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올해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해킹 사태 여파와 희망퇴직 등 일회성 비용 증가가 발목을 잡았다.

서울 시내 한 휴대폰 매장 모습. ⓒ 연합뉴스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연결 기준)은 총 7483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감소한 수치다.
이통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영업 적자를 냈던 지난해 4분기 이후 3개 분기만이다. 설비투자 비용이 증가하는 4분기를 제외하면 2021년부터 이어왔던 합산 영업이익 1조원 행진이 4년 만에 끊겼다.
◆SKT, 사상 첫 적자 전환
SK텔레콤은 올 3분기 실적이 대규모 해킹 사태 여파 영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9% 급감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적자 전환은 SK텔레콤이 금융감독원에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2000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올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8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0.92%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1667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 4월 대규모 해킹 사태와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7월 위약금 면제 조치를 시행하며 가입자 이탈이 늘었다. 8월에는 통신 요금 50% 감면과 각종 보상 프로그램 시행으로 이동전화 매출이 급감했다.
아울러 '고객 감사 패키지'를 통해 통신요금 감면과 데이터 추가 제공, T멤버십 제휴사 할인 등 총 5000억원 규모의 혜택을 8월부터 순차 제공하고 있다.
여기 더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348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점도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30일 컨퍼런스콜 당시 "지난 8월 50% 요금할인이 3분기 실적 부진에 영향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4분기에도 일정 부분 매출 감소를 예상하지만 3분기보다 부정적 영향이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KT, 아직 해킹 관련 비용 반영 안 돼
KT는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7조1267억원, 영업이익 538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1%, 16% 증가했다.
클라우드·데이터센터(DC)·부동산 등 주요 그룹사 중심의 성장과 강북본부 부지 개발에 따른 일회성 부동산 분양이익 반영 등에 힘입어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다만 아직 해킹 관련 비용은 반영되지 않았다. 무단 소액결제 사태는 4분기부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현재 전체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범용가입자식별모듈) 무료교체를 진행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해당 비용을 약 800억~1000억원으로 추정했다. 개인정보위 등 당국의 과징금 제재 등이 부과될 예정이다.
◆LGU+, 영업익 34%↓…희망퇴직 비용 영향
LG유플러스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3% 줄어든 16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직원 수백여명의 희망퇴직에 따른 약 1500억원의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탓이다.
다만 희망퇴직에 소요된 1500억원을 제외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6.7% 늘어난 3117억원이었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 KT에 비해 해킹 관련 리스크가 크지 않지만, 해킹정황이 발생한 서버를 폐기하거나 운영체제를 재설치한 정황으로 인해 경찰로부터 입건 전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비용 반영 등 실적에 영향을 줄 요인이 남아 있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과 KT에 이어 LG유플러스 역시 해킹 관련 안전지대가 아니며, 4분기 일회성 비용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