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 공사 현장 전경. Ⓒ 현대건설
[프라임경제] 현대건설(000720)이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 주요 공정을 마무리하고, 가솔린 첫 생산에 성공했다. 이번 성과는 현대건설이 중동 플랜트 시장에서 다시 한 번 존재감을 드러내는 신호탄으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에 따르면, 지난 25일(현지시간) 이라크 남부 바스라 정유공장 고도화설비 현장에서 가솔린 첫 생산 기념식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모하메드 시아 알수다니 이라크 총리를 비롯해 △하얀 압둘 가니 석유부 장관 △이준일 주이라크 한국대사 △류성안 현대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번 사업은 현대건설이 2020년 수주한 2조원 규모 EPC(설계·조달·시공·시운전) 프로젝트다. 수도 바그다드에서 남동쪽으로 약 450㎞ 떨어진 바스라 지역에 건설됐다.
해당 설비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잔사유(벙커C유·아스팔트 등 중질유)를 원료로 하루 2만4000배럴 상당 가솔린을 생산할 수 있는 첨단 고도화시설이다. 현대건설은 일본 JGC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무재해 시공으로 공사를 마치고 시운전에 돌입했다.
이라크는 글로벌 5위권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정유시설 노후화로 인해 가솔린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설비 가동에 따라 자국 생산 비중이 확대되면 이라크 에너지 자립도 향상과 함께 원유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약 60개월간 공사를 글로벌 수준 안전·품질 시스템을 적용해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라며 "이라크 현지 정부 신뢰를 바탕으로 해수처리시설(WIP) 등 후속 대형 프로젝트로 사업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현대건설은 이번 바스라 프로젝트를 발판으로, 올초 이라크 남부 해수공급시설(Water Injection Project, WIP) 사업을 추가로 수주하며 중동 내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혀가고 있다. 해당 사업은 유전지대에 해수를 정화해 공급하는 국가 기반 인프라로, 석유 생산 효율 향상에 직접 연결되는 핵심 프로젝트다.
현대건설은 1978년 바스라 하수도 1단계 공사를 시작으로 이라크에 진출한 이후 카르발라 정유공장·북부철도·해수처리시설 등 약 40건 120억달러 규모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일·가스 중심 전통 플랜트 분야에서 나아가 해수담수화·친환경 플랜트 등 미래 에너지 인프라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중동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현대건설 성과는 단순 프로젝트 완수 이상 의미를 갖는다"라며 "정유, 해수처리, 친환경 플랜트로 이어지는 3축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중동 EPC 시장에서 위상을 재확인한 사례"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