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공식 부대행사인 '2025 APEC CEO 서밋'이 29일 오전 경주에서 역대 최대 규모로 공식 개막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날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개회식을 열고, '전환의 시대, 함께 해법을 찾자'를 주제로 3박4일 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이날 특별연설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은 "협력과 연대로 공동 번영을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눈부신 성장의 역사였다"라며 "그 중심엔 CEO 서밋에 참석한 기업인들이 계시다는 걸 잘 안다"라고 환영 인사를 전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APEC CEO 서밋' 개회식에서 특별연설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와 자국우선주의가 고개를 들며 당장 생존이 시급한 시대에서 포용과 상생이 공허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역설적으로 위기일수록 연대의 플랫폼인 APEC의 역할이 더 빛을 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라는 말이 있다"라며 "위기의 순간마다 서로 손잡고 연대하며 상호신뢰가 상호번영의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입증해 왔다" 덧붙였다.
또한 "공급망 협력이 그 핵심"이라며 "경주의 목조건축물 수막새처럼 서로 다른 기왓조각이 단단히 이어져 비바람으로부터 건물을 지키듯, 인적·물적 제도의 연결이야말로 APEC의 성장을 위한 지붕이 될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 대통령은 AI 시대의 새로운 과제도 언급했다.
그는 "경주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별의 움직임을 읽어낸 첨성대가 있다"라며 "인공지능 역시 지성의 엔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AI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것"이라며 "모두를 위한 비전이 APEC의 뉴노멀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또 경주가 신라의 수도였다는 점을 언급하며 "신라는 패권경쟁과 외세의 압박 속에서도 교류와 개방을 멈추지 않았다. 그 힘으로 분열을 넘어 삼국을 통일하고 한반도에 통합의 새 시대를 열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날마다 새로워지며 사방을 아우른 신라의 정신이야말로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주제인 '연결·혁신·번영'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아이돌과 팬들이 어둠을 물리치기 위해 연대하는 모습은, 협력과 연대가 우리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라며 "이는 지난 겨울 오색의 응원봉으로 내란의 어둠을 몰아낸 대한민국의 K민주주의가 증명한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지켜낸 대한민국의 역사가 여러분에게 위기를 헤쳐갈 영감을 선사하길 기대한다"라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날 개회식에는 이 대통령을 비롯해 국내 주요 그룹 총수와 글로벌 기업인 등 세계 경제 리더들이 대거 참석했다.
국내에서는 CEO 서밋 의장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했다.
해외에서는 △케빈 쉬 메보그룹 회장 △데이비드 힐 딜로이트 CEO △사이먼 칸 구글 APAC 부사장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앤서니 쿡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사이먼 밀너 메타 공공정책부사장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 CEO 등 글로벌 리더들이 참석했다.
마티아스 콜먼 OECD 사무총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 주요 경제단체장도 함께했다.
최태원 회장은 개회 인사말에서 "세계 경제는 거대한 전환의 물결 위에 있다"라며 "이번 서밋은 단순히 경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실천과 협력의 장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새로운 연대가 이뤄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APEC CEO 서밋은 세션 수, 연사 규모, 참석 정상급 인사 등에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아·태 21개국 등에서 1700여명의 글로벌 경제인이 참석해 AI·반도체·탄소중립·지역경제 통합·금융·바이오 등 주요 의제를 중심으로 20개 세션이 진행된다.
특히 해외 정상들도 특별 세션 연사로 참여한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시작으로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 △르엉 끄엉 베트남 국가주석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 △존 리 홍콩 행정장관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이 잇따라 연설에 나선다.
29일에는 마티아스 콜먼 OECD 사무총장과 방탄소년단(BTS) RM이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르고, 30일에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가 세계 경제의 흐름과 대응책을 진단한다. 마지막 날인 31일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글로벌 AI 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폐막 세션을 장식한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번 서밋은 한국이 글로벌 경제협력의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AI, 에너지, 지속가능성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