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1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첫 정상회담에서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를 함께 만들어가자"라고 밝혔다.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뤄진 이번 회담은 다카이치 총리 취임 이후 양국 정상 간 첫 대면이다.
시 주석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나는 당신과 소통을 유지하며 중일 관계가 올바른 궤도로 발전하도록 함께 추동할 용의가 있다"라며 "현재 세계는 100년만의 변화를 겪고 있고, 국제 정세는 복잡하다"라고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1일 경주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어 "중국과 일본은 서로 중요한 이웃으로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추동하는 것이 양국 인민과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합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다카이치 총리가 취임 직후 "중국은 일본의 중요한 이웃 국가이며 전략적 호혜관계를 전면 추진하겠다"라고 밝힌 점을 언급하며 "이는 중일 관계를 중시하는 태도로 평가한다"라고 화답했다.
다만 축하 메시지 등은 생략한 채 원론적 언급에 그쳐 여전히 신중한 기류가 감지됐다.
시 주석은 "중국은 일본과 '4대 정치문건'이 확립한 원칙에 따라 정치적 기초를 함께 수호하고,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는 건설적 관계 구축에 힘쓸 용의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여기서 말한 4대 문건은 △1972년 중일 공동성명 △1978년 평화우호조약 △1998년 우호협력 공동선언 △2008년 전략적 호혜관계 공동성명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영토 존중, 패권 반대 등을 담고 있다.
중국은 그간 반중(反中) 성향으로 분류돼 온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축전을 보내지 않는 등 미묘한 거리를 유지해왔다. 관영매체들은 그가 난징대학살을 부정하고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전력을 들어 "중국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인물"이라며 노골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번 회담에서도 시 주석은 대만 문제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하지만 '4대 정치문건'을 강조하며 일본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중·일 3국 간 외교 구도가 재편되는 가운데, 향후 중일 관계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