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매출 신기록·이익 급감' 현대차 3분기, 관세가 흔든 수익성

미국발 관세·인센티브 확대 압박 심화…관세 15% 합의에도 글로벌 재편 시험대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5.10.30 14:39:15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가 2025년 3분기 역대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30% 가까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 악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북미시장 호조와 환율 효과가 매출을 견인했지만, 미국발 관세 충격과 판매 인센티브 확대가 수익성을 갉아먹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30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46조72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조5373억원으로 29.2%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5.4%로 전년(8.3%) 대비 2.9%p 하락했다. 당기순이익은 2조5482억원으로 7% 줄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탄탄한 비즈니스 펀더멘털(Fundamental)과 시장 변동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바탕으로 글로벌 자동차 판매를 확대하며 3분기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영업이익은 시장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증가와 관세의 영향을 받았으나, 현대차는 생산 전략 최적화와 다각화된 파워트레인 전략 등을 통해 수익성 강화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3분기 수익성 둔화의 핵심 원인은 미국 관세 영향의 본격화다. 지난 7월부터 시행된 미국산 부품 의무 비율 강화와 수입 완성차 관세 인상은 현대차의 북미 수출 차량 단가를 높였다. 이에 따라 매출원가율이 전년 대비 2.1%p 상승(82.3%), 마케팅 및 보증비 확대 등으로 판매관리비 역시 16.9% 늘었다.

현대차 CI. ⓒ 현대자동차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환율 우호 환경 속에서도 원가 부담을 상쇄하지 못했다"며 "미국 내 생산물량 확대와 부품 현지화율 제고가 관세 리스크 대응의 핵심이 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현대차의 3분기 글로벌 판매량은 103만8353대로,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다. 국내에서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와 아이오닉 9 신차효과로 6.3% 늘어난 18만558대를 판매했고, 해외엣는 1.9% 증가한 85만7795대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25만7446대로 2.4% 늘며 호조를 보인 반면, 신흥국 시장은 경기 둔화와 환율 불안으로 부진했다.

친환경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5.0% 증가한 25만2343대였으며, 이 중 전기차는 7만 6153대, 하이브리드는 16만1251대가 팔렸다. 전기차 판매 비중은 여전히 낮지만,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중심의 포트폴리오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관세 등 통상 환경의 변화에 따른 손익 영향이 향후 경영 활동의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신흥시장에서의 판매 둔화가 이어지는 등 녹록하지 않은 경영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올해 9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한 연간 가이던스(매출 성장률 5~6%, 영업이익률 6~7%)는 유지했다.

현대차는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을 통해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전기차 생산 비중 확대, 유럽 내 하이브리드 물량 증대, 부품 공급선 다변화 등 시장별 리스크에 따른 맞춤형 대응 전략을 구체화했다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이날 현대차는 보통주 기준 주당 2500원 분기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전년 동기(2000원)보다 25%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공개한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총주주환원률(TSR) 최소 35% 목표를 지속 이행할 계획이다. 이는 경기 둔화와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주주 신뢰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방어 조치로 해석된다.

현대차의 이번 3분기 실적은 매출 성장의 속도보다 수익성의 질을 점검해야 하는 시점임을 보여준다. 관세 부담, 인센티브 확대, 신흥국 경기 둔화 등 복합 리스크가 겹치면서 현대차의 글로벌 밸류체인 운영 능력과 비용 통제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다만 △북미 내 조지아 전기차 공장 가동 본격화 △중동(사우디) 신규 생산 거점 구축 △다각화된 파워트레인 전략은 단기 리스크를 중장기 경쟁력으로 전환할 수 있는 포인트다.

결국 현대차의 3분기 성적표는 '단기 충격 vs 중장기 체력'의 충돌로 요약된다. 관세로 인한 이익 감소가 일시적일지, 아니면 구조적 하방 압력으로 굳어질지는향후 1년간 현대차의 글로벌 생산 재배치 속도에 달려 있다.

결국 이번 3분기 실적은 현대차가 '단기 방어'에서 '중장기 체력전'으로 전환 중임을 보여준다. 한미 관세 15% 합의로 현대차는 숨통을 틔웠지만, 글로벌 공장 재편과 현지 공급망 확충이 늦어질 경우 수익성 하방 압력은 구조화될 가능성도 있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