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李, 국회 시정연설서 "AI 사회전환 필연…초당적 협력" 당부

내년 총지출 올해 대비 8.15% 증가한 728조 편성…미래 성장·재정 지속가능성 함께 고려

김경태 기자 | kkt@newsprime.co.kr | 2025.11.04 11:22:26
[프라임경제]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산업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달이 뒤처지고, 정보화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일 년이 뒤처진다. 하지만 인공지능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지게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26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로, 산업 사회에서 정보 사회로 전환해 왔던 것처럼 인공지능 사회로의 전환은 필연"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이 2026년도 예싼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어 이 대통령은 "지난 정부는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한 것도 모자라 R&D 예산까지 대폭 삭감하며 과거로 퇴행했다"며 "출발이 늦은 만큼 지금부터라도 부단히 속도를 높여 선발주자들을 따라잡아야 우리에게도 기회가 생긴다"고 했다. 

또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며 "정부가 마련한 2026년 예산안은 바로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예산은 모두 국민이 낸 세금이기에 단 한 푼의 예산도 허투루 쓰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며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꼭 필요한 예산은 과감하게 편성하되 불필요하거나 시급하지 않은 예산은 대폭 삭감했다"며 예산엔 편성에 대해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저성과·저효율 지출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원의 지출을 삭감했고, 모든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들이 제대로 감시하고 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2026년 총지출을 올해 대비 8.1% 증가한 728조원으로 편성했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시대, 미래 성장과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전략적 투자인 만큼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바란다"고 당부하며 내년 예산안의 중점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먼저 AI 시대를 열기 위한 투자를 대폭 확대하고, 성장의 토대를 단단히 다지기로 했다. 이에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에 올해 예산안 3조3000억원 보다 3배 늘어난 총 10조1000억원을 편성했다.

이 가운데 2조6000억원은 산업·생활·공공 전 분야 인공지능 도입에 투입하고, 인재양성과 인프라 구축에 7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우선 피지컬 인공지능 선도 국가 달성을 위해 국내의 우수한 제조 역량과 데이터를 활용해 중점사업에 집중투자하기로 했다. 또 로봇을 비롯해 △자동차 △조선 △가전·반도체 △팩토리 등 주요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AI 대전환을 신속하게 이루기 위해 향후 5년간 약 6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이 예산으로 지역 특화산업과 연계한 피지컬 인공지능 지역거점을 광역별로 조성하고, 대규모 R&D·실증 추진을 통해 AI 기반 지역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며 "바이오헬스, 주택·물류 등 생활밀접형 제품 300개의 신속한 AI 적용을 지원하고, 복지·고용, 납세, 신약심사 등을 중심으로 공공부문 인공지능 도입을 확산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내년도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특검팀의 영장청구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다음으로 인재양성과 핵심 인프라 구축에도 과감하게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급인재 1만1000명을 양성하고, 세대별 맞춤형 교육을 통해 국민 누구나 인공지능을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또 인공지능 시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인 고성능 GPU 1만5000장을 추가 구매해 정부 목표인 3만5000장을 조기에 확보키로 했다. 이는 엔비디아에서 GPU 26만장을 한국에 공급하기로 한 만큼 국내 민간기업이 GPU를 확보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 예산에 인공지능·콘텐츠·방위산업 등 첨단전략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도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3000억원으로 19.3% 확대 편성하는 한편 향후 5년간 150조원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미래 성장의 씨앗인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도모하고, 성장의 혜택을 국민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시대에는 문화의 중요성이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세계가 주목하는 우리 문화의 힘을 더욱 키우기 위해 K-컬처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K-콘텐츠 펀드 출자 규모를 2000억원 확대해 문화콘텐츠 산업에 투자하고, 청년 창작자가 생계 부담 없이 창작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키로 했다. 또 한류와 연계한 K-푸드·K-뷰티 붐업을 위해 수출바우처와 융자지원을 대폭 확대해 생산·판매·유통 등 밸류체인 전 단계에서 지원을 강화키로 했다. 

