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흥국생명이 이지스자산운용 매각 주간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가 중국계 사모펀드(PEF) 힐하우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것과 관련, 강한 유감을 표하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예고했다.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에 참여했던 흥국생명이 매각 절차 공정성 훼손을 주장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 연합뉴스
9일 흥국생명은 입장문을 통해 "당초 주주대표와 매각주간사가 본입찰 전에 '프로그레시브 딜(progressive deal)'을 적용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며 "흥국생명은 이를 믿고 지난달 11일 본입찰에서 최고액을 제시하며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프로그레시브 딜은 본입찰 이후 잠재 인수 후보 간에 추가 가격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흥국생명에 따르면 본입찰에서 약 1조500억원 최고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힐하우스는 9000억원대 중반 수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매각주간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미루던 중 힐하우스 측에 추가 제안을 요구했고, 힐하우스는 이를 거쳐 1조1000억원 규모로 가격을 끌어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흥국생명은 이 과정에서 "입찰 금액이 외부에 유출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고가 입찰자인 자신을 배제하고 힐하우스와만 별도 가격 경쟁을 진행한 것 자체가 공정성 훼손이라는 주장이다.
강도 높은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이번 선정 결과에 대해 "한국 부동산 투자 플랫폼을 겨냥한 중국계 PEF와 거액 성과보수를 노린 외국계 매각주간사가 공모한 합작품"이라며 "매도인의 재량 범위를 넘어 자본시장의 신뢰와 질서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입찰 과정에서 주주대표와 매각주간사가 보여준 기만과 불법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법적 대응을 포함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최대 부동산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 인수전은 1조원대 몸값이 예상되는 대형 거래다. 최종 인수 대상자인 힐하우스와 흥국생명 간의 가격 격차, 주간사의 절차 신뢰성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매각 작업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