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아(000270)가 2025년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영업이익이 반토막 났다. SUV 중심의 고부가 판매가 성장세를 이끌었으나, 관세와 인센티브 증가가 수익성을 갉아먹었다는 분석이다.
기아는 31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28조6861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1조4622억원으로 49.2%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5.1%로 전년(10%)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당기순이익 역시 1조4225억원으로 37.3% 줄었다.
기아는 "하이브리드 수요 확대와 전기차 판매 호조로 역대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관세 부담과 환율 급등, 글로벌 인센티브 증가로 손익이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8% 늘어난 78만5137대였다. 국내 시장은 △쏘렌토 △카니발 등 고수익 RV 차종과 EV4 신차효과로 10.2% 증가했다. 해외에서는 북미(2.3%)·중남미(7.8%) 지역이 호조를 보인 반면, 유럽은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일부 모델 단산과 한시적 생산 조정의 영향을 받았다.
매출은 판매증가와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으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미국의 관세 인상 영향이 본격화되며 매출원가율이 81.1%로 전년 대비 4.3%포인트 상승했다. 여기에 R&D 확대와 마케팅비 증가로 판관비율도 13.8%까지 높아졌다. 결과적으로 매출은 사상 최대, 영업이익은 반토막이라는 '불균형 실적'이 나타났다.
3분기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대비 32.3% 증가한 20만4000대로 집계됐다. 하이브리드 판매가 11만8000대(40.9%↑)로 절대 비중을 차지했으며 △EV 7만대(30%↑) △PHEV 1만7000대(-2.6%)였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비중은 26.4%로, 전년 대비 5.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미국 내 하이브리드 수요와 유럽 내 EV3 판매 호조가 실적을 이끌었다. 기아는 △EV3 △EV4 △EV5 △PV5 등 전동화 라인업을 단계적으로 확충하며 '하이브리드-전기차 이중축 성장 전략'을 이어갈 방침이다.
기아는 관세 등 통상환경 변화가 단기 손익에 부담으로 작용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신차 사이클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는 타스만 픽업트럭과 EV5·PV5 등 신차 출시로 세그먼트를 넓히고, 미국에서는 인기 모델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확충해 유연한 생산체제를 유지한다. 유럽에서는 EV3·EV4·EV5로 전동화 선도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인도시장에서는 셀토스 신형 모델로 점유율 확대를 노린다.
이번 3분기 성적표는 기아가 관세로 인한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했지만,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전략이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체질 개선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단기 실적 방어를 넘어 글로벌시장에서의 체질 강화와 지속가능성 확보라는 장기 전략의 일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