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30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AMM)에서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아·태 지역의 새로운 경제 협력 비전을 제시했다.
여 본부장은 회의 개회사에서 '연결(Connectivity)·혁신(Innovation)·번영(Prosperity)'을 중심으로 한 3대 협력 축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과 에너지 전환을 미래 번영의 핵심 축으로 강조했다.
AMM은 APEC 정상회의 직전, 실질적 성과를 점검하는 각료급 회의다. 이날 경주 소노캄에서 열린 회의에는 21개 회원국 외교·통상 장관이 참석했다.
여 본부장은 회의에서 "글로벌 경제 질서의 판이 흔들리고 있다"라며 "개방적 다원주의(Open Pluralism)를 통해 변화하는 통상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라고 했다.

여한구 통상본부장이 30일 경주 소노캄에서 열린 APEC 합동각료회의(AMM) 본회의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어 "지난 1989년 APEC 출범 이후 10억명 이상이 빈곤에서 벗어났고, APEC은 전 세계 GDP의 61%, 교역의 49%를 차지하는 최대 경제협력체로 성장했다"라며 "이제는 개방과 협력의 정신을 다시 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세계무역기구(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가 여전히 통상 질서의 핵심축이지만, 이를 보완할 복수 국가 간 협력이 필요하다"라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디지털경제동반자협정(DEPA) 등 메가 협정을 통해 새로운 규범이 형성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천년을 번영한 신라는 개방과 무역으로 왕국을 세우고 교류를 통해 한반도를 통일했다"라며 "1000년 전 신라가 개방을 선택했듯, 우리도 글로벌 통상의 파고를 넘어 새로운 협력의 지평을 열어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디지털 전환과 AI 협력을 선택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제시했다.
여 본부장은 "APEC은 세계 디지털 무역의 중심이자 AI 시장을 선도하는 글로벌 혁신 허브"라며 "선진국과 개도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라고 말했다.
특히 역내 공급망 회복력을 강화하기 위한 'AI for Supply Chain'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여 본부장은 에너지 전환을 지속 가능한 성장의 주춧돌로 꼽았다.
그는 "한국 정부는 재생·원전·수소에너지의 균형 있는 믹스와 AI 기반 스마트 에너지 시스템을 추진 중"이라며 "기후에너지환경부 출범과 RE100 산업단지 조성은 그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했다.
이어 "아·태 지역은 제조 허브이자 풍부한 천연자원을 보유한 만큼, 탄소 크레딧 거래 잠재력도 크다"라며 "도전을 기회로 바꾸고 불확실성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라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