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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AI가 컨택센터 90% 바꾼다" ECS텔레콤·NICE, CCaaS 우수성 소개

현해남 대표, CX·ROI·EX 4대 가치 '불변' 천명…에이전틱 AI·CEP·ECP-AI로 한국형 AI 전략 제시

김우람 기자 | kwr@newsprime.co.kr | 2025.12.03 13:06:19
[프라임경제] "컨택센터 역할의 최소 50%, 많게는 90%까지 AI가 대신하는 시대가 온다."

ECS텔레콤·NICE가 공동 개최한 'AI가 주도하는 고객 경험 혁신'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현해남 ECS텔레콤 대표. = 김우람 기자



3일 서울 용산드래곤시티. ECS텔레콤(대표 현해남, 067010)이 글로벌 CX 기업 NICE와 함께 'AI가 주도하는 고객 경험 혁신' 세미나를 열고 AI 기반 클라우드 컨택센터(CCaaS)의 현재와 가까운 미래를 소개했다.

현해남 ECS텔레콤 대표는 "이 분야에서만 26년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유행은 계속 바뀐다. 다만 컨택센터의 본질은 그대로다"라고 강조했다. AI를 또 하나의 유행 기술이 아닌 "고객센터 운영 방식을 근본적으로 다시 짜는 힘"이라고 규정했다.

현 대표는 컨택센터가 어떤 기술 변화 속에서도 지켜야 할 '4대 불변 가치'를 먼저 짚었다. 고객이 언제든 쉽고 빠르게 연결되는 접근성. 다시 이용하고 싶을 만큼 신뢰를 주는 정확한 응답. 상담사와 운영 인력이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 환경. 통계와 지표, 각종 데이터의 신뢰도다. 

그는 "기술이 아무리 달라져도 CX와 비용 최적화, 상담사 경험, 정확한 데이터라는 네 가지 기준은 과거에도 중요했다. 앞으로도 변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현 대표는 AI 컨택센터(AICC) 시장 구도도 직접 정리했다. 현재 시장을 세 축으로 봤다. AI 기술로 출발한 스타트업. 통신사·대형 IT서비스(ITO) 기업. ECS텔레콤·NICE 같은 도메인 전문사다.

통신사와 대형 IT 기업에 대해서는 "국내 대기업은 'AI를 해야 한다'는 과제 때문에 이 시장에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컨택센터가 그룹 차원의 AI 과제를 시험하기 좋은 영역이라는 분석도 더했다.

반면 ECS텔레콤·NICE와 같은 도메인 전문사는 "고객센터가 왜 존재하는지, 어떤 지표가 중요한지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온 회사"라고 설명했다. "AI 자체는 새로 익혀야 하는 영역"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고객 입장에서 필요한 파트너는 이 업에서 오래 버틴 회사"라고 말했다. M&A나 단기 엑시트를 목표로 하지 않는 회사. CX·ROI·EX를 끝까지 고민하는 회사가 진짜 파트너라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AI 도입 방식에 대한 방향도 분명히 했다. 현 대표는 "AI 모델이 매주 새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온프레미스로 AI를 직접 올리는 방식은 효율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센터 데이터와 인력을 계속 연결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성능을 수시로 점검하고 개선해야 하는 특성상 서비스형 AI 구조가 맞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월 구독료만 받는 구조를 서비스형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투자 회수 시점과 효과를 함께 설계하는 모델을 서비스형 AI의 기준으로 제시했다.

현 대표는 "ECS텔레콤과 NICE는 컨택센터 도메인 업력을 합치면 65년"이라고 밝혔다. "국내 1위 도메인 업체와 글로벌 1위 업체가 한국 시장에 맞는 서비스형 AI 모델을 만들고 있다.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한국 고객센터에 가장 현실적인 AI 모델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기조 발표는 마크 해링턴(Mark Harington) NICE 인터내셔널 프리세일즈 부사장이 맡았다. 그는 카카오 캐릭터를 예로 들었다. "한국에는 많은 캐릭터가 있다. 오늘은 사람과 AI가 함께 고객에게 멋진 여정을 선사하는 이야기다"라고 소개했다.

해링턴 부사장은 "오늘날 고객은 두 가지를 원한다. 차별화된 최고의 경험. 그리고 진짜 자동화"라고 정리했다. 자동화 개념도 다시 정의했다. 단순 챗봇 응답이 아니라 고객 곁에서 24시간 붙어 있는 지원이라는 설명이다. 고객이 선택하는 어떤 채널에서도 문제 전체를 보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미다.

