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KB증권은 11일 현대로템(064350)에 대해 페루와 K2 전차 및 K808 차륜형 장갑차 수출 총괄합의서를 체결하며 중남미 방산 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며 글로벌 수주 확대 모멘텀이 한층 강화됐다고 평가했다.
현대로템은 철도차량·방산·플랜트 사업을 영위하는 종합 중공업 기업으로, 방산 부문에서는 K2 전차와 차륜형 장갑차, 무인체계 등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럽 방산 수출을 넘어 중동·중남미 등 신규 시장으로 수출 영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현대로템은 최근 페루 정부와 K2 전차 54대, K808 차륜형 장갑차 141대 등 총 195대를 공급하는 내용의 총괄합의서(Framework Agreement)를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합의는 중남미 지역 방산 수출 가운데 최대 규모로, 이행계약까지 체결되면 K2 전차가 중남미에 처음 진출하는 사례가 된다. 양국은 내년 6월까지 이행계약 체결을 목표로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계약 금액도 대형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언론에 따르면 K2 전차 단일 계약 규모만 부품·탄약·후속군수지원 등을 포함해 약 19억달러(2조8000억원)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K808 차륜형 장갑차까지 포함하면 전체 계약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지난해 페루가 K808 30대를 6000만달러에 계약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141대 계약은 최소 2억달러 이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2022년 폴란드 수출 사례를 보면 총괄합의서 체결 이후 1~4개월 내 이행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며 "이번 페루 건 역시 유사한 속도로 진행될 경우 늦어도 내년 1분기에는 본계약 체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수주는 향후 추가 수출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이번 총괄합의와 별도로 페루 정부는 K2 전차와 K808 장갑차를 추가로 대량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페루는 중남미 국가 가운데 한국 방산 무기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국가로, 항공·함정 분야까지 협력이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항공우주(KAI)는 KT-1 기본훈련기 20대를 페루에 수출한 데 이어 FA-50과 KF-21 패키지를 제안 중이며, HD현대중공업은 페루 국영조선소와 함께 해군함정 건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K-방산 전반의 중남미 확장 흐름 속에서 현대로템의 이번 수주는 상징성과 실익을 모두 갖춘 성과라는 평가다.
정 연구원은 "유럽에 집중됐던 K2 전차 수출이 중남미로 확대됐다는 점에서 시장 다변화 측면의 의미가 매우 크다"며 "페루 수출이 본계약으로 이어질 경우 현대로템의 중장기 수주 잔고와 실적 가시성은 한 단계 더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