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고속철도 KTX의 운임체계가 비합리적이라는 지적이 지난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같은 구간이라도 정차역 수와 소요시간이 달라 최대 38분까지 차이가 나지만, 요금은 동일하게 책정돼 있어서다.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서울~부산 KTX 운임은 정차역 수와 무관하게 5만9800원으로 동일하다. 이 노선의 경우 가장 빠른 열차는 2시간18분, 가장 느린 열차는 2시간56분으로 38분의 차이가 난다.
용산~목포 구간도 사정은 비슷하다. 가장 빠른 열차는 2시간23분, 가장 느린 열차는 2시간 50분으로 27분 차이가 나지만, 요금은 모두 5만2800원으로 같다.

충북 청주시 오송역에서 귀경객들이 KTX 열차에 탑승하고 있다. ⓒ 연합뉴스
권영진 의원은 "국민 상당수가 느린 열차는 당연히 더 저렴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시간 차이를 반영하지 않는 운임체계는 국민 상식에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반면 SR의 수서고속철도(SRT)는 정차역별로 0.2%씩 할인되는 요금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이 제도로 149억원의 할인 효과가 발생했다. 경부선 SRT의 경우 소요시간에 따라 최대 600원, 호남선은 최대 200원까지 요금 차이가 난다.
권영진 의원실 분석에 따르면 동일한 기준을 KTX에 적용할 경우 호남선에서 최대 500원, 노선별로 200~600원의 요금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를 3년간 누적하면 총 507억원의 할인 효과가 생긴다는 계산이다.
권영진 의원은 "코레일이 운임 현실화 논의와 공정한 요금체계 개편을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며 "국민의 시간가치와 편익을 반영한 합리적 운임체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