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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차량 시스템화, 대안은 임베디드 보안" 박한나 모빌위더스 대표

FoD·V2X·자율주행 파고드는 車 제어기 보안…PQC·국정원 검증 암호 탑재, 글로벌 진출 시동

김우람 기자 | kwr@newsprime.co.kr | 2025.12.04 15:42:01
[프라임경제] 인공지능·전기차 확산으로 차량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한 대 안에 여러 전자제어장치와 소프트웨어가 집약되면서 차량은 이동수단에서 '움직이는 컴퓨터'에 가까운 시스템이 됐다. 자연스럽게 차량 보안에 대한 요구 수준도 높아지는 흐름이다.

박한나 모빌위더스 대표. ⓒ 모빌위더스


딥테크 스타트업 모빌위더스(대표 박한나)는 이 변화를 정면으로 겨냥한다. 차량 보안을 미래 모빌리티 산업 핵심 인프라로 판단, 차량 제어기 단계 보안에 특화된 임베디드 기술을 전면에 내세운다.

박한나 대표는 현재 모빌리티 시장을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차(SDV) 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라고 진단한다. 

박 대표는"차량은 이제 완전히 소프트웨어 중심 기계가 됐다"라며 "기능도 OTA로 올리고 내리는 시대인데 보안을 선택 사항으로 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모빌위더스의 차별점은 차량용 제어기에 직접 탑재되는 경량 보안 기술이다. 미국과 유럽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협력하면서, 실제 차량 제어기 환경에 맞춘 보안 모듈을 설계한다. 서버나 클라우드 경계가 아니라 차량 내부 ECU(전자제어장치)가 1차 방어선이라는 관점이다.

현재 모빌위더스 확보 핵심 기술은 세 축으로 요약된다. 첫째는 차량 제어기용 위변조 방지·무결성 검증 기술이다. 제어기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와 설정 값이 공격이나 오류로 바뀌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승인되지 않은 코드 실행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불법 개조와 악성 코드 주입을 사전에 막는 구조다.

둘째는 양자내성암호(PQC) 기반 암호 모듈이다. 차량 한 대가 10년 이상 도로를 달리는 점을 감안, 양자컴퓨터 상용화 이후까지 고려한 암호 체계를 준비하는 전략이다. 

박 대표는 "차량은 한 번 판매되면 장기간 운행된다"라며 "미래의 컴퓨팅 환경까지 감안한 보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PQC를 초기 설계부터 반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셋째는 국가정보원 검증 암호모듈 기반 보안 소프트웨어다. 공공·금융·국방 등 높은 보안 등급이 필요한 영역에서도 바로 쓸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한다. 회사는 차량 제어기 보안 기술, PQC 모듈, 국정원 검증 암호 SW를 실제 프로젝트에 적용하면서 레퍼런스를 쌓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본다.

박 대표는 "임베디드 보안은 단기 학습으로 따라잡기 어렵다"라며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쌓인 기술과 경험이 곧 진입장벽이자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모빌위더스가 가장 주목하는 시장은 보안과 안전이 사실상 같은 의미를 갖는 영역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FoD(Function on Demand)다. 특정 기능을 소프트웨어로 잠근 뒤, 구독이나 개별 결제를 통해 잠금이 풀리는 구조다. 시트 마사지, 출력 강화, 일부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기능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박 대표는 "차량 기능이 구독·구매 대상이 되면, 그만큼 불법 해킹과 우회 시도도 같이 늘어난다"라며 "한 번 뚫리면 제조사와 소비자가 모두 피해 본다. 처음부터 제어기 단계에서 막는 구조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차량과 차량, 차량과 인프라가 정보를 주고받는 V2X 통신도 보안 부담이 큰 영역이다. 신호체계와 도로 인프라, 주변 차량과 주고받는 메시지가 위변조되면 사고 위험이 커진다. 제어기 수준 암호·인증 기술은 이런 위험을 줄이는 안전망 역할을 맡는다.

고성능 컴퓨팅 기반 자율주행에서는 보안의 무게가 더 커진다. 센서 데이터와 주행 알고리즘이 공격을 받으면 차량 판단 자체가 어긋날 수 있어서다. 모빌위더스는 △FoD △V2X △자율주행을 관통하는 공통 축을 '보안이 곧 안전 기준이 되는 구간'으로 보고 있다.

실행 측면에서의 성장 동력도 확보했다. 특히 인천테크노파크 미래차센터가 주관하고 탭엔젤파트너스가 운영하는 '미래차 대중소 기업 상생 브릿지 액셀러레이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며 성장에 날개를 달았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기업·중견기업과 함께 실차 제어기 기반 PoC(기술 검증)를 진행하고 있다.

모빌위더스는 차량에서 쌓은 임베디드 보안 노하우를 △중장비 △산업제어 △로봇 △선박 등으로 넓히는 전략을 세웠다. ⓒ 모빌위더스



실제 차량 환경에서 보안 모듈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기존 시스템 통합 과정에서 충돌이 없는지까지 확인하는 단계다. 

박 대표는 "PoC 단계에서 실차 적용 가능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검증하고 있다"라며 "큰 기업과 함께 진행하는 만큼 상용화 전환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또 IBK기업은행(024110)의 창업 육성 플랫폼 'IBK 창공' 마포 14기에도 선정돼 성장 기반을 넓혔다. 이 과정에서도 탭엔젤파트너스가 함께 지원하면서 △투자 △사업화 △네트워크 측면에서 추가적인 도움을 받고 있다.

모빌위더스는 설립 2년 남짓한 시간 동안 기술성과 사업성을 동시에 입증했다는 평가를 의식한다. 회사는 임베디드 보안이 지식과 경험 축적이 필수인 영역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단기간 추격이 어려운 만큼, 축적된 기술과 프로젝트 이력이 곧 진입장벽이 된다는 판단이다.

향후 5년 계획도 비교적 뚜렷하다. SDV와 자율주행 보안 분야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해외 반도체 기업과 완성차, 티어1 부품사와 공동 PoC를 늘리는 구상이다. 국내에서 검증한 기술을 글로벌 플랫폼까지 확장하는 그림이다.

차량 제어기 기반 보안 솔루션의 본격 상용화도 추진한다. 현재는 복수 프로젝트에 파일럿 형태로 들어가는 수준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특정 차량군이나 차종 전체에 기본 탑재되는 구성을 목표로 한다.

응용 분야의 확장 계획도 준비 중이다. 모빌위더스는 차량에서 쌓은 임베디드 보안 노하우를 △중장비 △산업제어 △로봇 △선박 등으로 넓히는 전략을 세웠다. 이들 산업 역시 네트워크에 연결된 '스마트 머신'으로 전환되는 중이라 차량과 유사한 보안 수요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보안 솔루션을 파는 회사로 남고 싶지 않다"라며 "모빌리티 산업 전체가 안심하고 기능을 확장할 수 있는 기반 기술을 제공하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당부했다.

차량 전장화와 서비스화가 가속하는 지금, 보안은 더 복잡해지고 동시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모빌위더스가 쌓아가는 임베디드 보안 기술이 SDV·자율주행 시대의 '보이지 않는 안전벨트'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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