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양증권은 11일 녹십자(006280)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인 '알리글로'가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며 수십조원 규모의 미국 면역글로불린(IG) 시장의 새로운 플레이어로 떠오른 가운데, 유사 기업 대비 현저히 낮은 시가총액을 기록하고 있을 만큼 밸류에이션 최저점 수준에 있어 투자하기 매우 좋은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녹십자의 면역글로불린 신약 '알리글로'는 2023년 말 FDA 허가를 득하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판매가 시작됐다. 지난해 하반기 매출만 3600만 달러(약 530억원)이었으며, 올해는 3분기까지 누적으로 5600만 달러(약 82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양증권에 따르면 '알리글로'의 하이라이트는 올해 4분기다. 4분기에만 약 4200만 달러(약 618억원)을 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올해 누적 매출이 무려 9800만 달러(약 1441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또 다른 국산 FDA 신약인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나 셀트리온의 '짐펜트라'보다도 훨씬 빠른 성장 속도다.
오병용 한양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10조원 SK바이오팜 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세노바메이트'의 경우 출시 후 분기매출 500억원을 돌파하기까지 12분기가 걸렸고, 여전히 높은 가치를 받는 셀트리온 '짐펜트라'는 출시 이후 6분기가 지났으나 아직 분기매출 300억원을 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리글로'는 출시 2개 분기 만에 매출액 300억원을 넘어섰고, 출시 6개 분기인 올해 4분기에 매출액 600억원 돌파 예정이다. 내년 매출액 목표치는 무려 1억6000만 달러(약 2350억원), 2028년 목표치는 3억 달러(4400억원)에 달한다"며 "연매출 1조원 매출 블록버스터도 노리고 있다. 국산 신약의 역사를 전부 갈아치울 기세"라고 강조했다.
면역글로불린 약물은 사람의 혈액에서 혈구를 제거하고 남은 액체성분인 혈장(Plasma)에서 항체 (IgG)를 정제해 모아 만든 약물이다. 면역이 약한 환자에게 항체를 직접 넣어주는 방식이다. 따라서 선천성 면역결핍증(PI), 다발신경병증(CIDP), 중증근무력증(MG), 면역혈소판감소증(ITP) 등 수많은 면 역 질환에 면역글로불린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다.
사용 범위가 광범위하고, 환자는 계속 늘어나는데 혈장 공급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면역글로불린은 미국에서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대표적인 의약품 분야다. 따라서 시장 규모가 팽창하고 있으며, 그램(g)당 평균 약가도 매년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약 140억 달러(20조원)이던 미국 시장 규모는 2030년 200억 달러(약 29조원) 수준으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현재 미국시장을 선도하는 상위 4개 기업들의 매출은 약 2조8000억원~5조9000억원에 달한다"며 "동사는 면역글로불린 제제를 FDA로부터 승인받은 글로벌 7번째 기업으로 확인된다. 따라서 '알리글로'가 가장 최신 제품"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게다가 '알리글로'는 혈전 유발을 방지하는 특장점도 보유하여 상대적으로 고가 제품으로 팔리고 있다. 시장 진입이 쉬운 공급자 우위의 IG 시장에서 점유율을 단 2%만 차지해도 수천억원의 매출이 가능한 스토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녹십자 보다 먼저 2019년 면역글로불린 치료제 'ASCENIV'와 'BIVIGAM'을 허가 받은 미국의 ADMA 바이오로직스(Biologics)는 2019년 매출액이 2930만 달러(약 430억원)에 불과했으나, 출시 4년차에 1억5400만 달러(약 2266억원), 6년차에 매출액 4억2600만 달러(6268억원)을 달성했다.
주가도 당연 폭등해 현재 시가총액은 6조9000원에 달한다. ADMA에 따르면 미국 면역글로불린 시장에서 ADMA의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2%에 불과한 상황이다. 면역글로불린 시장이 그만큼 크고, 시장 침투 여력도 방대하다는 뜻이다.
오 연구원은 "동사의 '알리글로'는 미국에서 가장 최신이자 고가의 IG 제품으로써 미국에 포지셔닝 해 초기 매출 속도가 ADMA보다 빠르다. ADMA처럼 시장의 2%만 침투해도 수천억의 매출이 가능한 상황"이라며 "녹십자의 시가총액은 1조5000억원에 불과하며, 아직까지 '알리글로' 가치가 전혀 반영되어 있지 않다. 투자하기 매우 좋은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동사 주가는 내년 컨센서스 기준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27.8배, 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최저점 수준이다. 또한 올해 코스피가 72.3% 오르는 동안, 동사 주가는 반대로 24.7% 하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매수하기 부담 없는 자리다. '알리글로'의 급격한 성장이 시장에 알려지면 밸류에이션은 단숨에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