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진그룹이 창립 80주년을 맞아 수송보국(輸送報國) 정신을 21세기형 혁신 전략으로 확장하며 새로운 100년의 항해를 시작했다.
지난 1945년 한진상사에서 출발해 항공·해운·육상 물류를 잇는 국가 기간산업의 한 축으로 성장한 한진그룹은, 이제 '물류를 넘어 모빌리티 기술기업으로의 진화'를 선언했다.
지난 23일 서울 용산 그랜드하얏트서울에서 열린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한민족의 전진을 위해 달려온 80년"이라며 "수송보국의 철학 아래 고객과 국가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개척해왔다"고 회고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그룹 창립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인사말을 전하는 모습. ⓒ 한진그룹
그의 발언처럼 한진그룹의 궤적은 곧 대한민국 산업화의 흐름과 맞닿아 있다. 1950년대 한진해운의 출범, 1969년 대한항공 민영화, 1988년 서울올림픽 항공운송, 1990년대 글로벌 물류망 확장까지 한진의 발자취는 대한민국 수출산업의 혈관을 구축한 물류 네트워크의 역사이기도 하다.
조원태 회장은 "그간 한진이 걸어온 길이 곧 대한민국이 걸어온 길이었다"며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세계가 사랑하는 종합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념식에서 조현민 한진 사장은 그룹의 중장기 전략 'VISION 2045'를 공개했다. 창립 100주년이 되는 2045년을 향한 성장 로드맵으로, 핵심은 물류를 넘어서는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이다.
한진그룹은 비전 실현을 위해 △항공우주·미래모빌리티·이커머스 통합 △AI 기반 Hyper-Autonomous Logi-Tech 구축 △우주 물류 솔루션 △IT·AI 기반 고객경험 혁신 △관광·호텔·부동산 시너지 △물류전문 인재 양성 △CSV·ESG 경영 강화 7대 전략을 제시했다.

조현민 한진 사장이 한진그룹 창립 80주년 기념 행사에서 '그룹 비전 2045'를 발표하는 모습. ⓒ 한진그룹
이 전략은 단순한 운송기업의 확장이 아니라 산업간 융합을 통한 새로운 물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AI 기반 초자율 물류 기술(Hyper-Autonomous Logi-Tech)과 우주 물류 솔루션은 향후 글로벌시장에서 한진이 기술기업형 물류사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상징한다.
한진그룹은 이미 △항공(대한항공) △해상(한진) △육상(한진택배)으로 이어지는 국가 단위의 종합 물류망을 구축한 기업이다. 이제는 AI 기반 물류 효율화, 자율주행 운송, 도심 항공 교통(UAM), 우주발사체 기술 등으로 사업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있다.
조현민 사장은 "지난해 그룹 자산 58조원, 매출 31조원, 영업이익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며 "4만명이 넘는 임직원과 함께 세계 시장을 무대로 '수송보국'의 가치를 기술혁신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은 새로운 그룹 CI도 공개했다. 'H'를 중심으로 대한항공의 태극 문양과 영문명 'HANJIN GROUP'을 나란히 배치해 그룹의 통합성과 글로벌 지향성을 강조했다.
부드러운 상승 곡선은 유연성과 지속 성장, 개방된 원형 구조는 세계와의 연결과 협력을 상징한다. 새 전용 서체 'Hanjin Group Sans'는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돼 그룹 전체 브랜드 일관성을 강화하는 목적이다.
한진그룹의 80년사는 단순한 기업 연혁을 넘어 대한민국 물류 인프라의 산업사와 맞닿아 있다. 이제 그룹이 내세운 VISION 2045는 국가 물류 시스템을 △AI △우주 △지속가능성으로 확장하는 2단계 도약을 의미한다. 수송보국이라는 구호가 이제는 혁신으로 세상을 움직이는(Logistics for Humanity) 새 언어로 진화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이 강조한 '고객의 마음을 잇는 수송'은 결국 한진그룹이 지향하는 '인간 중심 물류 철학'의 요약이다. 한진그룹의 100년 비전은 기술혁신과 인재 중심 그리고 산업생태계 전반을 잇는 '국가 산업 인프라 기업'으로의 진화다.