 것이 아닌 시간 제공이어서 이를 계기로 오히려 산업은행과 한화간 줄다리기가 더 치열해질 것으로도 보인다. 

◆ 경제침체로 한화, 자금 확보 어려움 확대

한화그룹은 그간 6조 4,000억원의 대우조선 인수대금 조달방안으로 자체자금 약 1조억원과 함께 대한생명 지분 매각으로 1조원을 더 마련한다는 방침이었다. 아울러, 장교동 본사 빌딩과 소공동 빌딩, 캘러리아 백화점, 한화리조트 매각 등을 통한 조달과 함께, 나머지 자금에 대해서는 재무적·전략적 투자자를 통해 조달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렇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대한생명 주식이 추락했고, 장교동 빌딩, 갤러리아백화점 등도 상당한 손실을 감수하고 헐값으로 내놓아야 할 상황이다.

산업은행측은 "자체적으로 추산해 놓은 (한화자산) 매입가격이 있다"는 입장이어서 갤러리아백화점 등이 매입대상이 될 것으로 보이나, 아직 미지수다. 더욱이 한화 측 자산을 담보로 한 대출 등 자금 지원은 하지 않을 생각임을 분명히 밝혔다.

◆ 산은, 한화 희망사항 '거절', 양측 줄다리기 시작될 듯

이로써, 한화가 당초 매각해 인수자금을 납부하겠다고 밝힌 대한생명 주식, 인천 부동산, 장교동 사옥 빌딩, 갤러리아 백화점 등을 인수할 용의는 있으나, 이를 담보로 대출을 해줄 용의는 없다고 산업은행측이 선을 그은 셈이다.

산업은행은 아울러, 한화측이 요구한 잔금 분할 납부와 인수가격 인하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혀, 대우조선 매각 결렬 가능성이 남게 됐다. 

한편 이런 산업은행측 입장 표명에 대해 대해 한화그룹은 현재 "관계사 이사회에서 의결한 바와 같이 제반 현실적 난관을 풀기 위한 방법에 대해 당사자간의 추가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밝혀 산업은행측 태도에 별반 만족스럽지 않음을 시사했다.

또한 이러한 한화측 견해는 결과적으로 보면 한화가 바라는 '실사 후 본계약, 대금납부조건 완화' 등의 희망 조건(지난 주 입장)에서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도 읽힌다. 

계약금 3,000억원을 날리더라도 인수조건 완화가 없다면 차라리 이를 포기하는 것도 방안이라는 완강함마저 읽히는 상황이다.

이는 지난 26일 인수 난항 문제에도 불구, 한화그룹주가 오히려 상승하는 등, 한화가 전반적인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인수전에서 물러나는 것이 낫다는 시장 판단이 없지 않은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인수전에서 맞붙었던 GS와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나머지 당사자들도 경제침체 이전의 조건으로 다시 대우조선 인수에 다시 응할지도 미지수라는 점도 협상에서 한화가 눈여겨 보는 관건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측의 압력이 일단 시작돼 한화가 수세에 몰리는 모양이 연출된 가운데, 시일 연기를 통한 압박 전략과 한화측의 경제 사정 변화로 인한 배짱 전략이 어떻게 접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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