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그룹이 APEC CEO SUMMIT KOREA 2025에서 '수소 경제 리더십'을 전면에 내세우며, 단순한 친환경 모빌리티 기업을 넘어 에너지 산업의 주체로 전환하고 있다.
이번 행보는 글로벌 컨퍼런스 참여를 넘어 현대차그룹의 수소 산업화 전략을 전 세계 정상과 기업 CEO 앞에 공식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30일 경주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코리아 2025는 아시아·태평양 21개 회원국 정상과 글로벌 기업 CEO 1700여명이 참여한 초대형 포럼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 세션인 '수소, 모빌리티를 넘어 사회를 위한 새로운 에너지(Hydrogen, Beyond Mobility, New Energy for Society)' 세션을 주관하며, 수소 분야 글로벌 리더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 공동 의장 자격으로 무대에 올라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이 지속가능성으로 전환되는 지금, 수소는 그 변화의 핵심 축이다"라며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고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탄소중립 실현을 가속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소생태계는 각국 정부와 민간이 함께 나서야 완성된다"며, 공공·민간 파트너십을 통한 글로벌 협력 구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왼쪽부터 이바나 제멜코바 수소위원회 CEO,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APEC CEO 서밋 코리아 2025 수소 세션에서 대담을 진행 중인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이번 APEC 2025에서 자신들의 수소 전략을 산업화의 3축으로 명확히 제시했다. 바로 △그린수소 생산 기술 확보 △공급 거점 확충 △모빌리티·물류 등 활용 영역 확대다.
생산 부문에서 현대차그룹은 2029년까지 제주도에 5메가와트(MW)급 PEM(Polymer Electrolyte Membrane, 고분자전해질막) 수전해 양산 기술을 확보하고, 대규모 실증 사업을 통해 그린수소 초격차 기술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공급 측면에서는 울산 수소연료전지 신공장이 상징적이다. 연간 3만기 생산규모로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공장은 현대차그룹이 국내에서 추진하는 첫 수소연료전지 전용 생산기지다. 이 공장은 향후 현대차그룹 내외부 수요에 대응하며, 한국 수소산업 생태계의 중추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활용 단계에서는 이미 수소전기 대형 트럭 엑시언트(XCIENT)를 중심으로 실증을 넘어 상용 단계로 진입했다. 현대차는 아산공장~평택항 구간에 엑시언트 트럭을 투입해 수출 물류 운반에 활용하고 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의 항만 친환경 물류 프로젝트(NorCAL ZERO)와 현대차 미국 메타플랜트(HMGMA)에서도 50대 이상의 수소트럭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여정은 단발적 프로젝트가 아니다. 지난 1998년 수소 관련 연구개발 전담 조직을 신설한 이후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를 바탕으로 대형 수소전기트럭 세계 최초 양산,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세계 최고 판매량 달성 등 글로벌 수소 분야 리더십을 확보해 왔다. 기술 선도→시장 개척→산업 확장의 흐름을 30년간 지속해왔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이 수소 세션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장재훈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수소산업에서 수많은 '최초'와 '최고'를 만들어왔다"며 "이제는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수소 기반 사회의 대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APEC 2025무대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수소 산업의 협력 생태계 모델 제안이다. 장재훈 부회장은 "수소생태계는 정부와 기업의 파트너십을 통해 실현 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이미 추진 중인 협력형 수소 프로젝트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이번 APEC CEO 서밋 코리아 2025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단순한 친환경 모빌리티 기업을 넘어 수소산업의 중심축으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그 전략의 핵심은 △생산력 강화(제주 PEM 실증을 통한 그린수소 생산 기술 내재화) △공급망 확충(울산 연료전지 신공장을 축으로 한 국내 생산 거점 구축) △활용 확대(글로벌 물류와 상용차 중심의 실질적 수요 창출)이다.
이 모든 단계는 장재훈 부회장이 밝힌 '공공과 민간의 협력'이라는 철학 위에서 돌아간다. 현대차그룹의 수소 전략은 기술이 아니라 구조이며, 산업이자 협력 모델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소는 더 이상 미래의 에너지가 아니라 현재의 산업이라는 메시지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