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브리핑에서 "한푼이라도 아껴 쓰자는 차원에서 '짠돌이 외교'를 펼쳐 총영사관 관저를 이용했다"고 전했다.
또 "정상회담 일정도 원래 1박하는 일정이었지만 우리가 당일에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겠다는 의견을 펴서 하루만에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부연설명했다.
이에 따라, 총영사관에 머물 당시 총영사관의 회의실, 민원접견실, 지하 다목적실까지 모두 이번 대통령 수행을 위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 9월 한승수 국무총리가 유엔총회 출장 당시 고급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에서 일부 일정을 수행해 논란을 빚은 것과, 현재 국내외 경제가 극히 좋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같은 소식은 안타까운 청와대 위상추락의 현주소라는 해석이다. 쇼맨십일 뿐이라는 네티즌들의 비판적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으나, 가장 큰 문제는 국가 위신이나 대통령 체면, 국가원수 안전 등까지 모두 접고 절약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정도로 청와대가 어려움을 겪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는 점이다.
청와대 이 대변인 역시 "통상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할 때 경호, 의전 등을 위해 호텔을 빌려 사용하는 것이 관례이나 한푼이라도 아껴 쓰자는 뜻에서......"라고 말해 경호 문제와 편의 등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부득이 감수하자는 결론을 청와대 관계자들이 낸 것으로 보인다.
의전과 경호 등을 모두 버리는 '낮은 모습'을 보여야 할 정도로 지난 번 한 총리 예산 낭비 문제가 부담감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더욱이 이미 이 대통령은 청와대 비품예산 과다지출 논란으로 최근 네티즌들로부터 지적을 받은 바 있어 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이번 총영사관 투숙 건은 정작 절약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은 부분을 구분해서 쓸 때는 써야 한다는 점에서 비판 대상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불미스런 사태를 일으킬 가능성을 0으로 만드는 데 판단 우선 순위를 둬야할 청와대와 그 직원들이 '정치적 판단'에 함몰됐다는 비판을 불러올 수 있다.
또 청와대 관계자들이 경호 등에 작은 우려사항이라도 있을 수 있는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인식한 상태에서 초강수를 두도록 건의했거나 혹은 그러한 대통령 자신의 결정을 추종했다면, 이번 일은 '직무유기' 논란까지도 비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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