발표하는 마크 해링턴 NICE 부사장. = 김우람 기자


이어 CX 시장 판도를 바꿀 '6대 트렌드'를 제시했다. AI 에이전트가 고객 경험의 전면에 나서는 흐름. 인간 상담이 프리미엄 상담과 고급 서비스 영역에 집중되는 재편. CCaaS와 CRM을 통합한 고객 참여 플랫폼(CEP) 부상. 자동화 범위가 컨택센터를 넘어 프론트·미들·백오피스 등 전사 프로세스로 확대되는 변화. 부서별 AI 에이전트 팀이 하나의 조직처럼 협업하는 구조. 사람 개입 없이 시스템끼리 직접 소통하는 '머신 투 머신' 대화 확산이다.

해링턴 부사장은 "2027년 전까지 콜센터에 전화를 걸면 1차·2차 응답은 대부분 AI가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간 상담은 럭셔리 브랜드나 프리미엄 여행 상담 등 고부가가치 영역에 남을 수 있다고 봤다.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받는 고급 서비스가 된다"는 설명이다.

기업에 필요한 새 직무도 언급했다. 그는 "AI 트레이너, AI 감독관, AI 여정 전략가, AI 윤리 담당 같은 역할이 필요해진다"고 말했다. 기술 벤더에 대해서는 "단순 솔루션 공급 단계에서 벗어나야 한다. AI를 관리하고 관찰하고 설명하는 도구를 갖춘 오케스트레이터 역할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AI 에이전트의 개성도 화두에 올렸다. 해링턴 부사장은 "부드럽게 말하는 AI, 빠르게 정리하는 AI, 예의 바른 AI 등 다양한 성격을 가진 에이전트가 등장하게 된다"고 전망했다. 사람과 지나치게 비슷해지는 문제도 짚었다. "유럽에서는 '지금 AI와 대화 중'이라는 고지를 의무화하는 논의가 이미 진행 중이다"라고 전했다. 노인 등 취약 계층 대상 서비스에는 별도 규제와 기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컨택센터를 넘어 전사 프로세스로 확산하는 자동화 그림도 제시했다. 앞으로 조직은 기능 중심이 아니라 고객 여정 중심으로 묶이는 구조를 갖게 된다는 설명이다. 온라인 구매팀, 배송 경험팀 같은 형태다.

이날 무대에서는 데모 영상도 두 편 상영됐다. 첫 번째 영상은 상담사가 중심에 있고 AI가 옆에서 지원하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전략이다. 분석과 요약은 AI가 담당한다. 상담사는 고객과의 대화에 집중하는 구조다. 두 번째 영상은 인간 개입 없이 AI 에이전트가 상담 전 과정을 처리하는 사례였다.

해링턴 부사장은 "이 에이전트는 룰 기반 챗봇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사람이 시나리오를 설계할 필요가 없다. 데이터와 지식만 넣어주면 사람처럼 말하고 생각하고 추론한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할 일로는 에이전트의 성격과 행동 규칙 설계를 꼽았다. 정치나 민감 이슈에 답하지 않도록 제한을 두는 방식이다.

발표 말미에는 한국 시장 전략도 공개했다. 그는 "ECS텔레콤과 NICE가 한국에 단일 플랫폼 기반의 통합 AI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프라와 데이터센터를 한국에 두고 "가능한 한 가장 한국인에 가까운 AI 에이전트"를 구현하겠다는 구상도 전했다.

해링턴 부사장은 "1년 뒤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면 '사람 상담사인가요, AI 상담사인가요'라고 먼저 물어보게 될 것"이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ECS텔레콤·NICE가 공동 개최한 'AI가 주도하는 고객 경험 혁신' 세미나. = 김우람 기자


세 번째 세션은 ECS텔레콤 류기동 상무가 맡았다. 발표 제목은 '클릭으로 완성하는 젠 AI 에이전트'다. 앞선 세션이 방향과 트렌드를 보여줬다면 류 상무 발표는 실제 적용에 초점을 맞췄다.

류 상무는 먼저 디지털 전환의 역설을 짚었다. "앱과 플랫폼 품질은 이미 매우 높다. 기본적인 일은 앱에서 끝난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쉬운 문의는 앱에서 해소된다. 고객센터에는 복잡한 케이스만 남는다.

그는 과거 온라인 서점 사례를 언급했다. 대규모 할인 행사로 가입자와 주문이 폭증했지만 물류와 CS가 받쳐주지 못해 큰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다. 그는 "디지털 비즈니스는 고객 접점을 무제한으로 늘릴 수 있다. 반면 상담 인력은 선형으로 늘릴 수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비대칭 구조가 FCR(최초 통화 해결률) 저하와 고객 경험 악화로 이어진다는 진단이다.

이런 한계를 줄이기 위해 AICC 도입이 이어졌다. 디지털 ARS, 챗봇, 콜봇 등이 잇따라 등장했다. 류 상무는 "효과는 있었지만 한계도 분명했다"고 평가했다. 이 지점에서 새 대안으로 등장한 개념이 에이전틱(Agentic) AI라는 설명이다.

