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8만8000달러선을 회복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비트코인이 미국 금리 인하 기대 회복과 미·중 갈등 완화 등 호재에 힘입어 8만8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지난주 '극도의 공포' 국면에서 벗어나는 흐름을 보였지만, 9만달러 저항선을 다시 넘지 못하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25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1시31분 기준 8만8174달러로 24시간 전 대비 1.66% 상승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ETH)은 2931.28달러(+3.75%), 리플(XRP)은 2.239달러(+8.79%)로 주요 가상자산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같은 시간 국내에서는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이 1억3249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김치 프리미엄은 1.96%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주 8만1000달러선까지 무너졌던 비트코인은 공포·탐욕지수가 10점까지 내려가며 1년 중 가장 낮은 투자심리가 연출됐지만, 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나자 매수세가 일부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다시 3조달러를 회복했다.
반등의 직접적 배경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발언이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노동 시장이 나의 주된 관심사이며 최신 데이터상 노동시장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다음달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주장한다"고 말했다.
이에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의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80% 안팎까지 상승했다.
가상자산 투자 심리도 최근 반등 흐름을 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통화를 공개하며 미·중 정상 간 교류가 재개될 가능성이 커지자 외환·채권·코인 시장 전반에서 위험회피 심리가 일부 완화된 영향이다.
특히 알트코인 시장은 리플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기점으로 강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과 프랭클린템플턴이 이날 신규 리플(XRP) 현물 ETF(GXRP·XRPZ)를 상장하면서 리플 가격은 8% 이상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리플 ETF가 연이어 출시되면서 알트코인 전반의 유입 기대가 커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솔라나(SOL), 폴리곤(MATIC) 등 일부 주요 알트코인도 동반 오름세를 보이며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분위기다.
다만 시장 내부 불안 요인은 여전하다. 비트코인은 이날 새벽 8만9000달러대까지 반등했지만 9만달러 저항선을 뚫지 못하고 상승분을 일부 반납했다.
ETF 자금 유입도 제한적이다. 미국 최초 도지코인 현물 ETF는 첫 거래일 순유입이 '0'을 기록했고, 비트코인·이더리움 현물 ETF에서도 이달 들어 총 47억달러가 유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채굴 수익성도 부담이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가격 급락 여파로 채굴 장비 비용 회수기간은 1200일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다. 일부 채굴 기업들은 AI·고성능 컴퓨팅(HPC)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반등을 두고 "추세 전환으로 보기 어렵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지난주 급락 이후 과도하게 쌓였던 과매도 포지션이 일부 해소되면서 단기 반등이 나타난 것"이라며 "현물 ETF 순유입 전환 등 단기 모멘텀은 존재하지만, 핵심 변수인 금리와 유동성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어 섣부른 추세 전환 판단은 어렵다"고 말했다.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도 최근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이 9만달러 아래로 떨어진 이후 옵션 시장의 내재변동성이 급등하는 등 투자 심리가 매우 민감한 구간에 진입했다"며 "금리·정책 변수에 따라 단기 가격 변동성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 분석업체 10x 리서치는 "명확한 방향성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롤러코스터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9만달러선 상단 돌파 여부가 단기 반등의 지속 가능성을 가를 핵심"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내달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금리 결정과 연준의 양적긴축(QT) 종료 여부가 비트코인 반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