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회 장애인 e-스포츠 한·일전이 서울 상암에서 지난 1일 개최됐다.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매서운 초겨울 한파도 e-스포츠를 향한 한·일 장애인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을 막지 못했다. 국경과 장애의 벽을 허문 '2025 제 10회 장애인 e-sports 한·일전 베리어 브레이브컵(Barrier Brave Cup)'이 치열한 승부 끝에 감동과 화합의 메시지를 남기며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서울 상암 e-스포츠 명예의 전당에서 1일 열린 이번 대회는 e-sports IBC 위원회(공동위원장 이종엽·스즈키 사토시)가 주최하고 프라임경제가 주관했다. 지난 2021년부터 매년 2회씩 개최되고 있다.
'베리어 브레이브컵'은 단순한 승패 경쟁을 넘어 스포츠를 통해 장애를 극복하고, 한·일 양국의 문화 교류와 화합을 도모하는 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번 대회는 △FC24 △철권8 △Apex 레전드 세 종목에서 양국 대표 선수들이 참여해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를 벌였다.
대회는 진행자 오프닝을 시작으로 △이종엽 프라임경제 대표 인사말 △양국 선수 소개 △종목별 대결 △시상식 순으로 진행됐다. 현장은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과 줌(ZOOM)을 통해 이원 생중계되며 양국 팬들의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첫 포문은 'FC24'가 열었다. 한국은 축구 종목 강국답게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첫 주자로 나선 김진경(맨체스터 시티) 선수는 일본의 모리 쥬니치(레알 마드리드) 선수를 상대로 3대0 완승을 거뒀다. 김진경 선수는 경기 내내 탄탄한 수비와 날카로운 역습을 선보이며 상대의 허점을 파고들었다.
바통을 이어받은 이건형 선수(레알 마드리드)는 다나카 야스히로(바르셀로나) 선수를 4대0으로 대파했다. 화려한 개인기와 골 결정력을 앞세운 이건형의 활약으로 한국은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마지막 경기에 나선 조홍연(도르트문트) 선수가 호소다 쇼헤이(맨체스터 시티) 선수에게 1대2로 아쉽게 패했으나, 종합 전적 2승1패로 한국이 첫 종목 승리를 가져갔다.

선발된 한국 측 대표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과 승부를 겨루고 있다. ⓒ 프라임경제
두 번째 종목인 '철권8'에서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가 이어졌다. 한국과 일본이 치고받는 난타전 끝에 일본이 간발의 차로 승리를 가져갔다.
한국의 김주영 선수는 쿠마 캐릭터 특유의 파워를 앞세워 호소다 쇼헤이(아리사)를 3대1로 제압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일본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김민선(킹) 선수가 사와이 리키(진) 선수와 풀세트 접전 끝에 2대3으로 석패했고, 이주영(클라우디오) 선수 역시 모리베 다이키(브라이언) 선수에게 2대3으로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이날 경기의 백미는 시각장애를 가진 이인서 선수의 투혼이었다. 소리만으로 플레이해야 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이인서(폴) 선수는 사와이 리키(리리) 선수를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관중들의 숨죽인 응원 속에 세트 스코어 2대2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마지막 라운드에서 2대3으로 분패하며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마지막 주자 유경성(아수세나) 선수가 미야지마 타카시(레이나) 선수를 3대1로 꺾으며 분전했지만, 종합 스코어 2승3패를 기록한 한국은 철권 종목을 일본에 내줬다.
최종 승부는 마지막 종목인 '에이펙스 레전드'에서 갈렸다. 한국은 주장 안상원(블러드하운드)을 필두로 송승빈(알터), 유강석(라이프라인) 선수가 한 팀을 이뤄 출전했다.
한국 팀은 블러드하운드의 정찰과 라이프라인의 유지력, 알터의 변칙적인 차원 이동을 조합해 전략적인 움직임을 시도했다. 하지만 사토 진, 미야지마 다카시, 마즈타니 히사시로 구성된 일본 팀의 조직적인 팀워크와 교전 능력에 막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결국 치열한 난전 끝에 일본이 승리를 확정 지었다.
이날 대회는 승패를 떠나 장애를 극복한 선수들의 투혼과 스포츠맨십이 빛난 자리였다.
이종엽 프라임경제 대표는 "올해는 프라임경제 창간 20주년이자 한‧일 양국 간 e-스포츠 교류가 10회를 맞는 뜻깊은 해"라며 "20년 동안 함께해주신 독자 여러분과, 지난 10회 대회까지 참여해준 장애인 선수와 가족, 관계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일본 측 위원장이신 스즈키 사토시(鈴木 智) 대표와 관계자 여러분께서 보여주신 열정과 성의에도 마음을 담아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베리어 브레이브컵'의 하이라이트 영상은 프라임경제 유튜브 공식 채널 'TV 프라임'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