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정보의 바다에서 관문(포털)이 되어 주는 포털사이트. 네이버, 파란, 다음 등 우리 나라 유명 포털들은 검색 기능 외에도 다량의 정보와 다른 사람들의 관심사를 보여주는 실시간 검색어 기능 등을 탑재하면서 메인 스트림을 보여주고 때로 그 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서고 있다.
하지만 이들 포털의 필터링과 자체 관리 과정에 정치적인 중립성 논란과 지나친 '눈치 보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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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이 최근 올해 최악의 인물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다가 정치적 민감성을 의식, 항목 변경을 해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 8일 오후 3시경에는 '화제의 인물'에서 '최고의 인물 1위'로 김연아가, '최악의 인물 1위'로 이명박 대통령이 꼽히며 투표가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이 결과는 오후 6시경 '최고의 인물'에 노 전 대통령, ‘최악의 인물’에 이 대통령이 노출되는 결과로 진전됐다.
한발 더 나아가, 파란은 결국 이날 저녁 7시50분경 '화제의 인물' 코너에서 국내 정치 관련 인물을 모두 삭제했다. 최악의 인물 순위대로 나타나던 이 대통령, 강만수 재정부 장관, 유인촌 문화부 장관 등은 모두 공정택 교육감, 어청수 경찰청장 등의 이름과 사진이 모두 목록에서 사라졌다.
파란은 서비스 방식을 바꾸면서 "부적절한 트래픽 발생으로 인해 화제의 인물을 화제의 스타로 변경한다"라고 공지했다. 갑자기 트래픽이 증가해 투표쏠림이 나오면서 공정성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설명인 셈이다.
하지만 파란은 역시 "결과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이 우려돼 투표 방식을 변경했다"고도 언론들을 통해 추가설명했다.
문제는 이 두 가지 해명 모두 적절한 답변이 되지 못한다는 것. 파란측은 이미 중복 투표를 막기 위해 한 아이피 당 하루에 한번씩만의 투표를 허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해킹은 없었다고 파란측은 인정하고 있다.
이는 비정상적인 투표가 설사 일어나 강만수 재정부 장관 등 정치인이 압도적인 순위로 비인기인으로 등극한다 해도, 어쨌거나 다량의 아이피가 투표에 나선 것이라는 뜻이다. 한 아이피나 몇 개의 아이피가 비정상적으로 여러 투표를 한 게 아니면, 이런 투표 역시 인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를 단순히 '부적절한 트래픽'으로 지칭하는 관점에 문제가 있다는 것.
더욱이 처음부터 정치인들을 후보로 올린 자체가 정치성을 띠는 것인데, 그 결과를 놓고 정치적 악용을 논하는 자체도 균형이 맞지 않는다. 이미 후보 선정 과정에서 더 신중함을 기해 정치색을 아예 배제하거나, 혹은 넷심을 정확히 반영하는 (다소 정부 및 여당과 껄끄러운 답이 나오더라도) 게 온당한 것이지 결과에 뒤늦은 정치색 배제를 논하는 것은 파란이 애초 '실수'를 했다는 것을 인정하거나 아니면 나중에 '눈치보기'에 돌입했다는 의혹을 낳기에 충분하다.
◆정치적 중립이라는 표현이 눈치보기나 무관심까지 포함하지는 않아
이렇게 국내 유명 포털들이 정치적인 함의가 많은 문제는 의도적으로 외면하거나 과도하게 필터링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최근 강화일로에 있는 정보통신망법 개정 방향 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포털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정통망법 개정 문제로 인해 포털은 규제당국인 정부 눈치를 더욱 보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이런 상황에서 조그만 문제라도 알아서 제어하는 현상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정치적 중립이 눈치보기나 무관심까지 감싸는 표현이 아니라는 점에서 볼 때, 이번 파란 해프닝은 포털들이 금년에 보인 정치권 관련 정보 처리 방식에 개선 논의를 불붙이는 촉매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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