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닥 지수가 연일 반등하자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2017년~2018년 랠리를 다시 재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코스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섹터별 모멘텀이 풍부한 만큼, 이른바 '천스닥'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 챗GPT 생성 이미지.
[프라임경제] 코스피의 연이은 반등 속에도 조용하던 코스닥이 900선 고지를 되찾았다. 정부가 코스닥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인투자자와 연기금의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등의 종합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에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2017년~2018년 랠리를 다시 재현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코스닥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는 섹터별 모멘텀이 풍부한 만큼, 이른바 '천스닥'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정부가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개인투자자와 연기금의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등의 종합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왔다. △개인 소득공제 최대 5000만원 △연기금 투자비중을 3%에서 5%에서 안팎 확대 △150조 국민성장펀드 활용 검토 등을 시행할 계획이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금융당국은 확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시장에서는 논의 자체가 사실무근이 아니라는 해석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직전일 대비 32.61포인트(3.71%) 뛴 912.67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이후 보름 만에 910선 위에서 종가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상승률은 지난 4월10일(5.97%) 이후 약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시장에서 러셀2000(중소형 지수)이 강세인 점을 참고하면 국내에서도 코스닥으로의 관심 확대로 연결해 볼 수 있다"며 "과거 코스닥 월평균 수익률을 계산해보면 1월이 가장 높았다는 점도 랠리가 재개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사상 최대의 고객 예탁금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으로 코스닥 지수의 견일을 이끌 원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고객 예탁금이 늘어나는 구간에서는 코스닥·중소형주가 대형주 대비 상대적으로 강세"라며 "현재 고객 예탁금은 80조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민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글로벌 유동성 안정화와 개인 순매수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1일 오전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 연합뉴스
주요 이벤트들도 코스닥의 오름세를 이끌고 있다. 특히 이들은 향후 주가 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대표적으로 바이오와 이차전지, 그리고 로봇이다.
바이오의 경우, '바스닥(코스닥+바이오)'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로 최근 코스닥을 주도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인해 그동안 저평가됐던 바이오주로 자금이 쏠리고 있는 것은 물론, 최근 발표된 대형 기술이전 계약 체결 등이 가파른 상승을 이끌었다.
개별 종목 중에선 에이비엘바이오가 바이오주들을 이끌었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최대 3조8000억원 규모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1500만달러 규모의 지분 투자 계약까지 맺으면서다.
비만치료제도 가세했다. 특히 지난달 28일 글로벌 빅파마인 일라이 릴리가 한국에서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의 생산 거점 구축 본격 검토하고 있으며, SK와 펩트론이 주요 파트너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펩트론, SK바이오팜, 지투지바이오 등이 전 거래일 대비 최대 13% 이상 치솟기도 했다.
이선경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제약·바이오 섹터는 초기 혁신 바이오 기술의 긍정적인 성과와 더불어 특허 절벽 및 약가 인하 압박 등 글로벌 제약사의 수익성 악화에 대비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됨에 따라 투자 관심도가 집중되며 상승 반전을 이끌었다"며 "이러한 흐름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차전지 분야도 간만에 웃음꽃을 피웠다. 엔켐이 중국 CATL과 약 1조5000억원 수준의 전해액 공급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으로 인해 엔켐은 전 거래일 대비 16.4% 뛰어올랐으며 에코프로 등 주요 이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반등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들어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의 전방 수요처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주목받기 시작하며 업종의 재평가가 시작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특히 미국의 최전방 고객사인 빅테크 업체들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감축(Scope 2)의 CFE(Carbon Free Energy) 달성을 위해 ESS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로봇 부문의 경우 삼성과 현대차의 휴머노이드 로봇 실제 생산라인 투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주가를 이끌었다. 레인보우로보틱스, 현대오토에버, 고영, 에스피지 등 로봇 기업들의 주가는 최대 26% 이상 급등세를 시현했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로봇 산업은 AI의 궁극적 방향인 피지컬 AI 투자 확대에 따른 본격적인 시장 확대가 전망된다"며 "국내 로봇 기업들도 핵심부품 내재화를 통해 밸류체인 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한편, 해외 탑티어 로봇 제조사들의 수주가 기대되는 중소형 유망주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