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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하동군수 선거 '반장 선거' 수준 네거티브 넘어 비전으로 응답하라

 

하동군 악양면 박완제 | | 2026.04.02 16:18:45
[프라임경제] 다가오는 하동군수 선거를 바라보는 군민들의 시선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막중한 수장을 뽑는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선거가, 본질은 실종된 채 구태의연한 비방과 폭로전으로 점철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선거판을 지켜보노라면 과연 이것이 인구소멸의 위기를 극복해야 할 하동의 지도자를 뽑는 과정인지, 아니면 감정 섞인 초등학교 반장 선거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다.

정책은 실종되고 비방만 남은 서글픈 현실

선거는 본래 '누가 더 나은 내일을 만들 것인가'를 두고 벌이는 치열한 가치와 정책의 경쟁이다. 후보자가 가진 철학, 지역현안에 대한 통찰력, 그리고 이를 실현할 행정 능력이 검증의 핵심이 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일부 후보들의 행태를 보면 '내가 무엇을 하겠다'는 약속보다 '상대가 얼마나 부적격한가'를 부각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이러한 '마타도어(흑색선전)'식 공격은 단기적으로는 상대에게 타격을 줄 수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하동군 정치 전체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조장한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부풀려진 의혹 제기는 유권자의 눈과 귀를 가려 올바른 선택을 방해하며,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하동군민의 몫으로 돌아온다. 정책 검증의 기회를 박탈당한 군민들이 감정적 판단으로 투표장에 서게 되는 비극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공(功)은 인정하고 과(過)를 논하는 성숙한 자세

특히 우려스러운 지점은 현직 군수와 현 행정에 대한 평가가 정파적 이해관계에 매몰돼 극도로 편향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행정에는 공과 실이 공존하기 마련이다.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냉철한 비판과 대안 제시가 필요하지만, 하동의 발전을 위해 일궈낸 분명한 성과마저 폄훼하고 외면하는 것은 건강한 정치 비판이 아니다.

공은 공대로 인정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건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후보자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도리이자 품격이다. 

잘한 점을 인정할 줄 모르는 후보가 어떻게 타인을 설득하고 하동의 복잡한 현안들을 조율해 나갈 수 있겠는가? 이제는 상대를 깎아내려 내가 올라서려는 '제로섬(Zero-sum) 게임'이 아니라, 지역의 전체 파이를 키우는 '플러스 정석'의 정치를 보여줘야 한다.

정치는 신뢰의 언어, 군민은 속지 않는다

정치는 결국 신뢰를 먹고 산다. 근거 없는 비방과 과도한 공격은 일시적으로 상대를 흔들 수 있을지언정, 후보자 본인의 신뢰라는 가장 큰 자산을 갉아먹는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 하동 군민들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누가 진정으로 지역의 소멸 위기를 고민하고 있는지, 누가 책임 있는 언어를 구사하며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지 뜬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지금 하동은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서 있다. 급격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 침체된 지역경제, 청년들의 유출까지 어느 하나 가벼운 현안이 없다. 후보들은 이제라도 비방의 늪에서 벗어나 하동의 미래 청사진을 구체화해야 한다.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줄 농업 정책은 무엇인지,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일 복지는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청년들이 돌아오는 하동을 위해 어떤 일자리를 만들 것인지 비전으로 승부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군민에 대한 예의이자 책임 있는 공직 후보자의 자세다.

유권자의 냉철한 이성이 하동의 미래를 바꾼다

유권자들 역시 감정적 호소나 자극적인 흠집 내기에 휘둘리지 않는 냉철함을 유지해야 한다. 후보가 내뱉는 말이 사실에 근거한 것인지, 그가 제시하는 공약이 실현 가능한 것인지 꼼꼼히 따져 물어야 한다. 

비난의 수위가 높은 후보가 아니라, 하동을 사랑하는 마음의 깊이가 깊고 준비가 잘 된 후보를 가려내는 혜안이 필요하다.

하동군수라는 자리는 지역의 향후 4년은 물론, 다음 세대의 운명까지 좌우하는 막중한 자리다. 더 이상 소모적인 비방전으로 점철된 '반장 선거' 수준에 머물러 있을 여유가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상대를 끌어내리는 정치가 아니라 하동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정치다.

특히 공정한 평가와 성숙한 경쟁, 그리고 정책으로 화답하는 선거 문화가 정착될 때 하동의 미래도 비로소 밝아질 것이다. 이번 선거가 하동의 도약을 알리는 진정한 정치 축제가 되기를 군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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