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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주 눈길,윈도드레싱효과는 설왕설래

[연말 주식시장]산타랠리 벌써 끝나나 우려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8.12.23 14:50:00

   
   
[프라임경제] 코스피 1,000선 붕괴 등 총체적 난국을 뚫어 온 한 해 증시였다. 직접투자나 펀드 모두 큰 손실을 내면서 '반토막'이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됐고, 한해 개인투자자들이 잃은 주가총액은 101조, 국내형 펀드 손실액이 27조원에 달했다(제로인 제공). 이런 상황에 해마다 훈훈하게 장을 받쳐 온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산타 랠리는 배당주 기대감으로 인한 주식 매수 효과로 인한 상승에 원드 드레싱이 더해져 나타나는 상승 현상이다. 26일까지 주식을 매수해 명의개서를 해야 정산 후 연말 배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수익이 우수한 종목을 중심으로 쏠림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윈도 드레싱의 경우는 기관 투자자들의 움직임을 반영해 차익을 노리는 방식이다. 펀드 손실 등을 메꾸기 위해 수익성이 좋은 종목으로 대거 바꿔치기를 하는 윈도 드레싱을 따라 주가가 변동하는 것을 이용하는 것.

특히 올해는 주가 대폭락으로 하락폭이 실적 효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정도로 컸고, 이로 인해 배당액이 커질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더욱이 주가 하락으로 인해 조금이라도 실적을 조절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투자자들을 억눌러 원도 드레싱이 활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배당주, 실적 좋은 주식에 주목

한 해 내내 불안했던 주식 시장, 이런 흐름은 실적 불안으로 더 낙폭이 커진 감이 있다. 하지만 이 와중에도 견조한 실적을 올린 탄탄한 기업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을 올린 회사들 중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은 외국인들이 관심을 크게 보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부 실적 문제로 기관 투자자 등도 관심을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김철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22일 연말 5% 이상의 연말배당수익률이 기대되는 종목 중에서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모멘텀을 갖춘 종목을 추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KT, 대우건설, 강원랜드, 현대미포조선, 한화석화, 세아베스틸, 금호타이어, GS홈쇼핑, 진로발효, YBM시사닷컴, HRS 등이 기대주로 지목됐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나?" 원도드레싱 여부에 의문론 솔솔

하지만 연말 산타 랠리를 떠받치는 한 축인 원도드레싱에 대해서는 그 효과가 이번 연말에도 발생할 것인지 의견이 일치하지 않고 있다.

원도드레싱을 기대하는 전문가들은 대체로 적은 자금으로 주가를 올릴 수 있는 종목에 주목하라고 이야기한다. 박해성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주식형 펀드 대부분이 부진하지 않았느냐"면서 열악한 실적 상황을 감안할 때 어떤 형태로든 원도 드레싱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 어느 해보다 원도 드레싱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여럿 나오고 있다.

변종만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윈도드레싱효과를 기대하기 위한 종목은 대형주가 아닌 적은 자금으로 주가를 올릴 수 있는 종목"이라고 과거 원도 드레싱 예를 요약하면서, 오리온, 하이닉스, 삼성테크윈, 삼성엔지니어, 두산중공업, KCC, 신한지주가 이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원도 드레싱 자체가 일어날 것인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대신증권 봉원길 연구원은 23일 "원도 드레싱이 일어날지 자체를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금년 장 종료까지 거래가 1주일이나 남은 상황에서 벌써부터 논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는 것.

봉 연구원은 "윈도 드레싱을 일부 시도하기는 할 것"이라면서도 "펀드들이 아직 현금을 많이 갖고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으로 모두 원도 드레싱을 하기보다는 종가관리를 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결국 원드 드레싱 시도 자체도 내년 연초 유동성을 염두에 두고, 분위기 따라 가는 것인데, "22일과 23일처럼 주식 시장 분위기 자체가 안 좋은 경우는 오히려 기관들이 팔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증시가 올해 연말에 너무 빨리부터 이른바 '산타 랠리'를 기대하면서 올랐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연말 원도 드레싱을 이야기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미 이런 매수세는 가격에 일부 반영된 상황으로 해석할 수 있어, 지금 원도 드레싱 기대감으로 따라 사는 것이 옳은지는 바로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것.

◆1월 후폭풍에 대한 대비는 필수적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의 분석도 대체로 원도 드레싱이 기대된다 해도 무작정 추격 매수로 연결지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 연구원은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 우려도 높지만 다른 반도체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낫다는 점 등에서 윈도 드레싱이 기대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연구원은 "이는 미래에셋 펀드와 수위권을 다투는 삼성그룹주 펀드(한국투자증권) 같은 경우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삼성전자를 주도하는 게 쉽다든지 하는 여러 사정이 있다는 점을 종합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조건을 달았다.

이 연구원은 그런 점에서 볼 때, "내년 주가를 굳이 생각할 것 없이 윈도 드레싱이 여러 사정이 종합돼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 마디로 쉽게 예상하기도 어렵고, 보험이나 투신 등 기관의 향배를 관측해서 따라잡는 것도 쉬운 과제가 아닌 만큼, 오히려 물량을 줄여 내년 1월의 후폭풍을 대비할 필요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배당 기대감으로 수요가 연말에 몰린 것이든, 윈도 드레싱으로 연말 매수가 두드러진 것이든 간에 1월부터는 후폭풍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부연설명한다.

특히 내년 증시는 실적 악화 소식들로 인해 1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파상적으로 나오고 있느니만큼, 배당주나 윈도드레싱주는 연말 이익을 노린 후를 주의할 필요가 있다. 더욱이 윈도 드레싱이 크게 있을지 효과가 미미할지는 단언할 수 없지만, 만약 일반적인 분석처럼 예년보다 큰 전시효과를 만들어 낸다면, 그 다음에는 예년 이상의 하락추세를 각오해야 한다.

실제로 작년 연말, 금년 2분기, 금년 3분기에 윈도드레싱 등을 위해 투신권과 연기금이 동반 순매수를 했던 최고인기 종목들(07년 연말 삼성전자, 08년 2분기 LG디스플레이, 08년 3분기 하나금융지주)을 보면 다음 분기 초까지 상승폭을 반납하는 이상으로 떨어졌던 것을 알 수 있다(표 참조).

   
  <삼성전자 07.12.20~08.1.7 가격 변동 추세. 일부 윈도 드레싱 효과에 따른 상승이 없지 않으나, 곧 상승폭 이상으로 반납한 것을 알 수 있다.>  
   
  <08년 2분기 종료 직전부터 3분기 초기까지의 LG디스플레이 가격추세도 삼성전자의 지난 연말 가격추세와 윳한 패턴을 보였다.>  
   
  <08년 3분기 말기부터 4분기 초반에 투신과 연기금이 순매수를 가장 많이 했던 하나금융지주 역시 윈도드레싱 이후 가격 하락 경향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윈도 드레싱과 배당 등에 따른 산타 랠리를 기대하되, 이것이 의외로 빨리 사그라들 가능성과, 사그라든 이후에 대한 대비도 충분히 한 포트폴리오를 짜라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차원에서 "주식 비중 확대도 좋지만 수익률 관리에 나서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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