아울러 인공지능 기술이 방위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만큼 방위산업을 인공지능 시대의 주력 제조업으로 육성하고, 방산 4대 강국의 발판 마련을 위해 내년도 국방 예산을 올해보다 82% 증액한 66조3000억원으로 편상했다. 

이 대통령은 "재래식 무기체계를 인공지능 시대에 걸맞는 최첨단 무기체계로 재편하고, 우리 군을 최정예 스마트 강군으로 신속히 전환해 국방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자주국방 실현을 앞당기겠다"며 "북한 연간 GDP의 1.4배에 달하는 국방비를 사용하고, 전 세계 5위의 군사력으로 평가받는 대한민국이 국방을 외부에 의존한다는 것은 국민적 자존심 문제"라며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회수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밖에 △기준중위소득 역대 최대인 6.51% 인상해 생계급여를 4인 가구 기준 매달 200만원 이상 지원 △발달장애인 주간활동 서비스 지원 인원 확대 및 장애인 일자리 대폭 확충 △근로감독관 2000명 증원 및 일터지킴이 신설해 산재사고 예방 △1만7000개소의 영세사업장과 건설현장에 안전시설 확충 지원 △재난·재해 예방 및 신속 대응에 전년 대비 1조8000억원 증액한 총 5조5000억 등을 편성키로 했다. 

마지막으로 이 대통령은 "인공지능 시대에는 모두가 주역이고, 모든 지역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생애주기별 촘촘한 지원과 함께 균형발전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먼저 연령대별 맞춤형 지원으로 인구구조 변화에 적극 대항하기 위한 방안으로 출생률 반등을 위해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만 7세에서 2026년 만 8세 이하까지 확대하고 임기 내 12세 이하까지 늘려 가기로 했다. 

또 청년미래적금을 신설해 저소득 청년이 저축을 하는 경우 정부가 최대 12%를 매칭 적립해 청년의 자산 형성을 뒷받침하고,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불편함 없이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역사회 통합돌봄'을 전국 확산, 그리고 노인 일자리도 110만명에서 115만명으로 확대해 사회 참여 기회를 넓히기로 했다. 

이 대통령이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불참한 채 본회의장 밖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 연합뉴스

이와 함께 국민의 생활비 부담을 덜기 위해 대중교통 정액 패스를 도입해 교통비 부담을 대폭 낮추는 한편 경영안정바우처 지급과 24조원 규모의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는 이번 예산안을 편성함에 있어 수도권 1극 체제로 굳어진 현재의 구도를 극복하고, 지역이 성장의 중심이 돼 5극 3특의 새 시대를 열도록 지방우대 재정 원칙을 전격 도입했다"며 지역 균형발전에 대한 예산도 언급했다. 

이에 수도권 집중 완화와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에서 거리거 멀수록 더 두텁게 지원하기 위한 일환으로 아동수당과 노인일자리 등 7개 재정사업을 비수도권 지역에서 더 많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그 외 재정지원 사업 선정 시 지방우선, 지방우대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하고,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는 월 15만원의 농어촌 기본소득을 지급키로 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전략산업과 연계해 거점국립대를 지·산·학·연 협력의 허브로 육성하고, 학부·대학원·연구소를 아우르는 패키지형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지방정부가 여건에 맞게 스스로 사업을 결정할 수 있는 포괄보조 규모도 10조6000억원으로 3배 가량 대폭 확대해 지방정부 행정의 자율성을 제고했다.

이 대통령은 "내년은 '인공지능 시대'를 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저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는다. 그래서 자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정무는 열린 자세로 국회의 제안을 경청하고 좋은 대안은 언제든 수용하겠다"며 "비록 여야 간 입장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 이번 예산안이 법정기한 내에 통과돼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바란다"고 당부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