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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값 낮추고 접근성 높인다…제네릭 인하에 업계 '촉각'

제네릭 산정률 53.55%→45% 단계 인하…11년간 2.4조 절감 전망

박선린 기자 | psr@newsprime.co.kr | 2026.03.27 10:34:17
[프라임경제] 정부가 주요국 대비 높다는 지적을 받아온 복제약(제네릭) 가격 구조를 전면 손질하며 약가 인하에 나선다. 동시에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 장치도 강화한다.

제네릭 난립 억제·R&D 인센티브 병행…약가제도 전면 손질

보건복지부는 26일 2026년 제6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심의·의결했다. 핵심은 제네릭과 특허 만료 의약품의 약가 산정률을 현행 53.55%에서 45%로 낮추는 것이다. 이미 등재된 의약품은 2012년을 기준으로 그룹을 나눠 업계 충격을 고려해 11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조정한다.

서울 종로5가의 한 약국 모습. © 연합뉴스


정부는 그간 높은 약가 구조로 인해 제네릭 중심의 과당 경쟁이 심화되고, 이 과정에서 건강보험 재정이 비효율적으로 지출된다는 지적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동일 성분 제네릭 난립을 억제하기 위해 '계단식 약가 인하' 적용 시점도 기존 20번째에서 13번째로 앞당기고, 과도한 품목 등재를 유도한 제네릭에도 약가 인하를 적용하는 '다품목 등재 관리' 제도도 도입한다.

다만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높은 혁신형·준혁신형 제약기업에는 각각 49%, 47%의 약가 산정률을 적용하고 4년, 3년의 특례 기간을 부여한다. 약가 인하에 따라 환자 본인부담금은 약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단계적 인하가 완료되면 건강보험 재정 절감 규모가 연간 2조4천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 기간은 기존 최대 240일에서 100일 이내로 단축된다. 환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약가 유연계약제 적용 대상도 신규 신약, 특허 만료 오리지널, 바이오시밀러 등으로 확대된다. 혁신형 제약기업에는 최대 4년간 약가 가산 60%, 새로 도입되는 준혁신형 기업에는 50% 가산이 적용된다.

필수의약품 공급 안정 대책도 병행된다. 퇴장방지의약품 지정 기준을 개선하고 직권 지정과 원가 보전 기준을 현실화하는 한편, 공급 비중이 높은 기업을 ‘수급안정 선도기업’으로 지정해 최대 4년간 약가 우대를 제공한다. 정책적 필요성이 큰 의약품에는 최대 68% 수준의 약가 우대와 함께 10년 이상의 지원 기간도 보장할 방침이다.

정부는 관련 법 개정을 거쳐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며, 기존 등재 의약품의 약가 조정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착수한다. 또한 건정심에서는 화상, 수지접합, 분만, 소아, 뇌혈관에 더해 알코올 분야를 포함한 24시간 필수의료 지원사업 확대도 함께 의결했다.

수익성 악화 vs 접근성 개선…엇갈린 평가 속 긴장 고조

이번 개편안에 대해 제약·바이오 업계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네릭 약가 산정률이 당초 예상보다 일부 상향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전반적인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업계는 약가 인하가 매출 감소를 넘어 영업이익 축소로 직결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R&D 투자 위축과 고용 감소, 필수의약품 생산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한다.

특히 인건비와 원료비, 물류비 상승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약가까지 낮아질 경우 부담이 가중된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제약사들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비급여 의약품이나 미용 의료기기 등 이른바 '탈 급여' 분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동안 업계가 제시해온 약가 산정률 마지노선(48.2%)보다 낮은 수준으로 결정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는 약가 제도를 주요국 수준으로 합리화해 국민의 치료 접근성과 보장성을 높이고, 동시에 연구개발 및 필수의약품 공급에 대한 보상 체계를 강화해 산업 경쟁력도 제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와 정부 간 시각 차가 뚜렷한 만큼, 제도 시행 과정에서 진통은 이어질 전망이다. 제약업계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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