그는 생성형 AI와 에이전틱 AI를 인사 조직에 빗대 설명했다. "기존 생성형 AI는 신입사원에 가깝다. 매뉴얼을 찾아 답을 알려준다. 에이전트 AI는 대리급이다. 외부에 전화도 하고, 필요한 문서를 만들고, 최종 결과까지 정리해서 가져온다"고 말했다.

디지털 커머스 구조의 특성도 짚었다. 고객과 기업 사이에 입점 파트너가 존재하는 구조다. 배송 한 건이 지연되면 고객, 파트너, 고객센터가 따로 통화하게 된다. "배송 지연 한 건이 콜 세 건으로 불어나는 셈"이라는 설명이다.

ECS텔레콤이 그리는 에이전트 AI는 세 축이다. 고객과 직접 통화하는 '에이전트 콜봇'. 상담사를 실시간 지원하는 '에이전트 어드바이저'. 파트너와 후선 업무를 자동 처리하는 액션 에이전트 축이다.

에이전트 콜봇은 고객 발화를 시스템 행동으로 바꾼다. 단순 조회 수준을 넘어서 파트너에 메시지를 보내거나 후선에 업무를 의뢰한다. 해결이 안 되면 상담사에게 연결한다. 이때 대화 맥락을 정리해 넘긴다.

에이전트 어드바이저는 상담사 화면에서 움직인다. 과거에는 관련 문서를 검색해 보여주는 기능에 집중했다. 류 상무는 "이제는 검색을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상담 내용에 맞춰 파트너에게 비동기 메시지를 보내거나 재발송 요청을 넣는 역할까지 맡긴다는 구상이다. 내부 시스템 조회도 함께 수행한다.

다만 그는 "완전 자율형 에이전트만 고집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자율성이 높을수록 응답 속도가 떨어지고 예측하기 어려운 행동이 늘 수 있기 때문이다. 고객센터에서는 빠른 응답과 통제가 핵심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ECS텔레콤은 이에 따라 '계층형 플랜·워크플로우 에이전트' 구조를 설계했다. 상단에는 목표를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터를 둔다. 그 아래에는 주문 조회, 본인 확인, 환불 처리 같은 워크플로우 단위를 쌓는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오케스트레이터가 반복 실행을 지시하는 방식이다. 속도와 통제, 의사결정 다양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설계다.

구현 방식은 SaaS다. 류 상무는 "AI는 너무 자주 바뀐다. 구축형으로 올리면 1년 만에 노후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CS텔레콤은 NICE 'CXone'과 자사 클라우드 포털 'ECP'를 기반으로 플랫폼을 구성했다. 여기에 에이전틱 AI 기능을 담은 'ECP-AI'를 붙였다. 기업은 ECP에 접속해 AICC 요금만 내면 에이전트 AI 기능을 바로 쓸 수 있다는 설명이다.

ECP-AI는 콜봇·챗봇·어드바이저 같은 에이전틱 기능과 전통 AICC 기능을 한 번에 제공한다. STT, TA, QA, 시나리오 기반 NLU까지 묶었다. 지식관리(KB) 기능도 포함했다. 에이전트와 기존 시스템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구성이 가능하다.

류기동 상무는 '클릭으로 완성하는 젠 AI 에이전트'를 주제로 세션을 진행했다. = 김우람 기자


에이전트 설계 화면도 공개됐다. 워크플로우를 노드 단위로 계층 설계하는 구조다. 노드마다 자율 동작 수준을 설정할 수 있다. 본인 인증처럼 통제가 필요한 구간은 시나리오 기반으로 고정한다. 나머지 구간은 에이전트 자율에 맡긴다. MCP·함수 호출 같은 외부 연동도 노드에서 설정한다.

LLM 선택도 유연하게 구성했다. 류 상무는 "어떤 LLM을 쓰느냐는 질문이 많다. 국내외 주요 LLM을 선택해 쓸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전통 시나리오 기반 NLU도 함께 넣었다. "비용이 큰 생성형 AI는 어려운 일에 집중시킨다. 반복 패턴은 기존 NLU에 맡긴다. 속도와 비용을 함께 잡는 구조"라고 말했다.

TA·QA 기능도 강화했다. 통화 내용과 상담 이력을 분석해 이슈 콜과 VOC를 추려낸다. QA는 정량 평가를 넘어 정성 평가까지 지원한다. 인사말 여부뿐 아니라 설명 정확도, 표현력 등도 본다. LLM 기반 평가와 내부 기준표를 결합한 구조다.

류 상무는 "결국 고객센터의 핵심은 CX와 ROI, EX"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클라우드 기반 에이전틱 AI와 전통 AICC를 가장 쉽게 올릴 수 있는 조합이 NICE 기반 ECP-AI라고 생각한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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